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배경 마이너스 금리, 경기 부진
한파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져

 

 

[내외뉴스통신] 주해승 기자= 세계 각국의 대형 투자은행 업계에 대규모 감원 한파가 몰아치고 있어 올해 유럽서 발표된 감원 규모만 6만명에 달한다.

최대 감원은 독일 은행 '도이체방크'로, 코메르츠방크와 합병이 불발된 뒤 1만 8000명을 해고했다. 프랑스에서는 소시에테제네럴이 주식·트레이딩 부문 직원의 약 8%인 1600명을 해고했고, BNP파리바는 6억유로 비용절감을 이유로 자기매매 부문을 폐쇄했다. 영국 최대 은행 HSBC도 수천명 감원으로 이어질 과감한 구조조정 계획을 준비 중이며, 이탈리아 최대 은행 유니크레디트 역시 500개 점포 폐쇄와 직원 8000명 감원 계획을 발표했다.

유럽에 이어 월가의 투자은행들도 감원 행렬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FT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올 3분기 실적 호조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력의 약 2.5%에 해당하는 1500명을 줄일 예정이다.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는 와중에 은행이 구조조정을 계획했다는 것은 내년 경제전망을 둘러싼 월가의 우려가 그만큼 상당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구조조정의 배경으로는 마이너스 금리 기조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등이 지목된다. 대출과 예금 금리의 격차에서 발생하는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은행들은 ECB의 통화 완화정책에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브렉시트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은행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이후 강화된 금융 당국들의 규제도 은행들의 성장에 제동을 걸었는데, 일례로 도이체방크는 금융위기 이후 주택담보증권을 불법으로 판매한 혐의로 미 법무부로부터 거액의 벌금을 부과 받았다.

유로존 회원국들의 은행동맹 출범 가능성도 대규모 감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은행들의 유로존내 다국적 합병이 쉬워지면서 중복된 사업부문이 합쳐지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의 장기화와 경기침체 외에 인공지능의 부상, 은행 업무 자동화 등 핀테크 확산도 금융생태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마요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보고서를 통해 미 은행들이 연간 1500억달러를 기술 부문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 텔러와 대출 상담원 등이 정리 해고되거나 새로운 업무로 재배치되는 등 핀테크 확산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인터넷전문은행 등 신규 경쟁업체들이 금융권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영국에서 2014년 설립된 아톰뱅크는 모바일 전용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어플리케이션만 다운 받으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존 은행들을 위협하는 전세계적인 감원 칼바람에 직원들은 공포에 떨고 있지만 이같은 한파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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