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공직생활 마감···“봉사활동을 통해 작게나마 시민들께 보답하는 삶 살고 싶어”

[고양ㅣ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 김정배 전 고양시 자치행정국장이 27일 시청 평화누리실에서 개최된 퇴임식을 끝으로 39년 8개월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했다. 

김 전 국장은 1980년 20대 초반에 9급 공무원으로 임용돼 당시 고양군청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고양시 조직관리팀장·인적자원담당관·교통건설국장을 거쳐 자치행정국장으로 정년퇴임을 맞았다.

1959년 당진군 출생인 그는 고양시가 106만 거대도시로 성장해온 것과 공직생활의 괘를 같이해 왔으며, 고양시 행정의 산 증인으로서 행정자치부 장관상과 국무총리 표창장을 수상한 바 있다.

다음은 김정배 전 고양시 자치행정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정년퇴임 축하드립니다. 공직생활을 마감하시는 소회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40여 년 동안 몸담았던 공직을 떠나려니 시원하기도 하고 섭섭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긴 세월 무사히 공직을 마칠 수 있도록 함께해주신 이재준 시장님을 비롯한 동료 공직자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공직생활 시작하시면서 어떤 공무원이 되시고자 했는지, 그 목표를 이루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바르고 정직하면서도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공무원이 되고 싶었어요. 하지만 돌이켜보니 그 목표를 이뤘다고 단언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다만, 때로는 나름 용기 있게 행동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공직에 계시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으면 소개 부탁드려요.

“1990년 들어 한강이 붕괴돼 고양군 대다수가 물에 잠겼던 대규모 물난리가 있었습니다. 당시 수재민들의 임시 거처 마련을 위해 비닐하우스 집을 만들었는데, 군민과 공무원은 물론 자원봉사들까지 추석명절도 반납한 채 구슬땀을 흘렸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아마 그때 수해복구에 꼬박 1년 이상이 걸렸었던 것 같은데, 결국 한강이 붕괴되는 물난리로 인해 일산신도시가 만들어지는 계기가 됐으니 (고양시 입장에서는) 전화위복의 시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공직생활 하시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가 있다면 언제인가요.

“공무원노조가 합법화 되지 않았던 시절 직장협의회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했었는데, 당시 저는 덕양구지회 회장을 맡아 공무원 노조 합법화 투쟁을 했었죠. 돌이켜보면 그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후 노조가 합법화되면서 저는 2선으로 물러났는데, 당시 노조 임원 7명이 해임 후 복직되는 과정을 겪었죠. 그분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찡합니다.”

지난 공직생활을 돌이켜 봤을 때 후회되시는 게 있나요.

“후회라기보다는 아쉬움으로 남는 게 여러 가지 있는데, 그중에서 현실이란 테두리 속에서 양심의 소리를 다하지 못했던 게 아닐까 싶어 못내 아쉬움이 남습니다.”

예전에 비해 공직사회도 많이 변했는데요. 앞으로 어떤 점이 더 바뀌어야 할까요.

“저는 상명하복의 질서가 분명하던 시절에 공직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시절과는 모든 게 달라졌죠. 시대도 변했고 세대도 변했으니까요. 그러니 앞으로는 공직자 모두가 수평적 관계에서 상호존중과 배려하는 마음으로 창의적인 사고가 충만할 수 있는 공직문화를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공직생활을 마감하시면서 후배 공직자들에게 조언 한 말씀 해주세요.

“사실 세상은 공평하지도 정의롭지도 않습니다. 안타깝게도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공직자들이 시민들을 위해 더 정의롭고 공정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그 밀알이 돼 주기를 부탁드리고 싶어요. 시민이 없는 공무원은 존재할 수 없고, 시민이 외면하는 공직자는 존재가치가 없는 거니까요.”

이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시는데, 퇴임 후 계획은 어떻습니까.

“고양시 공직자로 시민들께 많은 것을 받기만 하다가 떠는 것 같습니다. 퇴임 후에는 그간 시민들께 받았던 사랑을 조금이라도 돌려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해뒀는데, 봉사활동을 통해 작게나마 시민들께 보답할 수 있는 삶을 살고자 합니다.”

40여년 공직생활을 한 베테랑 관료 출신의 김정배 전 국장은 인터뷰 내내 차분하게 대화를 이어갔으며, 이따금씩 지나온 공직생활에 대한 회상과 감회에 젖기도 했다. 하지만 향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는 봉사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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