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리뷰] 뿔랭, 라벨 작곡가, 고상한 색감, 품격의 탐미(眈美)에 빠져들다
[콘서트리뷰] 뿔랭, 라벨 작곡가, 고상한 색감, 품격의 탐미(眈美)에 빠져들다
  • 탁계석 비평가
  • 승인 2019.10.18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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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키자라 성숙한 청중들, 행복해 했다

[서울=내외뉴스통신] 탁계석 비평가회장 

국립합창단 윤의중 지휘자 

귀한 프랑스 합창에 청중 환호, 격세지감 

많이 드세요~. 더 드세요~ 포만감의 식사 권유가 인사였던 시절이 있었다. 자기 밥그릇의 밥을 숟가락으로 푹 떠서 상대에게 내밀던 시절을 기억하시는가. 그랬다. 가난하지만 아름다웠던 그 시절엔.

무대도 그랬다. 많이 서고, 꽉 채운 무대는 그 자체로 훌륭했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울려퍼지는 베토벤의 합창이나 메시아는 관객을 채우는 것에서도, 대중대상의 심리적 포만감,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수십년 째 여기 머물러 있지 않는가.  
 
라벨은  알겠는데 뿔랭이 누구? 기우(杞憂)였다. 어느새 훌쩍 커버린 성숙한 합창 관객들, 텅빌 줄 알았는데 이렇게 채워지다니.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10월 17일, 국립합창단이 마련한 테이블에 귀한 프랑스 요리가 올랐다. 그것도 아카펠라, 후반엔 오케스트라 반주, 귀가 호사(好事)했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 합창 작품들, 품격, 고상한 화음, 독특한 어법,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안기고 싶은 탐미(眈美). 미사지만 성당안의 장엄함도 엄격함도 아니다.

뿔랭의 처음 ‘키리에(Kyrie)는 합창의 소리가 무겁고 좀 거칠었다. 다음 라벨에 와서야 소리는 풀렸고 사운드 빛깔도 살아났다. 윤의중 지휘자는 안정된 호흡에서 깊이 파고 들었다. 후반부의 뿔랭의 글로리아에서 강혜정은 매력적인 음색으로 호소력을 보였다. 아, 이런 아름다운 작품성의 곡에 청중들이 행복해하는구나. 동원된 관객들이 아니어서 옵사이드(?) 박수나 잘난 척 악장 사이 박수도 없었다. 합창을 듣는 , 국립을 아는, 관객의 차분한 공기가 깔려있는 것이다. 

정체성 바로하고 예술성을 목표로 

아, 바로 이런게 국립의 역할이구나. 국립이 존재하는 이유구나. 이 귀한 보석 같은 단체를 방방곡곡 풀풀 먼지를 날리면서 무리하게 일정에 시달려야 하다니. 근자에 국립은 많이 상했다. 내부를 정비해야 하는데 행정이 예술위에 군림한다. 예술감독 기능이 단장, 사무국장 업무까지 해야 하는 이중, 삼중고이지만 직무성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고칠 사람도 없어 보인다.

급기야 국감(國監)에서도 깨졌다. 원인의 상당수가 문체부로부터 발생한다는 점에서 비단 국립합창단뿐만 아니라 국립오페라단, 예술단, 전국의 시립단체들 역시 속병을 앓고 있다. 속이 아려왔다.  예술보다 딴 것들에게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해야하는 한계에 직면한 합창단을 살리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대표성을  가진 장인정신의 합창단을 만들어야한다. 귀한 것이 귀한 대접 받아야 그 귀한 가치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다. 
 
국립합창단은 포퓰리즘 제공자이기 보다 외국의  레퍼토리를 찾아 소개하고, 창작을 주로 만들고,  합창의 리더로서 모범을 보이면서 세계 음악을 주도하는 성격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번 프랑스 합창은 매우  까다롭고 힘든 작업이지만 많은 스케줄내에서 잘 소화했다. 국립은 능력을 인정해야 하고 이들을 제대로 대우해야 한다.
 
행정우위 탈피해  단원처우 개선하고,  글로벌 리더로  
 
이번 국감에서 지적된 문제를 포함하여, 한국합창의 선진화를 위해 시스템을 정비해야 한다. 누가 할 것인가가 아니라 스스로가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따뜻한 환호를 보내준 합창 관객들에게 답하는 길이다. 로비에서 소비자 설문을 하는 것 역시 자세를 고쳐 잡기 위함이 아닐까 싶다. 이후 프랑스 투어  일정이라고 한다. 예술감독과 단장의 역할 구분, 업무 직무성 평가와 분석 등 기본이 안되어 있는 것들을 고쳐나가야 한다. 정기적으로  토론할 수 있도록 합창 발전모임을 현실화하여 대안을 찾아 나갔으면 한다.
 
여운이 있는 합창이 다음 합창을 기다리게 하는  선물이다. 오늘은 그 선물을 받은 관객들의 흐뭇한 표정을 읽을 수 있었다.  많이 먹어서가 아니라 정성이 깃든 특별요리가 가끔은 필요함을 말해 준 콘서트였다.

* 프랑스 투어일정: 10월 31일~11월 8일

연주일정 및 장소:
11월 1일, Salle Geneviève, Suippes
11월 2일, Cité Internationale Universitaire de Paris
11월 5일, Eglise Saint Michel, Saint-Brieuc
11월 7일, Eglise Saint Germain, Rennes
유럽한인총연합회 회장 유제헌
프랑스한인회 회장 나상원
브레따뉴한인회 회장 김성영
musictak@daum.net

내외뉴스통신, NB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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