헛된 욕망, 기도로 깨울 수 있을까?

[서울=내외뉴스통신] 탁계석 비평가

 

십년 째 누워

뼈마디가 앙상한 모습이 불쌍하구나

위엄에 찬 공직자들이
보낸 의사마다 무면허였는지
이리 째고 저리 꿔매어 
만신창이가 된
합병증의 오페라가 불쌍하구나
 
이 땅에 온 후
영광의 날도 있었지만
그게 모두 재산과 목숨을 바쳐 얻은
자유의 꽃이요, 눈물의 축제였으니
이 땅의 오페라 70년, 이제는 솟아야 한다.
 
선배들의 불타는 혼(魂)의 정신이 있었기에
한 세대를 풍미한 열정 스타들의 불꽃이 있었기에
세계에 자랑할 후배 가수들도 만들었고
안방처럼 우리가 세계무대를 쓴다.
 
당신이 운명의 힘을 믿는다면,
포스카리가(家)의 비극을 안다면
혹여, 결재권자를 ‘사랑의 묘약’으로 속일 순 있을지 몰라도
진정 오페라를 속일 순 없다.
 
헛된 사랑의 욕망이
오페라에선 아름다운 비극으로 종결되지만
권한 밖의 오페라는 양심의 가책이
밤마다 당신을 흔들 것이다.
'버들의 노래'처럼...
 
그래도 할 수는 있을지 모른다.
이아고의 합창이 있고...
오페라에 눈이 어두운 관리와
장관이 둘까마라 약장수로 변신해
포도주를 약이라고 낙점한다면  
 
미안하고, 미안하다, 오페라야.
오페라 성(城)을 지키기 못해
저 무서운 불길 보라~!
형제 잃고, 부모 죽이고, 모두가 죽는 비극을
끝내 우리 오페라 현장에서도  겪어야 겠는가
 
또 하나의 헛된 욕망이
오페라를 위협하려 하는구나
 
누가 막을 것인가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를 올리자
 
신부가 성경책을 버리고
사랑한 타이스의 명상곡이 흐른다

우리를 범하려는 어둠에 기도하자~
훤하게 동녘이 틀 때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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