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예술위원회(가칭) 창립해야

[서울=내외뉴스통신] 탁계석 비평가회장

전통 예인(藝人) 한 분이 스스로 목숨을 던졌다. 4대(代)를 이어온 가업(家業)이 문을 닫은 것이다. 참으로 비통하고 슬프다. 동해별신굿 고 김정 예인에 삼가  명복을 빕니다.

전보다는 다소 나아졌다지만, 아직도 전통의 자리는 냉기다. 모든 제도와 시스템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죽음의 이유가 겉으로 들어난 것은 강사법에 자리를 잃은 것이지만, 이건 빙산(氷山)의 일각(一角)이 아니겠는가. 더 많은 전통인들이 자존심하나로 버티고 있는데, 그 자존심을 꺾는 사회의 누구도 반성의 목소리가 없다.

아이돌 연예인들에게 들이대는 수많은 조문과 방송 카메라를 보면 우리 것, 우리 전통에 대한 무시가 어느 정도인가, 가름하기 조차 힘들다. 

최창주 전(前) 한예종 교수는 ‘여기가 대한민국인가?’ 라고 입버릇처럼 묻는다. 그러면서 헌법에 제시된 것이 깡그리 무시하고 있는 현실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 한류로 세계 시장에서 상종가를 올리는 기업들의 성공 역시 전통 기반의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시절이 바뀌고 또 바뀌었어도 문화정책은 탁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 대접을 못 받는 억울함이 쌓이고 쌓여, 분노조차 식어버린 오늘이 아닌가. 이런 환경을 후대에게 물려줄 순 없다. ‘우리 것은 좋은 것이야!’ 박동진 명창의 카피가 아직도 귓전을 때린다.

여기가 대한민국인가?

모든 시스템이 서양에 기울어져 있다, 이건 비단 전통뿐이 아니라 클래식도 입장은 다르지 않다. 우리 창작 레퍼토리를 하는 오케스트라를 찾기가 매우 귀하다.

전통은 보존과 맥을 잇는 것이 기초다. 이게 무너지면 정체성을 잃는다. 그걸 가르치는 보물의 명인을 잃고도 무감각하다면, 이건 심각한 중증이 아닌가. 

누가 해줄 것인가?. 아니다. 우리 스스로가 하지 않는 한 누구도 기둥을 세워 주지 않는다. 정치가는 정치 노름에. 기업은 장사에, 모두 제 일만 해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세상이다. 자기 주장을 하는 생존권 투쟁이 국회 앞마당에 장사진을 치는 것을 날마다 목격하지 않는가. 

'한국전통예술위회' 설립, 추진에 나서야 

평소에도 최교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서양문화예술위원회’로 개명(改名)해야 한다고 말한다. 아하!, 그러면 되겠구나. 아쉬운 소리 할 것 없이 ‘한국전통예술위원회’, 이참에 우리 땅에, 우리 집 하나 근사하게 지으면 되겠네~ 

모든 법(法)은 변한다. 선거 앞두고 의석(議席) 싸움위해 법을 고치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 옷에 맞는 우리 집 하나 만들어야하겠다. 명인(名人)을 잃은 슬픔을 달래는 길일 것이다. 국민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설득하면 모두 찬성을 할 것이다. 

햄버거, 피자만 먹어 비만(肥滿)에 걸리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천연 발효 김치, 된장 식성(食性)을 길러는 주는 것, 바로 전통을 지켜야 하는 이유다. 최근 서양인들이 먹지 않았던 미역이 한국의 산모(産母)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초대박 상품이 되었다고 한다. 밖에서는 되례 우리 노래를 배운다, 한글을 배운다, 한국식당에 줄을 서는데, 안에서는 차돌만큼이나 굳어 버린 공무(公務)의 머리들이 우리 것을 돌보다 더 무시하다니,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일이다.

서구수입 문화 시절 다지났고, 이제는 한류 수출시대 

전통을 무시하는 어슬픈 엘리트주의는 이제 종을 칠 시간이다. 글로벌 환경, 모바일 인터넷 세상의 눈들이 다 보고 있다. 원조(元祖) 나라들이 보면 참 웃기는 나라다. 내년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 다 좋다. 그런데 독일 보다 더 요란한 것은 ‘냄비’ 때문일까? 우리가 글로벌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10위 안에 드는 대국(大國)이다. 자존심도 지키고, 체면도 지켜야 문화국가다. 독립은 했어도 아직도 외국 사조(思潮)에 쇠사슬이 묶여 있다면 이 백성들을 어찌할꼬! 

8,15 광복절 날 ‘히브리노예들의 합창’은 왜 하나?

이제는 전통이다, 살리고, 개량해서, 우리가 세계 문명에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한국전통예술위원회’ (가칭), 첫 삽을 뜨자. 혼자서는 못해도 뭉치면 나라도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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