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장혜린 기자=KBS 추석특집 '2019 만남의 강은 흐른다'가 분단 69주년의 현장과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은 상처를 찾아간다.

∎ ‘죽기 전에 한 번만, 보.고.싶.다’

민족의 명절 추석,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더욱 가슴 아픈 이들이 있다. 바로 고향과 혈육을 찾아갈 수 없는 이산가족들이다. 추석 당일, 그들의 간절함이 모이는 곳 임진각에서 이산의 아픔을 나누고 평화의 길을 찾는 90분간의 특별 생방송을 진행한다.

이산가족들과 전후(戰後) 세대가 함께 평화로 가는 길을 찾고 걸어 보는 시간. 우리와 같은 분단의 고통을 겪었던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 역사 강사 최태성, 배우 김환희가 경의선과 철원, 고성 DMZ 평화의 길로 향했다. 긴장과 화해의 기운이 공존하는 그곳에서 평화에 대한 희망을 전한다.

∎해가 져도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기다리며

‘얼른 통일이 되어 만나는 그날까지 안녕히 계시고 이북가족을 잘 보살펴주기를 바랍니다. 보고 싶습니다. 당신의 신부가’

- 이순규 할머니 편지 中

신혼 7개월, 임신 3개월에 헤어져 69년 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지낸 이순규 할머니. 2015년에 상봉 기회를 얻어 꿈에 그리던 남편을 만났다. 하지만 할머니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3일. 손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여보’하고 한 번 불러보지도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대한적십자사에 등록된 이산가족은 약 13만 명. 그중 단 2만 5천 명만이 상봉했고 11만 명은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대부분 80대 이상 고령인 그들은 마지막 희망으로 카메라 앞에 앉아 영상편지를 남긴다. 현재까지 촬영된 이산가족들의 영상편지는 2만여 편에 이른다.

∎1983년 온 국민을 울렸던 허 씨 남매, 그 후 36년

“우리 나이가 지금 팔십이 다 되어 가는데... 부모님은 돌아가셨다고 봐야지... 묘소라도 찾아가서 원 없이 울어봤으면 좋겠다.”

- 허현철 씨 인터뷰 中

1983년 138일간 계속됐던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당시 10만여 명의 이산가족들이 가족을 찾기 위해 여의도로 몰려들었고 그중 10,189건의 상봉이 이루어졌다. 애절함과 감동으로 온 국민을 울렸던 그들 중 특히 많은 사람의 기억에 남았던 허현철, 허현옥 남매.

33년 만에 극적으로 만난 오빠는 4살에 전쟁고아가 돼 이름조차 모르고 살았던 동생에게 현옥이란 이름을 되돌려줬다. 그 후 36년,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어머니의 가슴엔 강이 생겼다

“6.25 전쟁 후 잠깐 남북 교류가 있을 때 시어머니가 4살 난 딸을 데리고 갔어요. 이름이 김신애, 신애, 신애... 죽었는지 살았는지 아무것도 몰라요”

- 최응팔 할머니 인터뷰 中

서해 최북단 백령도에 사는 최응팔 할머니(95세). 전쟁 직후 잠시 고향에 다녀오겠다며 네 살 난 딸을 데리고 간 시어머니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이제 할머니가 된 어머니의 기억 속에 딸은 네 살 난 그때 그 모습.

너무 일찍 헤어져 제대로 길러주지도 못하고, 사랑도 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온 노모는 명절이면 정성을 다해 북에서 먹던 녹두전을 부친다. 그 음식으로 딸을 위한 밥상을 차릴 수 있길.. 95세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이다.

∎전후(戰後) 세대가 함께 걷는 DMZ, 평화를 위한 발걸음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 이후 1년만인 지난 4월 27일. 고성에서 66년간 굳게 닫혀있던 금지의 땅이 공개됐다. 전쟁 이후 갈등과 분쟁의 지역이었던 비무장지대(DMZ)에 평화의 길이 생긴 것. 비무장지대 감시초소를 철거하고 DMZ를 자유의 땅으로 만들자는 남북 정상의 합의로 이루어진 성과였다.

고성에 이어 철원, 파주까지 연달아 공개된 DMZ 평화의 길. 역사 강사 최태성과 배우 김환희가 직접 평화의 길을 걸으며 한반도 평화통일을 향한 미래에 관해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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