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통신/내외뉴스통신] 정혜민 기자 = 미국 아이오와주 아틀란틱의 농민인 빌 페렛은 올해 70살이 넘었다. 그가 소유한 약 6000에이커(1ac=0.4ha) 규모의 농장에서는 주로 대두와 옥수수를 재배하고 있다. 그는 2000여 마리의 소를 키우는 목장도 경영하고 있다.

신화사 기자는 봄 파종에서 가을 수확까지 패렛 일가의 생산과 생활을 1년간 밀착 취재했다. 무역 갈등이 초래한 시장의 불확실성은 패렛의 1년의 농장 경영 계획을 엉망으로 만들었지만 농장의 규모가 큰데다 목장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수입은 아직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는 무역전쟁이 1, 2년 더 지속된다면 자신도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일어나기 전보다 자신이 더 걱정하는 것은 미국 농업의 미래라며 “다음 세대가 우리 세대 농민보다 더 잘 살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랜트 킴벌리(Grant Kimberley) 아이오아주 대두협회 시장부 책임자는 2019년 미국 농업은 홍수와 서리, 가뭄 등의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미중 무역갈등이 차일피일 연기되며 결정이 나지 않는 인재(人災)의 이중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전쟁이 농업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2018년과 2019년에 280억 달러 규모의 농업 보조금을 배정했지만 농민들에게는 새발의 피라면서 그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무역전쟁이 없었더라도 미국 농업이 처한 환경은 예전만 못하다. 페렛의 이웃이자 현지의 한 목장 대표인 캐리 커닝햄은 무역전쟁이 없었더라면 여론이 팜벨트에 쏠리기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수년간 미국이 농업에 쏟는 관심과 투자는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미국 농업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2018년 7월-2019년 6월, 중서부 농장의 파산율은 큰 폭으로 상승했고, 서북부 농장의 파산율은 무려 50%에 달했다. 파산 구조 조정에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수만 명의 농민은 아예 농업을 포기했다. 2011-2018년 미 전역의 농장 약 10만 개가 문을 닫았다.

현지 농장주 릭 킴벌리는 현재 미국 농업은 또 한 번의 재조정 시기에 달했다면서 일부 농민은 농장을 팔고 다른 생계 수단을 찾고, 다른 일부 농민은 은퇴를 선택했지만 그들의 자녀들이 계속해서 농업에 종사할 지가 큰 문제라면서 “농업 인구의 고령화가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다.

패렛의 농장에는 후계자가 있다. 그의 큰 손자가 올해 아이오와주립대학 농업관리학과에 입학한 것. 얼마 전 미중 1단계 무역 합의문에 서명했다는 반가운 소식에 노인은 희망이 샘솟았다. 그는 자신은 양국이 무역 분쟁을 적절히 해결할 것을 굳게 믿는다면서 이는 양자 무역의 본질이 호혜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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