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 인구 105만 고양시의 시정을 책임지는 행정 시스템은 대략 시장, (제1·제2)부시장, 실장(3급), 국장(4급)에서 각 부서 과장(5급)으로 이어진다. 4급 국장은 흔한 비유로 군대식 표현을 빌리자면 장군(준장)에 비유할 만하고, 사기업으로 따지면 임원급이다. 바꿔 말해 ‘고위직’이다.

그런데 이처럼 고위직이 자신의 일정조차 관리하지 못한다면 어떨까. 단순히 ‘바빠서’라는 말로 해명되거나 이해될 수 있을까.

기자에게 황당하고도 낯선 일이 있었다. 지난 9월, 4급으로 승진해 고양시 도시균형개발국을 책임지게 된 A국장과 일주일여 전에 취임 인터뷰 약속을 하고 어제(17일) 시간보다 일찍 방문해 기다렸다. 하지만 먼저 온 손님과 대화가 길어졌고, 약속했던 시간을 넘겼지만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기다렸다. 그런데 손님을 배웅하는 과정에서 대면한 A국장은 시의회에 보고가 있어 인터뷰를 할 수가 없다며 연기를 하자는 것이다.

순간 어이없음과 황당함이 밀려들었다. 보통 예기치 않게 일정이 변경되거나 돌발 상황이 생겨 예정된 일정을 소화할 수 없을 경우 미리 연락을 해 양해를 구하고 약속을 변경하는 게 상식적이다. 이런 상식은 성인이 돼 사회생활을 시작하기 이전부터, 아니 초등학생쯤만 돼도 알고 있고 실천하는 인간사회의 기본적 소양이며 예의이다.

그런데 105만 고양시 행정을 책임지는 고위직 공무원이 자신의 일정을 챙길 능력은 고사하고 사회 보편적 예의범절이 상식적이지 못하다면, 과연 행정적 책임은 차치하더라도 고양시민(민원인)과의 약속은 제대로 지킬까 의문스럽다 못해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 더욱이 언론과 취임 인터뷰 약속을 하고도 이 모양이라면 말이다.

더 의아한 건 이런 인사(人士)가 4급 고위직으로 승진해 국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자가 모르는 고양시만의, 혹은 이재준 고양시장만의 특별한 승진 원칙과 인사(人事) 노하우가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좀체 납득이 가지 않는다. 그것도 도시균형개발국장은 고양시 해묵은 과제 중 하나인 요진와이시티(Y-City) 기부채납 환수 실무사령탑으로서 그 책임이 막중한 자리이고 보면, 더욱 더 이해하기 어렵다.

물론 살다보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어쩌면 실수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스스로 인간임을 자각하게 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식선에서 하지 말아야할 실수는 실수라기보다 ‘부족함’이 아닐까. 그도 아니라면 ‘의도된 것’이거나.

우리사회에서 실수를 최소화해야할 대표적 조직이 공직사회이다. 공직자의 실수는 개인의 불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고위직 공무원이라면 그 피해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더 클 테고. 그래서일까, 어제의 황당함을 생각하면 여전히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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