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선거 운동시작 - 지역별 대표성 획득을 위한 각축 벌릴 것'

[서울=내외뉴스통신] 이준화 기자= 지난 19일부터 농민대통령인 농업중앙회장 선거의 예비후보 등록과 함께 선거운동이 시작되었다. 

내년 1월 31일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은 D-38이다. 현재 13명의 전국 와호장룡의 후보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선거전에 돌입했다. 

그러나 본 후보등록인 1월 17일까지 몇 명이 살아남아 완주 할지는 알 수 없다. 더우기 예비후보기간 30일은 후보에게나 유권자인 293명의 대의원에게는 너무 아쉽고 짧은 시간이다. 

간선에 깜깜이 선거, 신진들 알릴 기회 없어
대통령선거 예비후보는 선거일 전 240일부터 등록 후 활동이 가능하고, 국회의원과 광역시도지사는 선거일 180일 전부터, 시도의원과 구청장 및 시장후보는 선거일 전 90일 전부터 활동이 가능하나, 

하지만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예비후보는 선거일 43일 전에야 등록 후 활동이 가능하다. 본 선거기간을 제외하면 예비후보 활동기간이 30일에 불과하다. 너무 불공평하다. 후보도 유권자도 불만이다. 

후보는 자신을 알릴 기회와 유권자와 접촉할 기회가 부족해 불만이고, 유권자는 후보의 공약과 정책실행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토의하고 싶지만 쉽지가 않다.
 
더욱이 예비후보 기간 동안 할 수 있는 선거운동 방법은 명함을 돌리는 것과 문자 등을 활용해 홍보활동을 하지만, 농협중앙회의 홈페이지에 지정된 공간에 자신을 소개하거나, 중앙회가 인정한 행사에 나가 명함을 주고 인사하는 것 이외에는 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없다. 

 
후보가 유권자를 만나러 가가호호 방문을 할 수도 없고, 후보를 표시할 어깨띠를 두르지도 못한다. 배우자도 명함 한 장 돌릴 수 없다. 철저히 후보 혼자 움직여야만 하는 선거다.

유권자도 속이 탄다. 과거 출마경험자는 이성희, 최덕규 후보 두 사람 뿐이고 나머지는 모두 신인들이다. 더욱이 투표를 하는 대의원 조합장들도 2016년에 비해 80% 이상이 바뀌었다. 

후보들도 유권자를 모르고 293명 유권자들도 후보에 대해서 모른다. 현재 벼랑 끝에선 우리 농업에 대한 후보들의 처방이나, 미래비전과 공약을 듣거나 제대로 된 정책토론 한 번 할 수 없다. 

정책선거는 커녕 깜깜이 선거가 될 수밖에 없다. 재계랭킹 9위의 수장에다 농민대통령으로까지 불리는 농협중앙회장 선거라고 하기에는 민망하고 안타깝기 그지없는 모양이다.

과거 3강 천하의 선거, 조직선거
우리나라 사람은 조직, 모임 만들기를 좋아한다. 심지어 2사람만 모여도 세 종류의 조직이 만들어진다. 

내모임, 너모임, 우리모임. 농협도 그렇다. 동기회, 지역회, 산악회, 공부모임, 국내외 연수회 등의 이름으로 지역, 기능, 년도, 취미 등의 목적별로 수많은 소모임들이 만들어져 이중삼중 난마처럼 얽혀 있고 유력자를 따라 부침한다.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있는 시즌이면 이런 수십 수백개의 조직들이 농협과 농협조합장을 둘러싸고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굼틀댄다.

2007년 선거 이래로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최원병, 최덕규, 김병원이라는 3강자에 의해 주물어져 왔다. 일각에서는 이런 거물들의 아래에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조직의 힘이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좌우한다고 믿고 있다. 

이런 조직들은 일목요연한 듯 체계가 있고 영향력이 센 듯하지만, 이들은 해바라기나 부초처럼 태양이나 바람에 따라 다니거나 흔들리는, 자체 발광체가 아닌 달처럼 빛을 반사하여 호가호위하는 뿌리없는 존재이다. 

강력한 인물이 나올 때 이들도 같이 힘을 가진다. 그러나 이번 선거처럼 과거 유력자 중심이 아니라 지역세력 중심으로 구도가 바뀌면서 이 조직들은 큰 힘을 쓰지 못하게 되었다. 지금처럼 이현령비현령식의 후보를 옭아매는 선거법에서는 무리한 자금운용과 조직동원은 독이든 성배나 다름없다. 

과거 선거풍토나 조직방식에 치중하여 이번 선거판을 독도법을 잘못 읽은 후보나 한쪽으로 경도된 후보는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큰 낭패를 당할지도 모른다.
  
이제 이들 3강의 시대는 끝났다. 아직도 ‘카더라 통신’을 가동하여 모모 후보는 최원병 조직 혹은 김병원계의 지원받는 유력후보라고 운운하며 소개하나 헛되고 공염불에 불과하다. 

2016년 최종투표장에서 최덕규 후보가 김병원 후보를 지지하는 해프닝과 같은 일은 이제 두 번 다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일 것이다. 구시대의 종언을 고하는 사건이었다.

이번엔 유력후보가 없어, 지역별로 새로운 세규합이 이루어져
게다가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유력 리더 후보군이 없고, 선거판을 뒤 흔들 이슈도 거의 없다. 앞서 지적한 강력한 선거법으로 운동을 제어하고 있으므로 유권자나 후보나 할 일이 별로 없다. 농협주앙회장 선거라는 큰 판이 만들어지나 빅 이슈나 논쟁이 발생치 않는 기묘한 선거이다. 

대부분의 후보들은 20-30년 이상 농협활동을 통해 다진 지역 소모임을 중심으로 조합장이 되었고, 수번의 조합장에 당선되며 경륜과 안목을 키우며 차기의 지역의 리더로 성장했으며, 지역의 권유와 본인의 권력의지가 시기를 만나면 농협중앙회장에 도전했다. 

대다수의 후보가 이런 코스를 밟으며 출마하며,‘지역인물 및 대망론’의 중심에 선 사람들이다. 또 일부는 농협의 주요한 보직을 맡으며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런 과정으로 성장한 현재 13명의 예비후보가 소지역을 배경으로 난립하며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전국이 소지역으로 나뉘어저 각축전을 벌려
예비후보 등록 전에는 지역을 배경으로 한 9명의 후보자들은 경기(수도권), 충청, 호남, 경남(부울경) 등 4개 지역에 세력을 구축하고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유권자 대의원 293명 중 214명(73%)의 유권자 대의원이 4지역에 속해 있다. TK(대경), 강원, 제주지역의 유권자는 79명(23%)이었으나 후보가 없었다.

그런데 절대 유력후보가 없고 후보가 난립할 조짐을 보이자, 경북과 강원지역을 배경으로 기회를 엿보던 인물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며 이번 농협중앙회장 선거판은 중앙회장 선거 이래 최대의 후보가 난립하는 선거가 되고 말았다. 

각 후보는 전국의 도단위를 배경으로 세력을 형성하고 있어 지역내 경쟁에서 지역간 연대에 이르기 까지 치열한 각축전을 벌리게 되었다. 신진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많은 후보의 등록이 반갑지만, 그렇지 않아도 깜깜이 선거인데 후보가 난립함으로써 옥석구분이 모호해지고 후보변별 방법이 더 어려워지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후보가 아무리 경륜있고 좋은 조직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전국 각지에 있는 농협의 방대한 조직의 모든 조합장들과 연결고리를 만들고 마음을 나누는 관계를 형성하기란 어렵다. 

한 두 차례 전국 순회 방문을 통해 가지는 짦은 시간의 간담회로 ‘서로 이해하는 간담상조’하기란 힘들다. 누구든 중앙회장 후보 면전에 비판을 내쏟기란 어려우며 대개 건승하라는 덕담을 건낸다. 

더욱이 지역별 세겨루기가 점점 치열해 지는 현장에서 타 지역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할 수 있는 유권자가 몇이 되겠는가? 후보들은 여기까지 왔다는 점을 찍는 자족감 반과 인사치례성의 몇 마디에 우쭐한 대부분 심정으로 착각해서 귀향하는 것이다. 

이런 한계를 자각하는 후보들은 우선 가장 쉬운 방편으로 자기지역의 표를 집중하려고 한다. 특히 수도권, 호남, 충청, 부울경 지역은 모두 2명 이상의 예비후보가 등록하였므로 한 지역의 맹주가 되기 위해 필사의 세 겨루기를 할 수 밖에 없다. 예비후보기간 동안 ‘세부풀리기와 힘겨루기’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본 선거등록 전 후(d-17일 전후)에 후보간의 격차 생겨, 단일화 움직임 일 것
선거운동이 치열해지면 2명 이상 후보등록을 한 4개 지역을 중심으로 농업원로, 언론, 농민단체, 농협조합장 등 농업관계자들이 나서 자기지역 출신의 농협중앙회장을 배출하기 위해 후보단일화 여론몰이에 나설 것이다. 

예비후보 기간이 25일 쯤 지나는 1월 10일 경이면 후보간 우열이 나타날 것이다. 그러면 각 후보 진영과 지역 유지들은 수면하에서 혹은 공공연하게 지역후보 단일화를 위해 움직일 것이다.

수도권, 호남, 충청, 부울경 지역의 대의원 수가 각각 기본적으로 39(부울경)-63(호남)명에 이르므로 후보 단일화를 이룬 지역이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이 단일화를 이루지 못한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커지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한마디로 단일화 한 대의원수가 많은 거대지역끼리 결선투표를 치루게 될 것이다.

우리 경기는 늘 경북과 함께 가장 많은 대의원 조합원수를 다투는 역량과 인물을 배출한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협중앙회장의 선거에서는 크게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항상 들러리를 서는 신세였다. 

지난 2016년 선거에서 이성희 후보(전 성남낙생조합장) 야심찬 도전으로 6명이 출마한 1차 투표에서는 104표로 2등보다 13표를 더 얻어 1등을 차지했다. 그러나 1,2등의 결선투표에서는 1차 투표에서 2위이던 김병원(23대 중앙회장, 전남 나주농협조합장)에게 37표차로 허무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조직력과 권력의지의 부족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우리 경기(수도권)에는 두 명의 후보가 있다. 여원구 양평 양서조합장(4선, 72세)과 이성희 전 성남낙생조합장(3선, 70세)이다. 둘 다 노련하고 농업에 대한 전문성이 높다. 핵심보직도 두루 거쳤다.

여원구 조합장은 경기지역에서 4선 관록에다 현 농협중앙회 이사로 아직도 현장에서 일하며 경기도 조합운영협의회의 의장을 맡아 맏형과 같이 지역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농협이사로 전국 조합들과 교류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어 명망은 높지만 중앙회장 출마는 처음이다. 본인은 일생일기(一生一期)의 정신으로 40여년 농협인 생활을 걸고 4년간의 중앙회장 선거에 단 한번 도전하겠다는 결심이다. 경북과의 연대가 승부의 핵심이라 판단하고 많은 공을 들이고 연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이성희 전 조합장은 2016년 깜짝 등장하여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여 인지도가 높은 장점이 있다. 그러나 조합장을 그만두고 농협중앙회의 감사원장직을 맡음으로써 거의 10년의 현장과전국 조합들과의 교류가 부족한 부분과 그리고 이번 80% 이상 물갈이 된 새로운 대의원들은 유권자들이 구성되어 그의 인지도를 활용하는 데는 장점으로 작용하지 않을 듯해 아쉬운 부분이다. 

후보 본인이 이번에는 필승하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고 농협중앙회 출신의 명망가들이 주변에서 선거를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두 후보 모두 우리지역이 배출한 지역리더들이지만 이번 중앙회장선거에 두 사람이 함께 출마할 경우 1차 투표의 관문을 통과해 결선투표에 진출할 가능성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1차 투표의 관문을 통과하려면 투표권자인 대의원 조합원 293명 중에서, 후보가 6-8명일 경우 대의원 65명, 후보가 4-6명일 경우 대의원 85명의 지지를 얻어야만 2등으로 결선투표에 진출할 수 있다. 

따라서 경기지역(수도권) 54표를 모두 모우고 여기에 20-45표를 얻어야 결선투표에 진출하므로, 두 사람 모두 출마해 표를 분산한다면 두 사람 모두 반드시 필패할 것이므로, 우리는 반드시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

따라서 방법은 간단하다. 두 후보는 지금부터 예비후보기간까지 열심히 경쟁을 하고, 그리고 본선 등록이전에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이루면 될 것이다. 그것은 경기지역 농민과 지역민의 소망이요 엄숙한 명령이라고 생각된다.

단일화의 화두는 우리지역만의 고민이 아니다. 유력후보가 두 사람 이상인 호남, 충청, 부울경의 모든 지역, 공동의 화두인 셈이다. 한편 후보가 없을 것으로 알려진 경북과 강원지역에서도 예비후보가 나타났다. 따라서 후보들은 자기지역 표단속을 더 철저히 해야만 하고, 2명 이상 출마한 4지역은 단일화가 더욱 필요해지는 상황이다.

호남은 전남의 강성채 순천조합장(3선,69세)과 문병완 보성조합장(5선, 60세)이 경합을 벌리고 있고 전북에는 유남영 정읍조합장(6선, 64세)이 김병원 전 중앙회장과의 두터운 동지관계를 자랑하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가장 많은 대의원 수와 대세는 유남영 후보를 중심으로 흘러가단일화가 가장 먼저 될 것이므로 가장 강력한 지역이라는 이야기는 있지만, 호남연임불가라는 강력한 맞바람도 거세다.

충청은 충북의 김병국 전 서충주조합장(5선, 68세)이 친여를 내세우며 노력하고 있으나 지역대의원의 수가 열악하고, 충남의 이주선 송악조합장은(9선, 68세) 9선 다운 다양한 경력으로 충청권을 한데 묶어 ‘중부권대망론’으로 판을 키우려고 하고 있이다. 여기에 새롭게 충북에서 31년째 조합장을 연임하는 9선의 홍성주 제천봉양조합장(9선, 66세)이 등록하여 관록들의 대접전이 예상된다. 

경남은 인지도 높고 야심만만한 소장 강호동 합천 율곡조합장(4선, 56세)과 노회한 최덕규 전 합천 가야조합장(3선, 69세)이 용호상박의 혈전을 앞두고 있지만, 최덕규 전 조합장은 법적 문제 등으로 피로도가 상당해 어려움에 처해있다. 누가 되던 단일화만 된다면 강력한 카리스마 있는 후보가 될 것이나, 두 사람 모두 두렷한 개성으로 후단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4대 지역 중 가장 적은 대의원수를 가진 불리함을 안고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기습적으로 경북의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정책자문위원(59세)이 예비후보등록을 하였고, 천호진 전 농협북대구공판장 사장(57세)도 후보등록을 하였다. 49명의 대의원을 가진 대경지역이지만 두 후보 모두 조합장 출신이 조합장 출신이 아니고 지역연고성이 부족하므로 대구경북 표의 결집력을 의심하는 사람이 많아 중앙회장을 배출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이번에 후보가 없다고 알려졌던 강원지역에서도 임명택 전 농협은행 서울 언주로지점장(63세)이 갑자기 후보를 등록하여, 전국 주요도단위에서는 전부 후보를 배출한 셈이다.

13명의 후보가 난립하고, 10명의 조합장출신의 후보가 지역을 배경으로 예비후보에 등록하면서 농협중앙회장 선거판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이제 후보들은 자기지역을 단도리부터 시작해야 한다. 정석은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 내 지역에서 살아남은 연후에 다른 지역을 노린다)이다. 두 명 이상 출마한 4지역은 단일화라는 절대의 과제가 주어졌다.  

그리고 아무리 지역 단일화가 일어나고 지역간 연대를 하더라도 과거의 전례를 보면 최종 후보 등록에는 적어도 4-6명은 될 것이다. 그 속에서 1차 투표에서 어느 지역의 누가 1,2위를 차지하고, 결선투표에서 다시 대대적인 이합집산과 합종연행으로 재개랭킹 9위의 농협수장, 농민대통령이 되는지 관전한다면 어느 드라마 보다 탄탄한 스토리에 반전이 있는 역대급 드라마를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과 지역민 여러분에게 관전을 권한다.  ljhnews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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