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성 공연이 아닌 기초에서 부터 뿌리내리는 K-Classic

[서울=내외뉴스통신] 탁계석 비평가회장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 증폭 


탁계석 평론가: 하와이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음악 교류가 무르익어가는 것 같습니다.
     
임준희 작곡가: 네. 지난 10월 8일부터 10월 14일까지 하와이 대학에서의 공연과 세미나, 작곡 마스터클라스를 위해 하와이를 다녀왔습니다. 하와이의 시리도록 푸른 하늘과 맞닿은 햇살 가득한 해변의 평온한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답니다. 이번 교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음악과 및 한국음악작곡과가 하와이대학교(University of Hawaii ar Manoa)와 “Tradition meets the New: Music from Korea 전통, 현대를 만나다 : 한국음악” 이라는 공연명으로 교류연주가 진행되었습니다. 이 교류연주는 한예종 교수와 학생들의 창작작품과 하와이 대학 교수와 학생들의 창작작품을  한예종과 하와이 대학의 교수와 학생 연주자들이 함께 만들어서 공연에 올리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번 교류연주의 궁극적 목적은  다문화 음악의 본산지라고 할 수 있는 하와이 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와의 국제교류공연을 통한 경험을 축적하고, 한국전통음악의 세계무대 진출로의 활로를 마련하고 대학교 학생들 간의 협업과 음악적 교류가 활성화시키며, 미국, 유럽 등의 예술계에 폭넓은 네트워크를 확대해나가기 위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탁: 오래전 클래식에선 유럽 등에 캠프를 가서 일방적으로 배워만 왔는데요. 우리 것을 가르치는 시대라~ 격세지감입니다.

임: 네~ 최근에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급증한 것은 정말 놀랄만한 일입니다. 제가 2000년대 초반에 미국 UCLA 얼바인 대학에서 세미나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강의를 듣던 약 30여명의 미국 학생들에게 가야금을 아는 사람이 있냐고 묻자 아무도 손을 드는 사람이 없었고 어디 먼 나라의 민속악기려니 하고 관심을 두지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 전통악기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여 우리나라 학생들은 물론 외국 교수와 학생들이 가야금, 해금, 대금등 우리나라  악기를 배워 작품을 창작하고 저희가 한국전통악기에 대해 가르치고 이렇게 교류 연주를 할 단계까지 이르렀다는 것이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하고 이번 교류 프로젝트가 이러한 행보에 본격적인 물꼬를 트는 프로젝트였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호흡을 나누며  교류의 의미 더욱 깊어졌다


탁: 프로그램을  좀 소상하게 알려주시죠? 어떤 분들이 참가하셨는지요?
 
임: 이번 공연은 2회로 나뉘어 한예종-하와이대 교수작품발표회와 학생작품발표회로 진행되었는데요.  첫번째, 교수작품발표회에서는 하와이대 작곡과 Takuma Itho 교수의 <Dust(up)>, 민의식 교수의 <침향무> (황병기작곡, 장구 유경화교수), 도날드 워맥교수의 <Sori>(해금 정수년교수, 첼로 I-Bei Lin(하와이대 교수), 장구 유경화교수) 이귀숙교수의 가야금 산조 <월흔(月痕)>이  김해숙 교수와 (장구 함동우)에 의해 초연되었고 저의 <댄싱산조(Dancing Sanjo II)>(첼로 I-Bei Lin, 가야금 윤소현, 피아노 Andrew Filson)로 프로그램이  구성되었습니다.

또 콘서트 2는 학생 작품발표회로 한예종 전통예술원 한국음악작곡과 배주희, 최지운, 김현섭과 하와이 대학교 Andrew Filson, Ryan Blauvelt, Yoomee Baek의 초연 작품들이 발표되었는데  이러한 작품들은 한예종의 대금 여상근, 가야금 윤소현, 해금 노다은, 장구 함동우가 맡아서 연주되었습니다.

탁: 그곳 교수들과 학생들의 작품이 연주된 것의 반응이 무척 궁금합니다. 푸른 눈이 보는 국악이라?
     
임: 새로 위촉해서 초연한 하와이 대학 이토 교수의 작품 <Dust>도 좋았는데 이분이 올해 한국 국악원에서 주최한 국악원 워크샵에 참가해 한국 악기를 배우고 쓴것으로 여기서는 여상근(대금),로다은 (해금),함동우(장구)이 뛰어난 연주를 통해 독특하고 현대적인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고 민의식 선생이 공연한 황병기의 <침향무>도 마치 황병기 선생이 환생한 듯 청아하고 세련된 침향무의 정수를 보여주었어요. 정수년(해금) 유경화(장구), 린 이베이(첼로)이 공연한 워멕 교수 작품 <Sori>는 한국 전통음악의 새로운 접근법으로 테크닉적으로 매우 어려워서 연습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공연 때는  연주자들의 절묘한 호흡으로 한국전통속에 미국 재즈의 느낌까지 담긴 에너지가 있으면서 새롭고 역동적인  작품으로  호평을 받았어요. 가야금 명인 김해숙교수가 심혈을 기울여  연습하고  초연한 이귀숙 작곡가의 작품 <월흔>은 한국 전통을 충실이 연구해 쓴 작품으로 깊이 있고 풍부한 농현과 음악을 끌고 나가는 에너지가 대단해서 한국 전통산조의 멋과 격조를 보여주었어요~
제 <댄싱산조 II>는 한국 젊은 연주자 윤소현과 미국의 앤드류, 그곳 교수인 이베이가 연주했는데 세사람이 몇 번 맞추지 못 했음에도 불구하고 호흡이 잘 맞아 매우 현대적인 색채의 경쾌한 감각의 산조라는 그러한 좋은 반응을 얻었어요~

 근래들어 가장 흥미있고 의미있는 공연이라는 호평


두 번째 콘서트는 첫날 콘서트의 소문을 들었는지(?) 보다 많은 청중들이 찾아주었는데 다양하고 신선한 감각의 매우 흥미있는 음악회였다는 평을 들었어요.
김현섭의 가야금 산조 독주곡 <진여>는 가야금 윤소현의 충실한 연주로 깊이 있으면서도 현대적인 한국산조의 멋을 보여주었고 가장 어린 참가자였던 배주희의 <Dear, longing and us>은 최근 돌아가신 할머니에 대한 추억을 해금 선율에 실은 곡으로 해금(노다은)의 애상적인 선율이 가야금과 어우러져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하와이 대학 유학생인 백유미의 <Meari>는 대금과 전자음악이 결합된 작품으로 지난 여름방학동안 한국에 방문하여 대금전자음을 녹음하여 만들어낸 노력과 실험성이 돋보인 작품으로 대금 연주자 여상근이 곡을 특별하게 살려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와이 대학 Andrew Filson 의 <Building Castles in the Sky>는 이번 음악회를 위해 새로 작곡한 곡으로 매우 신선한 에너지가 가득하면서도 긴장감 있는 곡으로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음악의 새로운 감각을 엿볼 수 있었고 특히 가야금 윤소현과 장구 함동우의 절묘한 호흡과 다이마믹한 연주가 곡을 살려주었다고 생각됩니다.


젊은 작곡가 최지운이 역시 이번 공연을 위해 새로 쓴 <수심가>도 한국 전통의 깊은 멋을 살리면서도 흥이 살아있는 공이였다고 생각되고 마지막 하와이 대학 박사과정 중인 Ryan Blauvelt의 해금과 장구를 위한 <Knife’s Edge>는 마치 해금 산조와 같이 팽팽한 긴장감이 살아있으면서도 그 속에 미국 특유의 날카롭고 세려된 리듬감각으로 녹여낸 새로운 음악으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번 공연에는 하와이 대학 교수 학생들은 물론 많은 현지인들이 참석해 큰 관심을 보여주었는데 많은 분들이 근래들어 가장 흥미있고 의미있는 공연이었다는 호평을 해 주어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한예종 이귀숙교수와 하와이대 워맥교수의 면밀한 추진이 큰 성과로        


탁: 도널드 워맥 교수의 직품은 저도 여러번 들었고,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앞선 K-클래식 대표 작곡가가 아닐까 합니다. 이번 교류를 위해서도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되는데요.

임: 네~ 이번 교류공연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요인으로 기획과 모든 경비, 예산등을 맡았던 한예종의 이귀숙 교수와 하와이의 워멕교수의 노력이 컸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지난 1년간 두 교수가 수십통의 이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작품설정, 연주자 섭회, 악보 교환, 예산 수립등 수많은 일들을 주도 면밀하게 준비해 나갔고 현지 하와이에서도 리허설 진행, 공연진행등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우리의 우수한 콘텐츠를 세계에 가지고 나가기 위해서 이렇게 주도 면밀한 계획과 서로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또한 한예종 발전재단, 한예종 전통원의  예산 지원과 큰 협조, 그리고 하와이 대학의 예산지원을 통해 이번 일이 성사되었기에 이러한 의미있는 작업을 위한 적극적인 예산 지원이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바랍니다.

탁: 아직도 국내 클래식 환경에서 창작의 비율은 극히 미흡하지만, 이렇게 해외에서부터 새 바람을 일으키니 발달된 SNS를 타고 속도감있게 확산될 것이라 믿습니다.


임: 네~ 저도 이번의 성공적인 교류공연에 힘입어 앞으로도 이러한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한국음악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세계속에 알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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