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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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내외뉴스통신] 서월선 기자 = 주 중에 “이번 주 토요일에 비가 오지 않으면 동성로 대백에서 만나자”라고 친구와 약속을 합니다. 토요일이 지난 후 약속을 지킨 것을 참, 지키지 못한(않은) 것을 거짓으로 판단한다면 “비가 왔다”과 “만났다”의 여부에 따라 몇 가지 경우가 생기고 약속준수 여부는 어떻게 결정하면 좋을지 상식선에서 판단해 봅시다.

③,④의 경우는 약속을 어긴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비가 왔을 때는 약속이 없었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만난 여부에 관계없이 약속을 지킨 것입니다. 즉, 비가 오지 않았고 만나지 못한 경우만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수학에서 이런 형태의 말 “P이면 Q이다.”에서 P를 가정, Q를 결론이라고 부르고, P가 참이고 Q가 거짓일 때만 “P이면 Q이다.”를 거짓이라고 약속합니다.

앞의 약속을 “이번 주 토요일에 비나 눈이 오지 않으면 동성로 대백에서 만나자”로 더 복잡하게 만들어 보겠습니다. 그러면 “비나 눈이 온다”라는 말이 참인 경우가 언제인가? “비나 눈이 온다.”가 아닌 경우는 언제인가? 진눈깨비가 오는 경우인가? 등 복잡해집니다. 아래 표와 같이 말하는 것이 옳습니다.

이 표에서

“비와 눈이 온다‘(①)가 아니면 ”비나 눈이 오지않는다“(②③④) 이고,

”비나 눈이 온다“(①)②③)가 아니면 ’비와 눈이 오지 않는다”(④)입니다.

수학에서 P에 대하여 “P가 아니다”를 P의 부정이라 하고 ~P로 나타냅니다. 그러므로 P가 참이면 ~P는 거짓이고, P가 거짓이면 ~P는 참이 됩니다. 또 참과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 말을 명제라 부릅니다. 일상생활이나 수학에서 자주 쓰이는 그리고(and)와 이거나(or)로 연결된 말의 부정은 위와 같이 사용해야 됩니다. “그리고(and)”는 “둘 다를”, “또는(or)”는 “적어도 하나”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명제 P,Q에 대하여

~(P and Q) = ~P or ~Q

~(P or Q) = ~P and ~Q

라고 정리하겠습니다. 두 친구가 라면을 끓여 먹고 난 후, 한 친구가 ‘짜지도 않고 맛있네!“라고 말하자 다른 친구가 ”아니야! 싱겁고 맛없네!“라고 했습니다. 물론 음식의 짠 정도와 맛있다는 인과 관계를 규정짓기 어려운 개인적인 판단이긴 하지만, 논리적으로는 ‘짜지도 않고 맛있네!“는 ”짜지 않다 그리고 맛있다“이다. 이것을 부정하면 ”짜다 또는 맛없다“ 즉, ”짜거나 맛없다“이다. 만약 ‘짜지도 않고 맛있네!“가 ”짜지 않으면(않아서) 맛있다“라는 뜻의 말이라면, 이 말의 부정은 ”짜지 않고 맛없다“가 돼서 두 번째 친구의 말이 옳은 표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렵지만 알아두면 유용한 개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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