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무원인데”…직렬별 승진 ‘천차만별’ 공직불만 고조 기강 ‘흔들’
시설 관리부서 ‘건축‧토목 분야 몰라’ 용역의존 심각…예산 ‘펑펑’ 낭비
통신직 5급 승진문턱 높아 4차산업혁명시대 필요한 능력, 전문성 제로
잦은 자리이동, 구청 및 동·읍·면 하위직 배치 시민 불만족 ‘부글부글’
“신뢰성 떨어져”…인사시스템 개선, 행정서비스 대응 역량 향상 ‘시급’

[청주=내외뉴스통신] 성범모·성기욱 기자 = 충북 청주시 공직사회가 매번 인사 때마다 전문성이 결여된 인사를 단행하면서 공무원들의 업무 미숙과 전문성 결여를 초래하는 우둔한 행정으로 시민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등 또 다시 행정 불신을 키우고 있다.

특히, 청주시 ‘공직사회 꽃’이라 불리는 5급 사무관 승진이 기존 자리를 직렬별로 충원하는 형태로 이뤄지다 보니 행정·토목·농업 등 고위직이 많은 직렬이 주로 승진하고, 사무관 자리가 없는 소수 직렬 직원은 상대적으로 승진 기회를 잃으면서 근무의욕과 박탈감이 심각해 공직사회 기강해이로 번지는 양상이다.

요즘. 행정직 5급 승진 자가 68, 69년생 등에서 잇따라 나오면서 공직사회 마감을 앞두고 있는 61, 62, 63년생 등의 공직자들이 웅크린 계급적 분노를 드러내 공직사회가 동력을 잃는 등 문제도 커지고 있다.

이에 소수직렬의 경우 장기간 6급 한 자리에 붙박이로 정체된 채 승진에서 번번이 밀려나면서 사기진작과 직렬 간 인사 형평성 확보 차원에서 특단의 배려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공직사회 안팎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실제, 청주시청 안팎 기존 승진체계에서는 행정·시설·보건·농업 등 직렬별로 승진이 이뤄졌지만, 일부 타 자치단체에서 시행하고 있는 승진 심사에 직렬 구분 없이 직군별로 통합승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청주시 공직사회에 따르면, 청주시 공공 및 민간 건축물 관리‧점검 등 업무를 담당하는 일부 시설 관리 부서들이 건축‧토목‧시설 분야 등에서 전문성 결여로 ‘깜깜한 행정’을 보이고 있어, 정작 시설 관리 업무는 예산을 사용한 용역 발주에 의지해 문제가 심각하다.

이는 청주시 일부 시설 관리 부서에서 팀장을 포함한 각 담당자들의 직렬이 업무와 관련 없는 분야 전공이거나 부서 내 건축‧토목‧시설 관련 기능직 공무원이 배치되지 않는 등 인사 문제로 풀이되고 있다.

실례로 청주시청 도매시장관리과‧자원관리과‧청주시립미술관‧청주고인쇄박물관‧청주랜드관리사업소‧보건소 등 부서 및 산하기관들은 시설 관리 업무 분야에 건축‧토목‧시설 관련 기능직 공무원들이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당 부서 소속 직렬 현황을 살펴보면 △농업정책국 도매시장관리과 시설팀 공업직 4명 △환경관리본부 자원관리과 시설팀 공업직 3명, 기계운영직 1명, 운전직 1명 △청주고인쇄박물관 운영사업과 시설팀 공업직 2명, 통신운영직 1명 △청주시립미술관 관리팀 행정직 2명, 공업직 2명, 운전직 1명 △청주랜드관리사업소 시설팀 공업직 4명, 전기운영직 1명, 열관리운영직 2명, 기계운영직 1명 등이다.

또한, 상당구‧청원구‧서원구‧흥덕구 등 4개구 보건소에서도 건축‧토목‧시설 등 분야의 기능직 공무원들은 전혀 없어, 지난해 관내 병‧의원 등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실시된 국가안전대진단에서 ‘건축‧토목‧전기 등 분야에 대한 진단 평가를 어떻게 작성해야 하나’, ‘건축‧토목 용어 알지도 못해 용역 결과 이해하기 힘들다’ 등 직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바 있다.

이처럼 보건소와 같은 상황은 청주시 다른 부서에서도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더 문제는 상시 시설을 점검하고 관리하는 부서가 건축‧토목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 결여로 용역 발주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 심각한 것이다.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을 용역 발주해 예산 낭비를 초래하거나 용역 진행이 부실하게 진행됐어도 담당 공무원이 이를 알아채지 못하는 상황 등이 우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본보 취재에 응한 부서‧산하기관별 관계자들은 건축‧토목‧시설 등 분야의 기능직 공무원이 부서에 배치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사 배치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 예측하기도 했다.

부서별 취재 답변을 살펴보면, 도매시장관리과는 “시에서 해주면 좋지만 우리 부서에서 필요한 인력 전부를 줄 수 없을 것이라 여겨진다.”며, “시설 점검‧관리에 대해서는 용역 발주로 전문가를 고용해 자체 진행하고 있고 생소한 용어들은 직접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해 부족한 분야 점검을 용역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시립미술관 측은 “건축 직렬 직원이 필요해 지난 8∼9월쯤 시에 요청했으나 반영될지는 모르겠다.”며, “대청호 미술관, 창작스튜디오 등 건축물이 노후화돼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라고 건축직 공무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라, 청주고인쇄박물관은 “우리 부서는 전기‧기계‧통신 관련 직렬밖에 없어 시설에 대한 건축‧토목 용어를 아는 직원이 없다.”며, “인사팀에 필요 직렬 인사 배치를 요구한 적 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시설 관리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리고 청주랜드관리사업소는 “시설을 관리할 수 있는 토목‧녹지직이 절실하게 필요하나 인사를 진행하려면 기존에 있는 직원을 내보내야 해서 난감한 상황이다.”며, “관리해야 할 시설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기존 인원으로만 업무를 처리해야 하니 한계가 발생해 추가적인 부서가 신설돼 해결됐으면 한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기에 청주시 공직사회가 4차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능력, 전문성 시급한 상황이면서도 통신직 5급 승진은 ‘하늘에 별따기’ 보다 힘든 인사 구조로 관련 공무원은 소외감과 상실감으로 가슴을 쓸어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세무, 환경직 등 소직직렬 공무원 곳곳에서도 파열음이 일어나고 있다.

또, 민원서비스 향상을 위한 인허가 기간 단축 등 제도개선과 규제완화 등이 시급하지만 공직자의 업무역량 향상 등 과제는 수두룩해 시민들의 원성도 커지는 모양새다.

청주시가 6개월마다 단행하는 정기 및 수시 자리 메우기 인사로 인허가 담당자들이 일을 알만 하면 자리가 바뀌는 탓에 업무공백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민 밀착행정을 수행중인 청주시 4개 각 구청은 물론 동·읍·면사무소에서는 업무처리가 상대적으로 미숙한 8·9급 하위직을 배치하면서 시민들이 요청하는 행정 서비스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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