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음악가협회 주최로 세계 100여 관계자 모여

[서울=내외뉴스통신] 김예슬기자 

한국음악협회 이철구 이사장이 2019년 10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중국 장쑤성 쑤저우(소주)에서 개최되는 ‘제74회 세계국제 청소년 음악연맹 대표대회(The 74th Jeunesscs Musicales International General Assembly)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이번 대회는 중국공산당 소속의 중국음악가협회가 주최하고 쑤저우시가 후원하는 대회로 각국 NGO를 대표하는 대표단과 실무자 등 총 100여 명의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성대히 치러지고 있다.

 
이철구 이사장은 지난 2018년 12월 중국음악가협회와 양국 간의 음악교류의 발전적 교류를 위해 양해각서(MOU)를 나눴으며, 이번 대회의 주최 기관인 중국음악협회에서 11개국 대표를 초청하면서 한국 음악기관의 대표로  초청한 것이다.
 
이철구 이사장은 대회 2일째 열린 'JMI Global  Asia Cooperation' 기조  연설을 통해 “한국의 젊은 준비된 음악가들을 유네스코와 JMI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파견하여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한 새로운 희망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JMI와 논의해 보겠습니다.”라고 하여, 각 나라 대표들과 참석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중국은 2006년 북경에서 제61회 JMI를 개최하며 가입하였고, 올해로 2번째 대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한국은 아직 미가입 상태다.        
    
이철구 이사장 축하 전문(全文)
 
 제74회 JMI 총회의 개막을 축하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한국음악협회(the music association of korea) 이사장(president) 이철구입니다. 1945년은 우리 인류에게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입니다. 1945년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해이며, 현대의 시작이라고 말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제74회 JMI가 74회를 맞이한다는 의미는 74년 전인,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피폐(疲弊)해진 젊은이들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음악인들과 지도자들이 마음을 모아 JMI를 시작했다는 것에 있습니다.
 
이 정신이 이어져 오늘날 세계 65개 국가 이상이 참여하여 연간 38,000개 이상의 활동과 7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으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근, 홍수, 태풍, 전쟁 등 어려운 시절은 인류가 지나온 모든 역사 속에 늘 존재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인간에게 가장 위로와 위안을 준 것은 문화예술입니다. 문화예술은 채울 수 없는 배고픔 속에서나 감당할 수 없는 슬픔 속에서도 우리들에게 위로를 주고 삶을 이어갈 희망을 주었습니다.
 
특별히 음악은 음(音)을 통한 시간적 예술입니다. 음악은 미술처럼 평면 또는 입체적으로 표현한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오랜 시간 두고 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음악은 우리의 마음속에 그리고 우리의 정신 속에서 남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소를 떠나더라도 머리와 가슴 속에 남아 정신적 풍요함을 선물합니다.
 
중국의 비단이 로마에 이르기까지
 
중국에서 만든 비단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명품이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비단은 이곳 쑤저우가 원산지이자 고향으로, 구석기 시대의 유적에서 조차 쑤저우의 오랜 비단 역사를 증명할 만한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수나라와 당나라 시기부터 비단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고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쑤슈(苏绣)’로 이는 쑤저우 지역의 자수품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예부터 쑤저우 일대는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가 온난해 양잠업이 발달하였고 비단 생산량이 많았습니다. 이를 쑤저우 비단이고 하며 우월한 지리적 환경을 기반으로 화려한 무늬의 비단과 오색찬란한 색실이 생산되었고 전 세계로 팔려나갔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비단은 일찍부터 세계 시장에 수출되었고, 문헌을 통해 적어도 중국 최초의 통일 제국인 진나라(B.C. 221~B.C. 207)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국 비단의 수출 지역과 우수성은 로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 가 본 적도 없고, 중국인을 본 적도 없는 로마인들은 비단으로 중국과 중국인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인을 비단 만드는 사람을 의미하는 ‘세레스(Seres)’라 했고, 중국은 비단을 만드는 나라를 의미하는 ‘세리카(Serica)’라 불렀습니다. 중국의 비단이 로마까지 도착하려면 수많은 중개 상인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지만, 유목민들의 역할이 매우 컸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비단이 로마까지 간 길을 흔히 ‘비단길’이라 부르며, 이 비단길이 동서 교류의 고속도로였던 셈입니다.

 
오늘날 인터넷에서 자주 검색되는 단어 중 하나가 ‘일대일로[一帶一路, One belt, One road]’입니다. 2013년 9월 중국 시진핑 주석이 카자흐스탄 나자르바예프대학 강연에서, 내륙 실크로드경제벨트를 구축해 공동 번영과 협력의 시대로 나아갈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인도네시아 국회 연설에서는 해양 실크로드경제벨트를 구축하자고 제안하면서, 일대일로의 서막이 열렸습니다.
 
일대일로란 중국이 주도하는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경제벨트를 지칭합니다. 2014~2049년까지 35년 간 고대 동서양의 교통로인 현대판 실크로드를 다시 회복하고 중국과 주변국의 경제․무역 합작 확대의 길을 연다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2017년까지 100여 개 국가 및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고 육상 3개 노선과 해상 2개 노선 등 총 5개의 노선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결국 일대일로 정책은 세계 인구의 70%, 세계 육지면적의 40%, 세계 GDP의 60%를 차지하는 유라시아인 유럽과 아시아를 하나의 개념으로 묶는 그런 시대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 경제 벨트에 문화예술 실어

일대일로는 ‘신(新) 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형성할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경제벨트의 거래는 물질적 교류로만 그치지 않고 문화와 예술이 늘 함께 유통되고 보급되었던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곧 물질적 교류 속에서 물질적 교류 외에 인간의 본성이자 본질적 욕구인 문화 예술이 전파되고, 유입되고, 발전한다는 것을 역사를 통해 잘 알고 있습니다.
 
일대일로는 유라시아를 잇는 현대판 만리장성의 대역사입니다. 과거 중국의 만리장성은 외부의 침입을 막는 장벽이었다면, 오늘날의 일대일로의 만리장성은 동서양을 잇는 가교의 벨트라인입니다. 쑤저우가 비단길의 출발지라는 것은 현대판 비단길의 회복이라는 의미에서 일대일로의 발원지가 쑤저우라는 등식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는 중국 속담에 ‘하늘엔 천당, 땅엔 소주와 항주(上有天堂, 下有蘇杭)’라 하여 쑤저우와 항주를 '지상의 천당'으로 꼽았습니다.   
 
저는 일대일로 정책이 실크로드의 경제 벨트만이 아니라 새로운 문화예술이 확산되는 문화예술 벨트로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따라서 GMI의 활동이 이 일대일로의 확산에 힘입어서 세계 모든 어린이와 젊은이에게 꿈을 심어주는 역할을 동시에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제 대한민국 음악계의 수장으로서 한국의 음악에 대해 잠시 소개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은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 한반도에 있는 나라로서 면적은 세계 107위이며, 중국과 비교해보면 중국이 한국의 한반도 보다 약 44배가 큽니다. 한국 속담에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있습니다. 한국은 비록 작은 땅을 가진 나라요 그것도 둘로 갈라졌지만, 오늘날 1인당 GDP가 세계 10위의 경제 규모의 국가입니다. 
 
한국을 여행해 보면, 가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에서 ‘빨리빨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정말 한국은 빨리빨리를 실천하는 나라입니다. 한국에서 중국 음식점에 음식을 시키면 거짓말 조금 보태서 전화를 내려놓는 순간 초인종이 울리며, “짜장면 시키셨습니까?”라고 외친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한국은 모든 것이 빨리 처리되고 서두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국의 음악예술은 어떨까요. 한국의 예술은 빨리빨리 와는 매우 반대로 발전해 왔습니다. 한국음악은 원시 부족국가인 상고시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고유한 한국음악인 향악(鄕樂)이 있고, 중국 당나라와 송나라에서 전해진 당악(664년)(唐樂)이 전해져 발전하며 전해졌습니다. 918년 고려시대에는 다시 송악(宋樂, 960)이 건너와 크게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1116년(예종 11) 《대성아악(大晟雅樂)》이 들어옴으로써 한국의 음악은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게 되고, 고려 후기와 조선 전기(全期)를 통해 아악은 궁중의 정악(正樂)으로, 향악 등의 재래음악은 속악(俗樂)으로 자리를 잡습니다.
 
참으로 놀라운 것은 한국의 전통음악(중국 민족음악)는 중국 당나라와 송나라에서 유입한 그대로를 지금까지 그대로 보존하여 계승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사적으로 원시부족의 형태를 고집하는 민족을 제외하고 21세기 현대화된 세상에서 관악기는 대나무로, 현악기는 명주실로 자연에서 얻어진 재료를 가지고 악기를 제작하여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할 지도 모릅니다. 
 
악기를 살펴보면, 대나무 악기의 경우 태고부터 지금까지 대마무의 굵기, 마디의 길이 등 한 개도 같은 것이 있었겠습니까? 결국 서양 악기처럼 음악을 정확히 맞추는 평균율을 중심으로 조율을 하여 많은 악기가 한꺼번에 연주할 수 있는 합주가 가능한 일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지금도 한국은 표준화가 절대 가능하지 않은 자연에서 얻어진 재료를 가지고 악기를 만들어 오케스트라를 훌륭히 운영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묘제례악 공자의 제사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재

문묘제례악[文廟祭禮樂]은 중국 고대의 사상가 공자(B.C.551~B.C.479)의 제사로 유네스코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인류 문화유산입니다. 일명 문묘제례악은 중국 상고시대에 기원을 둔 것으로 한국에는 고려 때 들어왔고, 지금도 문묘제례와 문묘제례악의 연주가 공자의 돌아가신 날인 5월11일 기일과 공자가 태어나신 9월 28일에 한국의 성균관대학교 안에 있는 성균관 대성전(大成殿)에서 제례와 함께 연주되고 있습니다.
 
문묘악은 엄밀한 의미에서 한국음악이 아니고 중국 고대음악, 즉 아악(雅樂)에 속하며, 중국 전례의 고악인 당악(唐樂)과도 다른 동양 최고의 음악으로 지금은 전 세계에 오직 한국에만 남아 전해지고 있습니다. 문묘제례악은 1116년(예종 11) 6월 중국의 사신으로 갔던 왕자지(王字之)·문공미(文公美)가 돌아오는 길에 송나라의 휘종(徽宗)이 주는 대성아악(大晟雅樂)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이처럼 한국은 빨리빨리를 외치며 성장했지만, 문화예술의 보존만은 어느 민족에게서도 볼 수 없는 옛것을 그대로 지켜야 한다는 고집스런 민족성이 있습니다. 
 
한국은 지구상에 하나의 민족이 둘로 갈라진 유일한 분단국가입니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갈라져 다른 정치적 이념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정치적으로 서로 대립을 할 경우, 그 정치적 대결구도를 녹여 풀어주는 것이 스포츠와 문화예술이었습니다.
 
1971년 4월 작은 탁구공 하나가 20여 년간 경색됐던 중국과 미국을 단번에 수교를 맺게 하였고, 이를 스포츠외교인 핑퐁외교라 부르고 있습니다. 핑퐁외교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그러한 형식적이고 딱딱한 외교가 아니라 스포츠를 통한 자연스러운 외교가 어쩌면 사람 간의 대립과 갈등을 해소하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좋은 본보기도 합니다. 
 
3국 부인 성악가, 영부인 초청 세계 평화음악회 제안
 
오늘날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 영부인 펑리위안 여사,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영부인 김정숙 여사,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영부인 이설주 여사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3국의 영부인께서는 모두 성악을 전공한 음악가라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3국의 영부인께서 음악 중에서도 성악가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던 시대는 역사적으로도 매우 찾기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정치적인 것을 떠나 3국의 영부인 초청 ‘세계 평화를 위한 음악회’를 이뤄지기를 간절하게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긴장도가 높은 남북의 판문점이나 DMZ(비무장지대 [Demilitarized zone] 에서 3국 영부인 초청 ‘세계 평화를 위한 음악회’를 펼칠 수 있다면 세기와 세계를 뛰어넘는 큰 예술 외교의 장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또한 이 음악회 개최의 열쇠는 오직 중국이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JMI 활동을 보면서, 대한민국 음악가들이 함께 참여할 부분이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JMI는 국제음악위원회와 유럽 청소년포럼(European Youth Forum)의 창립 멤버로 유네스코 자문의 지위를 가진 NGO를 두고 있습니다. 이미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무상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라는 고유명사가 된 ‘엘 시스테마(El Sistema)’ 음악교육은 음악 활동이 청소년의 인격형성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의 젊은 음악가들은 이미 음악의 본고장 유럽에서 뛰어난 재능으로 세계적 콩쿠르와 무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렇게 잘 교육을 받은 훌륭한 음악지도자들이 국내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준비된 음악가들을 유네스코나 JMI를 통해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 파견하여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에게 음악을 통한 새로운 희망 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 구체적인 방법을 JMI와 논의해 볼 생각입니다.     
          
오늘 여기에 참석하신 JMI 대표 여러분. 앞으로 음악을 통해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모든 경계를 넘어 어린이와 젊은이에게 꿈을 심어주고, 위안과 휴식과 평화가 모든 이에게 전달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nbnnews12@nbnnews.co.kr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36249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