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한 국립암센터···“도전·열정·패기, 앞으로가 진짜 시작”
시설관리팀을 안전시설관리팀으로 확대 개편···“무엇보다 안전이 중요”
암 생존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국립암센터···“건강한 사회복귀 적극 지원할 계획”

[고양/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 경기도 고양시에는 국내 유일의 암(癌) 전문 의료공공기관인 국립암센터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명이 암으로 사망하고 있는 만큼 국립암센터의 가치는 이미 입증됐다. 그래서일까, 여느 대학병원 못지않게 암환자와 내원객으로 붐비는 것이 일상적 풍경이다.

2000년 설립된 국립암센터는 현재 이은숙 원장(57, 종양외과학 박사)이 2017년 11월 이래 제7대 기관장으로 취임해 ‘청년기’ 국립암센터를 이끌고 있다. 국내 유방암 권위자로 알려져 있으며, 설립과 함께 유방암내분비암과장으로 인연을 맺어 오늘에 이른 이 원장을 만나 국립암센터의 성장과 미래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이 원장은 특유의 쾌활함으로 친숙함을 더했으며, 국립암센터 설립 이전에 신축 중이었던 현재 본관이 1997년 IMF 외환위기로 몇 년간 방치됐던 이야기와 서울에서 개최되는 회의는 대중교통이 효과적이라는 말로 대화를 시작했다.

다음은 이은숙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한 국립암센터···“도전·열정·패기, 앞으로가 진짜 시작” 
 
지난 9월 개원이래 처음으로 파업이 있었습니다. 당시 파업 장기화를 우려했었는데, 노조와 극적으로 협상을 타결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무엇보다 먼저 파업으로 불편을 겪으신 암환자분들과 보호자, 이를 지켜보신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당시 15차례의 교섭과 쟁의 끝에 극적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할 수 있었는데요. 노사 간 극적인 합의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파업으로 인한 암환자분들의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노조 측이 사측과 성실히 교섭에 임해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원장님의 국립암센터 운영철학이 궁금합니다.

“원장에 취임해 저는 ‘국민이 사랑하는 국립암센터, 변화하고 발전하는 젊은 국립암센터’를 운영철학으로 삼았습니다. 설립 19년을 맞는 저희 기관은 사람의 일생으로 따지면 이제 어엿한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도전·열정·패기로 대변되는 청춘기를 맞이한 국립암센터는 앞으로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저는 연구 부문, 진료 부문, 암관리사업 부문, 교육 부문 등 단위조직별로 변화하고 발전된 모습이 가시화되도록 여러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습니다.”
 
의료공공기관의 서비스 질이 민간의료기관에 비해 부족하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의료·행정서비스 정책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본연의 업무인 공공성을 극대화하는 것이 공공기관이 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서비스 혁신입니다. ‘국민을 암으로부터 보호하고 암환자 삶의 질 향상’이라는 우리 국립암센터의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전주기적 암환자 케어, 암 연구 플랫폼 구축, 중앙호스피스센터를 통한 말기 암환자의 체계적 관리, 글로벌 암 연구리더 양성 등에 우리의 역량을 쏟고 있습니다.

특히 민간에서 하기 어려운 암을 잘 치료하는 것이 의료공공기관으로서 우리의 과제이자 소명인 만큼 복막암이나 난소암, 난치성 자궁경부암의 경우 고도로 숙달된 전문 인력과 고가의 치료 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상급종합병원에서도 우리기관에 환자를 보내옵니다. 이런 희귀난치암 연구에 꾸준한 연구와 인력을 투입함으로써 국립암센터가 국민들께 치료기회와 대안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서비스에 대해서는 앞서 말씀드린것과 같이 자랑도 하고 앞으로의 포부도 밝혔습니다마는 지적하신 대로  행정서비스 질 향상이라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2월 의료행정실을 신설하는 등 조직을 크게 개편했고, 전 보직에 임기제를 도입해 경쟁의 원리를 적용했습니다. 점차적으로 변화하는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설관리팀을 안전시설관리팀으로 확대 개편···“무엇보다 안전이 중요”
 
여타 의료공공기관에 비해 국립암센터 임직원들은 관료적 마인드가 강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해결 방안은 어떤 게 있을까요.
 
“관료적 마인드라고 하니 바로 떠오르는 단어가 ‘무사안일주의’입니다. 피동적·소극적으로 현상을 유지하려는 행동성향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직원들 각자가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는 것입니다. 둘째,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부단히 추구해야 합니다. 저는 교육과 캠페인을 통해 직원들이 초심으로 돌아가 끊임없이 배우고 실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것입니다. 이 또한 지켜봐주시면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씀 드립니다.”
 
국내 유일의 암 관련 의료공공기관으로서 환자와 내원객들에 대한 안전사고 대응 매뉴얼이 있을 텐데, 궁금합니다.
  
“원내 시설물 이용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처리절차는 환자의 경우 ‘환자안전사건 보고 및 관리프로세스’에 따라 처리되며, 환자 외 보호자 등에 대해서는 △최초 발견자 필요시 응급처치와 진료 안내 및 운영지원팀 즉시 신고, △피해자 확인 및 보험관련 사항 안내, △(운영지원팀) 사고 경위서 작성 및 보고를 통해 보험사 사고 접수, △(보험사) 사고 조사 및 피해자 면담과 치료 완료 후 합의 순으로 진행됩니다.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늘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마는 만에 하나라도 예기치 않게 경미한 사고라도 발생할 경우 매뉴얼에 따른 적극적인 대처와 예방을 위해 더욱 힘쓰겠습니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국립암센터의 노력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 국립암센터는 기본적으로는 환자안전에 대해서는 ‘환자안전법’ 및 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으며,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서도 ‘산업안전보건법’ 및 관계 법령을 준수하고 있습니다. 제가 원장에 취임하면서 무엇보다 가장 역점을 둔 업무 중 하나가 안전사고 예방인 만큼 지난 2월에 시설관리팀을 안전시설관리팀으로 확대 개편했습니다.

또한 국립암센터는 자체적으로 ‘안전보건관리규칙’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세원법’ 등 최근 대두되고 있는 의료인 폭행에 대한 대비책으로 방검복 등도 준비돼 있습니다. 암환자와 내원객은 물론 의료진과 임직원 모두의 안전을 위해 늘 꼼꼼하게 챙기도록 하겠습니다.”

암 생존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국립암센터···“건강한 사회복귀 적극 지원할 계획”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국립암센터가 되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돼야 할 게 있다면 무엇일까요.
 
“우선 지난 9월에 있었던 파업처럼 국민들께서 걱정하시고 국립암센터를 이용하시는 환자분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기관 구성원 모두는 이번 파업을 큰 교훈으로 삼을 것입니다.

그리고 미래의료를 향한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국민 중심의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국립암센터가 걸어온 길에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았습니다마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암연구 및 암치료 분야에서 ‘최고’가 되어 국민들로부터 더욱 더 사랑받는 의료공공기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향후 국립암센터를 운영하면서 가장 중점에 두고자 하는 것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첫째, 암연구-정책-진료가 효과적으로 이어지는 터미널을 구축하겠습니다. 연구 성과가 임상과 정책에 잘 반영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부속병원은 신 치료기술의 테스트베드로서, 연구를 통해 개발된 새로운 치료법이 임상현장에 신속히 적용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그 결과를 암빅데이터센터에 저장·분석해 정책과 연계되도록 하는 역할도 수행하겠습니다.

둘째, 암의 예방 및 조기검진-치료와 호스피스완화의료-사회복귀를 포함한 생존자 관리에 이르는 암의 전주기에 걸쳐 암환자와 국민이 체감하는 ‘국가 암 관리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그간의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보다 많은 말기 암환자들이 인간적인 품위를 지키며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중앙호스피스센터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며, 암 생존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으로서 건강한 사회복귀를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립암센터의 암 연구자원을 개방하고 국내 연구자들을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겠습니다. 주요 암 데이터를 중계하고 더 나아가 인공지능과 결합해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갈 것입니다.”
 
국립암센터를 찾는 암환자분들과 국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00년 국립암센터 설립 당시 44.0%에 불과했던 암 생존율이 지난해 70.7%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러한 성과를 내기까지 국립암센터는 최신 의료시설과 우수 전문 인력으로 암의 예방과 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 관한 연구와 진료를 위해 노력해 왔으며, 효과적인 검진지침 보급을 통해 우리나라 암 퇴치를 선도하는 의료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고 국립암센터는 현재 공익 목적의 병상을 중점 확충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부속병원을 신축 중에 있습니다. 또한 면역세포치료제, 대사항암제, 혁신신약 등 신 치료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난치성 암환자에게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해 국립암센터는 의료공공기관으로서의 공공성 확대와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지난 6월에는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여 ‘인권경영 헌장’ 선포식을 갖는 등 우리 임직원 모두는 혁신적 도전을 통해 오늘보다 더 나은 국립암센터를 만들기 위해 열과 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지켜봐 주시고 부족한 점이 있다면 채찍질해 주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많은 관심과 성원도 함께 부탁드립니다.”

한편 이은숙 원장은 인터뷰 말미, 지난 5월 말에 있었던 안전사고 관련해 관계자의 부적절한 답변과 이를 취재 중인 기자에게 막말을 일삼은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하며, 직원들의 대국민서비스와 상호존중 마인드 향상을 위해 지속적인 교육 실시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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