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사 늘고 자치단체장 마인드 개선 보람 많았어요

[서울=내외뉴스통신] 탁계석 비평가회장

 
 

탁계석 비평가회장: 한문연, 3년의 임기를 마쳤는데요, 주변 평가가 좋은 것 같아요. 지난 기간의 중점 사업과 성취를 자평(自評)하신다면?

김혜경 회장: 참 열심히 달린 기간이었습니다. 현장을 직접 발로 뛰면서, 전문성을 토대로 통합적 인식으로 전국 문예회관 회원기관 가입을 저의 당초 목표치만큼 확보했습니다. 방방곡곡 문예기관의 활성화를 주도해 국민이 문화기관을 통한 예술에 감동받는데 돋움이 되게 하려고 발이 부르트게 뛰었지요.

특히 지역마다 많은 지자체단체장을 만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고, 공무원체제 기관에는 행정직을 공연 전문직으로 전환하도록 제안하여 곳곳에서 전문가 공채를 하는 성과가 나타난 것이 보람이 됐습니다.

탁: 한문연의 존재가 크게 부각된 것 같습니다.

김: 네, 그렇습니다. SNS, 인터뷰, 뉴스 등을 적극 활용하여 한문연의 존재를 널리 알렸습니다. 검색창에 한국문화를 치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앞 순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홍보 이미지 재고(再考)의 노력으로 300% 성장, 한문연의 브랜드 이미지를 많이 높이는 요소가 됐습니다.
 
가장 역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전시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산해 지역 유휴 전시공간의 가동률을 높이고, 지역민의 전시관람 기회를 확대한 것입니다. 국민들의 미술의 안목을 높여줄 기회를 제공한 것, 공연만큼이나 중요한 거였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끌어 내어 정말로 보람있는 결실이 됐습니다.
 
탁: 한문연의 공연장 중심에서 미술공간 활성화는 소외된 분야였군요.

김: 문체부와 미술관련 협회에서 미술 확산을 위해 노력하며 진행하던 미술 전시 공간 활성화를 위한 회의에 제가 참석한 것이 계기가 되었죠. 이후 수차례 회의에 참여해 전국 문예회관보유 전시장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 좋은 전시프로그램이 순회할 수 있도록 요청했습니다.

 
미미했던 예산의 규모도 불어나 작은 예산으로 시작했지만 열심히 뛴 결과 연간 21억, 전시해설 인력지원 사업까지 10억 추가 예산까지 진행하며,  향후 5년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이사업은 시골 작은 마을 구석구석까지도 수준 높은 미술작품이 전시되고, 어르신부터 미래 잠재고객이 될 어린아이까지 모든 국민들이 수준 높은 그림 감상기회를 제공하게 된 것입니다.
 
각종 수상(受賞)이 이어졌던 실적 평가
 
탁: 그런 성과가 여러 수상(受賞)을 낳았군요
 
김: 한문연의 외형이 확장됐고, 내실도 많이 다져져서, 지난해엔 제가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문화부문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전 부서(部署)에서 여러 표창을 수상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결실이 됐습니다.
 
탁: 일방적 공급방식도 문화 자생력을 키우는 방법이지만, 자칫 자생력이 약해진다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인데요.
 
김:아마도 직접지원과 간접지원에 대한 문제일 것입니다. 한문연 지원사업이 문예회관이나 공연단체에 직접 돈을 주는 직접지원 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우리는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요. 문예회관 컨설팅이나 교육, 자체 제작 같은걸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술단체 자구력 얘기라면 많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죠. 우리 역할, 미션은 아닙니다만, 예술단체의 자생력을 갖기 위한 다양한 기반 조성을 돕도록 해야겠지요. 대관지원, 사후 단체지원, 교육복지 법령 개정 등이 있습니다.
 

탁: 회원사를 늘리는데 설득의 리더십이 돋보였는데요, 성공 사례, 에피소드 등 많이 있을 것 아요.  

김: 2016년 부임시 220개 기관 중 191개 기관이 회원등록이 있었죠. 전국 7개 권역에 열악한 지역을 중심으로 일일이 기관을 찾아가 현장 상황 파악 후 지자체 단체장들을 만나 권유하기 시작했어요. 대구 경북권에는 마지막 미가입기관인 청송까지, 호남권에는 10개 기관이상 가입과 국악전통 예술중심지였던 진도까지 가입하는 등 100% 가입해 가장 많은 성과를 냈는데 하는 결과로 수월성 있는 다양한 작품으로 문화공유를 하게 되어 성취감이 컸고 퇴사할 즈음  219개 기관이 한문연의 회원기관이 되었습니다.
 
자치단체장의 마인드가  주민 문화 향유권 결정
 
탁: 추진과정에 우여곡절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김: 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제가 취임하자마자, 탈퇴 신청한 곳이 발생했죠. 문화도시로 알려진 대구에서 가장 열악했던 서구문화회관은 연간 공연 예산이 3천여만원에 불과하고, 공연도 가동률이 너무 낮아 한동안 한문연 회비가 미납되는 등 운영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회생(回生)을 위한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어요. 곧바로 달려가 구청장을 만났죠. 회관의 운영 상황 알리고 자문을 시작했습니다.
 
이곳은 당시 퇴직을 앞 둔 분들의 자리가 된 관장, 직원의 교체부터 공연장 시설 및 예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열정 많은 관장 인사부임, 낡은 피아노, 시설교체를 주문했었죠. 또 여러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공모사업에 응모하는 방법도 공유했구요. 결국 열정 높으신 관장.계장이 부임하셨고 4배가 넘는 공연예산이 지원됐으며 한문연 매칭사업도 크게 증가됨은 물론 공연전문가 채용 등 구청장의 적극적인 열의로 서구문화회관이 다시 일어서게 되었습니다.
 
3년이 지난 현재 주민들에 다양한 공연으로 사랑받는 공연장이 되고 있어요. 관건은 지역이 가진 문화의 품격과 품질은 기초 단체장이 얼마나 문화에 대한 의식과 열의가 있느냐로 결정된다는 점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탁: 잦은 이동으로 직무 연계성이 약한 것도 우리 문화기관 구조의 취약점인 것 같습니다. 

 
김: 전국 공연장의 70%가 행정직순환이기 때문에 전문성 담보가 어려운 환경입니다. 해서 잦은 이동이 직무 연계성을 제한받게 되고 , 심지어 국비지원시스템이나 한문연 사업을 인지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니 행정직 대신 한 분이라도 전문성을 갖춘 공연 담당의 임용이 요구되는 현실입니다. 단체장의 업무개선에 대한 인식이 우선해야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지자체장을 직접 방문하여 설득한 결과 바로 전문계약직을 임용하는 곳이 생겨 그 운동을 시작했었고, 결과는 발 빠르게 문화 혜택이 고스란히 국민들에 돌아가게 되는 결과를 갖기도 했습니다.  재단의 경우는 계약직에서 정규직 전환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향후 안정화를 이룰 듯하나, 잦은 이동이 원인이 되는 문화기관의 낮은 임금체제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해비치는 유통 활성화와 회원사 교류, 전문성 강화
 
탁: 해비치가 노이즈 마케팅으로 더 유명해졌어요. 아직 해결을 못한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요.
 
김: 이 페스티벌은 공연 유통 활성화 및 문예회관 운영 전문성 강화 등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있는 축제로, 글로벌한 공연예술의 유통 활성화를 돕는 역할에 기여하며, 문예회관과 예술단체 간에 더 활발한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10회 때 다양한 콘텐츠와 기획공연으로 크게 알려졌고, 실제로 아트마켓 현장에서 이루어진 가계약 수는 현재 148건으로 전년 대비 5배가량 증가하는 성과를 냈습니다. 제주 해비치 아트페스티벌은 문예기관 활성화를 위한 종사들의 교육과 교류가 원래 목적입니다. 예술단체를 위한 축제가 아니고 문예회관에서 다음 해에 공연할 작품을 구매하는 아트마켓과 행사기간 제주 전역에서 이루어지는 공연으로 구분되는데 이중 아트마켓의 경우 판매자와 구매자간 콘텐츠 교류 및 유통 활성화가 우선입니다.
 
양질의 구매자 확보라고 생각하며 구매자인 문예회관 종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독려 차원에서 문예회관을 지원해 오고 있습니다. 향후 미흡하다는 예술단체를 위해서 구매자(문예회관)에게는 좋은 콘텐츠 확보, 판매자(공연예술단체)에게는 실 계약 건 증가 및 마케팅 방안의 도출을 위해 함께 고민해 페스티벌의 목적 실현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 봅니다.
 
탁: 그럼에도 아직 우리극장이 선진화로 가려면 멀었다고 봅니다. 하지 못한 것 중에 후임 회장에게 팁을 전한다면?
 
김: 국가가 지원하는 일에는 늘 한계가 있기에 지자체단체장들의 생각이 변화가 우선입니다. 각 극장에 전문 인력이 배치되는 설득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길 바랍니다. 한문연의 역할은 문체부 업무를 사업으로 유통시키고. 전국기관 진흥과 활성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문화로 감동을 받게 하는 것인 만큼 새로운 혁신이나 제도를 도입하려는 포부도 좋으나, 현재의 제도를 좀 더 많은 의견 수렴을 통해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깊이 고민해 주시길 바라죠. 문화정책 기조나 예산상 운용에 있어 혁신의 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정부의 문화정책에 따라 지원하게 되니 국한되는 것입니다.
 
문화는 정치와 무관하게 전문성, 탁월성, 인품 중심으로
 
탁: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인데, 인사 및 공모, 등 인재 양성에 대한 고민은?
 
김: 정권, 지자체 단체장들이 바뀌면서 문화에 한 쪽으로 편향된 기관장들이 많아지고 바뀌게 됩니다. 정치적인 코드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문화를 이끄는 일은 어떤 지도자가 되었든 상관없이 전문적인 역량을 가진 사람들 위주로 등용을 했으면 하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습니다.
 
인사 및 공모는 가장 주요한 것이 전문성과 ,역량, 살아온 인품이 우선인데 공모를 위장한 소위 요식행위에 불과한 심의위원들이 결국 정해 놓은 자의 거수단이 결정하는 면접이 공공연하기에 이를 제한하는 정립된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고 늘 부르짖는데요, 전문성을 토대로 잘 배양 된 인재를 버려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공자가 최고로 여긴 인재는 중용을 갖춘 인물, 다음은 진취적인 인물, 그 다음이 고지식한 인물이라 하였듯이 중용과 진취와 올곧음. 그리고 열정. 소통을 갖춘 이를 찾아야 합니다.
 
정치권에서의 영입설도 
 
탁: 김회장님의 행보(行步)에 정치권 추천설 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김: 어떻게 아셨는지 이임직후부터 정치권의 여러분들께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먼저 제가 그간의 활동들이 대한민국의 문화 전반에 대한 대변과 이익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봐 주신 점에  감사해 하고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 주변을 밝고 뜨겁게 역동적으로 바꾸어가는 삶을 살아왔는데, 앞으로도 그 열기로 전국의 문화예술을 이끄는 소명을 다할 것입니다. 문화예술을 관장하는 일은 어떤 정치적인 곳에 편향되거나 휩쓸리지 않는 순수한 전문적 영역이라고 생각하면서 직무에 임해 왔지만, 늘 전문성을 갖춘 성과를 이뤄낸 역량 있는 사람, 어디든 흔들리지 않고 한 길을 가는 사람을 스카웃 할 수 있는 정치문화가 되길 바랍니다.
 
제대로 된 인사 규정 등이 정립되어 법으로 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고, 문화예술기관 종사자들의 약한 임금해소, 전국 시립예술단체의 확산을 저해하는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는 법제정이 요구되는 그런 일을 할 기회가 된다면, 어떤 정부를 위해 하는 게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 국가,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고, 특히 문화는 가치관을 올바르게 가져야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을 믿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문화 성장에 필요하다면 어디서든 모든 역량을 제공 하고 싶습니다. 하~하~하~, 하지만 현재는 허리부상으로 인해 건강 회복을 먼저 생각하고 있습니다.
 
탁: 김회장을 가까이서 지켜 본 비평가로서, 아마도 역대 최고의 한문연 회장 역할이 아니었나 합니다. 말(馬)로 치면 준마(駿馬)입니다. ㅎㅎ~  허리 고장(?)이 새로운 초원을 달리는 비전 구상과 광활한 지평(地坪)을 가르는 에너지 충전 쉼터의 순간이기를 바랍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태우지 못한 에너지를 나라의 문화를 위해 활활 불사르기를 기원합니다. 

<김혜경의  주요 약력>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교수
 ㅇ 수 상 -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 2019 우수사례자선정
(문화체육관광부,경영전략부문-실행력 제고 노력과 활동)
  - 대한민국 문화예술발전유공자2018문화에술대상대통령상(문화체육관광부)
  - 대한민국 오페라 대상(2013대한민국오페라조직위원회)
  - 문화상(경상남도, 2007)  - 문화예술대상(국제라이온스)
  - 최우수 오페라작품 제작상(2003한국문예진흥원)

ㅇ 주요경력
  -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회장 (2016.7 ~ 2019.10 )
  - 지역문화협력위원회 위원(2017.3.~2019.10 )
  - 정부업무평가 국정과제 평가 전문위원(2017.10.~2019.10.09)
  - 문체부 미술진흥중장기 계획 TF 위원(2017.10.~2018.3)
  - 대구가톨릭대학교 산학협력교수(2013.3~2017.2 ~ 현)
  - 창원문화재단 상임대표/관장(2008.2~2011.4)
  - 성산아트홀 관장(2007.3 ~ 2008.2)
  - 대구성악협회 회장(2007.3 ~ 2016.7)
  - 경북오페라단 단장 /예술감독(1999.3 ~ 2016.7)  (2019.10~현 )
  - 대구예술대학교 겸임교수(2003,3~ 2005.2)
  -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위원(2003.5~ 2006.2)
 
ㅇ 주요학력
  - 이탈리아 로마 AIDA Accademy 졸업(1995)
  - 대구가톨릭대학교대학원 졸업(1990)
  - 대구가톨릭대학교 졸업(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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