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 지난 28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29일)에 앞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 참석을 위해 회의장으로 가던 권은희 의원(바른미래당, 광주 광산구을)이 여순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유가족의 손을 뿌리치며 “하지마세요, 왜 이러세요”라고 신경질적 반응을 보여 ‘저 양반이 왜 저러나’ 했다.

이후 언론에 보도되자 권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짧은 시간(은)에는 의견을 전달하실 시간(으로)도 답변을 말씀드릴 시간으로도 부적절했다”며 “그래서 실랑이가 벌어지게 된 것이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정말 양해의 글을 올렸다. 불과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21대 총선에서 시민들과 한 번이라도 더 악수를 하려들 권 의원의 손을 생각하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리고 하루 뒤 자유한국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선거법(연동형비례대표제)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했다. 이로써 29일 열리기로 합의돼 있던 20대 마지막 본회의는 무산됐고, 상정을 앞두고 있던 데이터 3법과 유치원 3법을 비롯해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해 발의된 일명 ‘민식이법’ 통과가 불투명해졌다.

자유한국당의 행태를 굳이 이해하려 들자면 ‘생존본능’이라고 애써 생각해볼 수도 있겠다. 지난 17일 김세연 의원(자유한국당, 부산 금정구)이 불출마의 변으로 “한국당은 이제 수명을 다했다.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존비 같은 존재”라고 말했고, 보수적 성향이 강한 시민들조차 자유한국당은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것이 현실이니 말이다.

문제는 특정 정치세력(개인 포함)의 생존본능이 우리 역사에 큰 고통과 상처를 남겼다는 것이다. 다 알고 있는 것처럼 1905년 강제 체결된 을사늑약(외교권 박탈)에 앞장섰던 이완용(을사오적)을 비롯해 이후 많은 반민족행위자들이 생존본능으로 매국을 했고, 동족을 고변하고 고문하는 친일에 동참했다. 바꿔 말해 동족의 피와 눈물을 짜내 생존을 넘어 호의호식했다.

본회의 개회가 무산된 뒤 어린이 사고 피해 유가족들과 민식이 어머니 박초희 씨는 오열하며 “민식이가 왜 협상 조건이냐. 왜 우리를 이렇게 이용하느냐. 무릎까지 꿇었는데...”라며 눈물을 쏟았다. 또 한 번 특정 정치세력의 생존본능이 시민의 가슴에 비수를 꼽아 피눈물을 토하게 한 것이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특정 정치세력이 당파적 이해득실을 위해 금도를 넘는 순간 정치는 사라지고 국민들의 고통은 증폭된다는 사실을. 그리고 또한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최후의 발버둥은 치졸하고 그 끝은 처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도 이건 아니다. 금도를 넘는 정치가 여전히 우리사회에 횡횡한다는 것은 비극이다. 이제 이런 생존본능이 판치는 정치,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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