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필 무렵 교과서 수록은 신호탄

[서울=내외뉴스통신] 김예슬 기자

명작(名作) 콘텐츠란 무엇인가? 모든 것의 기초가 문학이다. 때문에 서정 문학의 백미로 평가받는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은 여전히 잔잔한 감동을 주며, 오늘날까지 회자(膾炙)된다. 연극, 드라마, 무용, 영화, 만화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활용된 것뿐만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생명력을 보여 주는 것이다.

사실, 이 작품에 몇 편의 창작 오페라 접근이 있었지만, 결국 우종억 작곡, 탁계석 대본이 교과서에 수록됨으로써 작품성의 우열은 일단 가려진 셈이다. 그러니까 2009년 10월 경북 구미에서 초연된 후, 2011년 6월 제2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 초청작이었고 이후엔 금상도 받았다.

서양오페라 한계성 극복은 한국 명작 오페라가 풀어야 

이 작품은 초연(初演)에서부터 전문가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허생원 역을 맡은 바리톤 김승철 교수는 “이런 좋은 아리아가 많은 오페라를 만난다는 건 성악가에겐 행운이다”라고 소감을 피력했고. 동이 역의 손정희 성악가 역시 “우리가 지금까지 베르디, 푸치니의 서양오페라를 수입했다면 이 메밀꽃 오페라는 거꾸로 글로벌 시장에 내놓아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작품이다” 라는 반응을 보였다.

대본작가이기도 한 이태수  대구 매일신문 논설위원은 “이효석 문학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킨 작품으로 눈물이 났다. 대중적 공감대가 큰 작품으로 대박이 날 것 같다”고 격찬하기도 했다. 김완준 대구오페라하우스 전 관장: “지금까지 우리 창작오페라가 역사 인물, 영웅에 치중했었는데 문학 작품으로 옮겨오는 획기적인 전환을 이룬 작품이다”.

최천희 오페라 작곡가는 “베르디나 푸치니 오페라 아리아를 들었을 때처럼 아리아가 입가에 맴돌아 좋은 아리아와 성악이 많은 것이 이 오페라의 특징이다”라고 했다. 오페라가 교과서에 실릴 충분한 가치를 지닌 것이다.

상실의 아픔 안고 사는 오늘의 현대인들도 공감

작품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온전한 가정을 이루지 못한 상실의 아픔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결핍이 배경에 잔잔히 깔려 있다. 소외와 상실의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오늘의 상황에 비추어 보아도 어색함 없이 그대로 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작품의 구성은 아리아, 중창, 합창이 구조적으로 잘 짜여있고 강원도 민요를 바탕으로 토속적인 우리 선율이 많아 친근하고 정서에  푹 빠져 들 수 있는 특징을 가졌다. 주인공 허생원이 부르는 아리아 ‘메밀꽃은 달빛에 흔들리고’와 여인과의 이중창 “하루 밤을 자도 만리장성”을, 동이가 주모에게 연정을 품어 부르는 아리아 “달콤한 여인의 향기” 조선달이 부르는 “세월은 구름처럼” 등 귀에 쏙쏙 들어오는 아리아가 많아 관객들을 즐겁게 한다.


한 해 관광객 50만 오페라 청중 개발 신호탄

대본가, 평론가인 탁계석 K-클래식회장은 '앞으로 ‘메밀꽃 필 무렵’이 한국을 대표하는 K-Opera로 한 해에 40~50만 명이 가는 봉평 메밀꽃 축제와 연계하여 공연함으로써, 한국 오페라 청중 개발에 성공적인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싶다며, 때마침 함명수 화린그룹회장이 K-오페라 이사장을 맡음으로써 전망이 매우 밝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허생원과 동이, 조선달이 달빛을 거닐 던 봉평에 가기 전에 아리아 하나라도 부를 수 있다면 새로운 테마 가족여행으로서 각광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소금을 뿌린 듯 천지가 고요한 메밀꽃 들판을 지나는 것은 분주한 일상의 도시 사람들에겐 그 자체로 환상의 체험이요 힐링이 아닐까 싶다.

*2011년 예술의전당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가수들

허생원(김승철, 박찬일, 고성진), 여인(고미현, 유소영, 김수정). 동이(나승서, 김철호, 손정희), 조선달 (박병훈, 이의춘, 변승욱)이었다. 지휘는 여성지휘자 김봉미와 작곡가인 우종억 지휘자가 직접 무대에 올랐다. 합창은 인천오페라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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