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내외뉴스통신] 강기동 기자 = 2020년 총선을 앞두고 대전 중구가 요동치고 있다. 중구 지역 총선에 가장 큰 변수였던 황운하 대전경찰청장이 이른바 ‘울산시장 하명수사‘ 논란에 휩싸여 명퇴 신청이 불발된 가운데 박용갑 중구청장의 총선 출마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 청장이 총선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120일 전인 17일까지 사퇴해야 하고, 사퇴 10일 전까지 구의회 의장에게 사임통지서를 제출해야 한다. 6일이 사실상 데드라인인 셈이다.

그가 총선에 뛰어들면 송행수 민주당 중구 지역위원장, 전병덕 전 청와대 행정관, 권오철 중부대 겸임교수 등과 경선을 치러야 한다. '현역 단체장 출마 시 25% 감산'이라는 더불어민주당 공천 룰도 극복해야 한다. 지역 정가에서는 박 청장이 25%의 감점을 받더라도 경선에서 승리하고 본선 경쟁력도 우세하다는 이야기가 나돈다.

▲ 더불어민주당과 박용갑 구청장의 정체성 궁합

박용갑 청장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무엇보다 4차례 정당의 옷을 바꿔가면서 입후보한 출마 경력이 부담으로 작용된다. 숱한 역경을 극복해온 그의 인생사처럼, 정치인으로 변신도 파란만장했다.

그의 정치 이력은 198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구 민정당 이재환 국회의원(12대)을 거쳐 강창희 국회의원 사무실 직원으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2002년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대전시 의원 선거에 출마해 정치인으로 변신에 성공했다.

2006년에는 한나라당을 탈당해 국민중심당에 입당했다. 같은해 치러진 제4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중심당 후보로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한나라당 이은권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우여곡절 끝에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는 자유선진당 후보로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현직 구청장이던 한나라당 이은권 후보를 꺾고 당선의 기쁨을 맛봤다.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유선진당의 후신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에 흡수되자 새누리당 소속이 됐다. 그러나 새누리당에서 선진통일당 출신이 홀대받자 2014년 초 한현택 대전 동구청장과 새누리당을 탈당해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했다. 같은 해 치러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2016년 초 국민의당 분당 사태 때는 새정치민주연합 후신 더불어민주당에 잔류한 게 신의 한 수가 됐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중구청장 선거에 출마하여 3선 당선에 성공했다.

그의 강점은 오랜 기간 정당 생활을 하면서 밑바닥을 다져왔다는 점이다. 반면 단점으로는 여러 차례 당적 변경과 정치적 출세의 사다리만을 지향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선 출마 이유와 함께 임기 중반에 사퇴하게 된 점에 대해 어떻게 설명하느냐에 따라 중구민 들의 민심 향방이 달라질 전망이다.

▲ 총선 후보와 중구청장 후보 간 합종연횡

만약 박용갑 중구청장이 청장직을 내려놓고 선거판에 뛰어든다면 구청장 보궐선거가 이뤄진다. 그럴 경우 중구청장 자리를 노리는 정치인들과 박청장과의 러닝메이트 시나리오도 관전 포인트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군은 한 둘이 아니다. 송덕헌 전 대전시장 특보, 육상래 중구의원, 강철승 전 민주당 중구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전병용 전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황경식 전 시의원, 권중순 시의원 등이 출마 의지를 갖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총선 후보-구청장 후보 간 합종연횡도 이뤄질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박청장이 민주당의 정체성에 부합되는 인물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박 청장을 제외하고서도 총선후보-구청장 보궐선거 간 물밑 연대 논의가 한창이다.

이에 맞설 자유한국당 후보군으로는 김연수 중구의회 부의장, 류승관 이은권 의원 정책보좌관, 정일수 이은권 의원 지역보좌관 등이 거론된다. 자유한국당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치인을 영입해 내세운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 중구청장-시의원 후보 동시 보궐선거

만약 중구청장 후보로 현직 시의원이나 구의원이 나설 경우, 구청장에서부터 구의원까지 줄줄이 보궐선거가 실시될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수십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보궐선거 비용은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남는다. 행정 공백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점도 덤이다.

잇단 보궐선거에 따른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불지는 아직 장담할 수 없다. 박용갑 중구청장이 중도 사퇴를 할 경우, 중구 발전을 위한 모험이 될지 개인의 정치적 최후의 선택지가 될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중구에는 지금 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허태정 시장의 공약이었던 보문산 관광 개발도 표류중이다. 박청장의 본인의 최대 관심사였던 서대전 시민공원에 짓겠다는 구민회관(서대전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은 그림도 그리지 못했다. 때로는 ‘국회의원’이 아닌 구청장 신분으로서 ‘힘의 한계’를 느낄 수도 있겠다. 엊그제만 해도 박용갑 중구청장과 김연수 중구의원은 재정안정화 기금과 관련해 날선 공방을 벌였다.

'힘이 있는 자는 정의로워야 하고 정의로운 자는 힘이 있어야 하나니, 고로 힘과 정의는 함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파스칼의 말이다. 너무 권력만을 쫓는다는 구민의 우려가 있는것도 사실이다.

총선은 나라의 방향을 선택하는 선거이다. 그러기에 선거권은 국민으로서 당연히, 반드시 행사해야 할 권리인 것이다. 이제 박용갑 중구청장에게 남은 시간은 3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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