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당일 지원 외면, 다음날 상황조사만 '늦장대처' 비난
-며칠 후, 통장이 재난피해상황 제출하라는 양식만 건네줘
-2017년 물난리 ‘천재’, 2년 후 똑같이 발생...안일한 행정 빚어낸 ‘인재’ 주장

[청주=내외뉴스통신] 이건수 기자= "비가 조금만 내려도 불안해요. 또 가게에 물이 찰까봐서요.” 며칠 전 기습 폭우로 피해를 당한 청주시 봉명동 상인들의 심정이다.

지난 5일 오후, 청주 예술의 전당 근처 봉명동 도로가에 위치한 상가 매장 4곳이 태풍 ‘링링’ 북상에 따른 40~50mm의 기습 폭우로 매장 안이 물바다가 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 2017년에도 사상 초유의 폭우로 엄청난 재산피해를 입었던 상가에서, 2년 만에 또다시 똑같이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취재진은 지난 10일, 봉명동 수해현장을 찾아 지난 2017년 폭우로 1억 원 이상의 큰 피해를 입었고, 2년 후에 반복된 수해로 인해 또다시 재산피해를 당한 상가 주인 A씨(악기사 운영)를 만나 당시 상황을 들어봤다. 아직도 가게 앞에는 혹시 또 발생할 피해에 대비하기 위해 모래주머니를 쌓아 놓고 있었고, 주변 정리를 하고 있었다.

주인 A씨는 먼저 지난 2017년 7월 피해상황에 대해 언급하면서 그때 물에 잠겨버려 못쓰게 된 30~40개 현악기를 버렸다고 한다. 그런데도 "청주시 수해피해조사단이 천재지변이지만 재해지구지정이 안 됐다고 해서 어떤 보상도 받지 못했다."며, "오히려 전액도 아닌 7,000만원만 저리로 대출받아 지금도 갚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5일 폭우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오후 4시쯤 폭우 조짐이 보여서, 2017년 피해를 당해 본 경험도 있어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쯤 빗물받이로 가서 낙엽이나 흙으로 막혀 있지는 않았을까 점검하는 사이, 1분도 채 안 돼 물이 차올라 인도, 차도, 심지어 버스가 정지되고 역류로 인해 인근 상가 안으로 물이 들이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주시에 전화를 해 지원을 요청했더니, 전화 받은 직원은 “다른 곳에서도 계속 피해가 발생해 직원들이 다 출장 나가 도와줄 인력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면 “가게로 계속 물이 들어와 물건이 다 젖고 있으니 물이 못 들어오게 입구에다 쌓을 모래주머니라도 보내달라고 재차 요청했으나, 역시 사람이 없어 못 보내준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했다.

주인 A씨는 할 수 없이 급한 마음에 가족에게 연락해 인근 서원구청과 모충동행정복지센터에서 직접 가져온 모래주머니로 가게에 물이 더는 못 들어오게 입구를 막는 조치를 취했다.

시간이 지나 물이 다 빠져 확인해 보니 일부 악기와, 진열장, 칸막이가 물에 젖어버린 재산피해가 또 발생한 것이다.

그는 “그동안 아무런 보완대책도 없이 흘러오다가 2년 만에 폭우가 쏟아지자, 순식간에 가게에 또다시 물이 들어와 발생한 재산 피해도 고스란히 자신이 또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것은 명백히 2년이 넘도록 주민들 안전이나 재산보호에 대한 것은 전혀 신경을 안 쓰고 그냥 무방비 상태로 있다가 또 당한 것”이라며 힘없는 주민으로서 청주시 안일한 행정에 답답함까지 토로했다.

여기에다 더 불만인 것은 청주시가 당일에는 인력지원이 어렵다고 했으면 늦게라도 수습은 잘 됐는지 확인전화나 방문이 있어야 하는데, 분명 민원 접수가 됐을텐데도 끝내 직원들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욱이 다음날 오전 11시쯤에 찾아와 이미 깨끗하게 정리된 현장을 살펴본 뒤, “현재로서는 피해 윈인 규명이나 처리는 건의해 해결할 사안이라, 자신들이 어떻게 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며, 그 이후 청주시에서 사후 조사도 나오지 않다가 통장이 찾아와 재난피해신고서 및 확인서를 제출하라는 양식만 주고 갔다는 것이다.

주인 A씨는 “이 지역은 지리적으로 지대가 낮아 비가 조금만 많이 오면 3곳에서 한꺼번에 몰려와 수해 상습지역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폭우가 쏟아지면 남쪽으로는 KT쪽 높은 언덕에서 예술의 전당으로 급격하게 내려오는 방향과, 서쪽으로는 경사진 골목길 방향, 그리고 인공폭포가 있는 큰 도로에서 왼쪽으로 돌아 내려오는, 즉 3곳의 방향에서 제일 지대가 낮은 피해지역으로 한꺼번에 몰려오면 순식간에 도로가 침수되고, 역류돼 도로 옆에 있던 상가들도 고스란히 물난리 피해를 겪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상인들 모두가 “지난 2017년 엄청난 피해를 당했었는데 그동안 뚜렷한 대책을 세워놓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똑같은 피해를 당한 것은 지난 2017년에는 천재지변이라고 해도 이번에 발생한 피해는 분명 ‘인재’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인들은 또 “주민들은 행정기관은 한번 피해 사건이 있었으면 대책을 마련해서 다음에는 또 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느끼고 있다. 그냥 가만히 있다가 당하면 고스란히 피해는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라며, “2번씩이나 똑같은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향후, 청주시에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상가 주인들은 빗줄기가 조그만 굵어지면 또 피해를 당할까봐 불안한 마음일 수밖에 없다.”고 이구동성으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심지어 장사하는 입장에서 재산상의 피해도 문제지만 계속 피해가 반복된다면 국가에서 보상을 해주는 것도 아닌데, 앞으로 영업을 계속해야 할지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해야 할지도 고민 중”이라며, “일기예보에 비가 온다고 예상하면 모래주머니나 자신들이 막대기로 만든 물차단기를 입구에 비치해 놓곤 퇴근하고 있다.”는 현재 상황도 전했다.

그러면서 상인들이 바라는 것은 “시급히 상습적인 수해 윈인을 분석해서 배수관경이 좁으면 확장공사를 진행해 주길 바라지만, 시간이 걸리는 만큼 하다못해 인터넷으로도 구입할 수 있는 비 올 때 매장 안으로 못 들어오게 막는 침수방어기구라도 빨리 지급해 주길 바라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이번 경험을 토대삼아 모래주머니라도 넉넉하게 비치해 주면, 급한 대로 상가주인들이 신속히 활용해 피해를 최소화 시킬 수 있도록 하는 소소한 대책이라도 조속히 강구해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인 A씨는 “조그만 비가 많이 와도 이곳은 빗물이 금방 차서 손을 쓸 수가 없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책을 강구해 달라는 것인데,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안 하고 있는 것이 자칫, 상인들이 일일이 시관계자를 수시로 찾아와 얘기를 해야만 관심을 갖는 것이라면, 자신들은 시에서 정말 주민들 안전이나 재산보호에 대한 것은 전혀 신경을 안 쓰고 그냥 무방비 상태로 놔둔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가만히 앉아 또 다시 당하지 않겠다.”는 경고의 메시지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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