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소통되는 작품 만드는 목표로

[서울=내외뉴스통신]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칸타타 ‘한강’, ‘송 오브 아리랑’, ‘조국의 혼’, ‘동방의 빛’, ‘달의 춤’ 등 그의 발표되는 작품 마다  명작(名作) 레퍼토리화(化) 되고 있다. 국, 시립합창단에서 위촉하면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작곡가들과의 협업이어서 완성도가 높은 것일까. 탁계석 대본가의 새해 구상을 들어 본다.


김예슬 기자: 지난 10년을 뒤로 하고, 새로운 2020년 앞으로의 구상이 궁금합니다.
 
탁계석 대본가: 지난 10년의 힘든 과정은 오직 창작만이 살아 남는다는 교훈을 확인한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참여한 작곡가들이 한국 대표성을 가진 최고의 작가란 점도 확인이 되었고요. 일회성 작품들이 범람하는 가운데서도 뿌리를 가진 작품들이 나와서 보람이고 기쁩니다.
 
김: ‘칸타타’의 경우, 소재 선택과 제목이 아주 잘된 것 같은데요.
 
탁: ‘실험성’보다는 '뿌리' 내리는 것이 중요하죠 .  소재 선택, 정말 중요하고요.  쉬운 어법이면서 감동이 있어야 합니다. 고전이나 전통이  낡은 것 같지만 실은 명작이 가는 길을 잘 알고 있지요. 그 자체가 명작이니까 절반은 따고 가는 셈입니다.  
 
대중 이해가 쉽고,  공감력을 갖어야 작품이 롱런할 수 있으니까요. 오페라에서도 베르디가 세익스피어를 잘 활용한 것과 같은 것이죠. 실험적 작품은 다양성이나 기법에선 혁신적일 순 있지만 알리는 것에만 엄청시간이 소모됩니다. 창작 오페라의 생리가 한, 두번 올리면 끝인데,  언제 알려지는가?  한계가 있다고 보는 것이죠. 

김: 그간의 작업으로 노하우를 많이 쌓으셨겠어요. 
 
탁: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우리가 부러워하는 ‘카르미나 브라나’나 관현악곡 ‘불새’, 근자의 피아졸라의 ‘사계’ 같은 작품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서양음악사에 우리 작곡가의 작품을 내 놓는 본격적인 시기가 올 것이라고 믿어요. 하지만 아직은 전체가 서양음악의 경도에서 잠을 깨지 못하고 있죠. 일부에서만 열심히들 작업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를 직관통하려면 ,  우리 당대에  건질 수 있을까? 걱정하시겠지만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봅니다. 물론 쉽지는 않은 일이죠. 이전엔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을 겁니다. 생각하는게 그만큼 발전한것이죠.
 
김:  K-클래식 브랜드를 그래서 만드셨군요? 
 
탁:네,  K-Classic을 브랜드화 하고, 네트워크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공공 예술기관에서는 지속적으로  일을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민간은 속도는 나지 않지만, 선도적 기능을 할 수 있거든요.
 
윤이상 선생의 작품은 널리 공유되는데 난해성이 걸림돌이었고,  진은숙 작곡가의 작품은 현재 가장 잘 나가고 있죠. 박영희 작곡가도 독일에선 뿌리를 내렸다지만, 대부분의  현대 음악 작곡가들이 국내에서도  연주가 되지 않은체 묻혀 있습니다. 선각자 역할에 그친 것이 아쉽습니다. 
 

김: 세계 음악사의 진입 벽이 매우 높은 것 같습니다. 

탁: 세계 문명사도 늘 돌고 돕니다. 성행과 쇠태를 반복하지요. K-Pop 아이들의 방탄이 언제 이렇게 까지 될 것은 누가 예상이나 했겠습니까. 얼음이 녹아 깨지기 시작하면 바람이 붑니다. 오늘의 SNS 쇼설 역시 전엔 상상도 못했던 신의 한 수죠.  무엇보다 탁월한 명곡이 나오기를 바라는 것인데, 스포츠, 미술, 발레, 영화 등 전(全) 분야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우리 작품도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창작에 전념하는 작곡가들의 지원과 환경이 그래서 필요합니다.
 
김: 창작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는요.
 
탁: 축적된 토양이 기름져야 뿌리가 자라고 잎과 열매가 풍성합니다. 하나 심어 하나 건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아창제 등 최근의 창작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창작에 집중력을 보이고 있어 앞으론 전망이 밝을 것 같습니다.
 
창작은 과정의 '공정성'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탁월성'이어야 합니다. 과정과 절차, 규칙등이  아무리 옳아도 작품이 허접하면  투자는 비판으로 돌아 옵니다. 음식점이 주방장 얼굴 보는 것이 아니듯, 어떻게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까? 우리는 아직 방법과 환경에서 서툽니다. 만들기는 엄청 많이 만드는데 하루살이 작품들이 90%가 넘으니까요.  할머니 식당 맛집은  화장실이 불편해도 찾지 않습니까.  작가 중심주의, 작가 우대주의의 존중심이 있어야 합니다. 포스터나 프로그램에 작곡가 이름도 안넣고, 홀대하는 행정이 아직은 많이 서운하죠 .  
 

김: 창의성을 죽이면 우물안 개구리 창작이라고 하겠군요. 

탁: 좋은 작가를 찾는 안목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  심사제도나 공모의 틀 안에서 뭘 만들어 냈는가? 창의성과 유연성이 잘 확보되고 시간과 예산이 갖추어져야 낭비성 창작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김: 교향악축제에 창작 쿼트제를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요. 
 
탁: 제 입이 아파서 더는 이야기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리 교향악축제에 고작 3~4 작품하니까요. 좋은 작품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도 없고요. 외국 지휘자가 늘어나면서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이 홀대는 받는 상황이에요. 리스크를 감내하지 않거나 무신경인 극장들이니까요.  이번 2020, 신년음악회에서 창작을 한 오케스트라가  얼마나 있는지  통계라도 내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김: 작가 발굴과 지속 지원이 있어야 하겠요.
 
탁: 보통 화랑에서도 최소 10년은 지원해야 작품이 나온다고 합니다. 작곡가도 마찬가지죠. 맛이 들어가고 힘이 생기려면, 3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기간은 작곡가에게서 중요한 시기입니다. 자기 정체성을 만들고 자기색깔을 결정하기 위해 번민하는 시간이고 집중력이 필요한 때이죠. 무대가 선생이란 말처럼 작곡도 기회를 주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김: 최근 ‘메밀꽃 필 무렵’은 교과서에 오르는 등 오페라도 여러 편을 쓰지 않았습니까.
 
탁: 작품이 있다고 해도  올리는 것 쉽지 않죠. 상업적 베이스에서 해결될 성질이 아니니까요. 창작 역시 기초 학문이나 기초과학처럼 꾸준히 투자해주어야 합니다.  민간오페라나 국립이나 모두 일회성이니 일반 국민들이 볼 겨를이 없습니다. 국립오페라단에 창작 뱅크가 필요합니다. 좋은 작품은 인위적인 경계 없이 받아 들여야 합니다. 구색으로 올리는 형식주의로는  100년이 가도  제자리걸음이 될테니까요.
 
김: 국립오페라단에 새 단장님이 부임하였으니 기대해 보면 좋겠군요.
 
탁:  예전 감독과 달리 행정의 달인(達人)이어서  좋은 시스템이 구축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시스템 부재에다 운동으로 말하면 전용구장이 없으니 오페라 선수들은 세계적인데 한국에서는 뛸 수가 없습니다.  오페라 70주년이 넘도록 오페라하우스 하나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수준에 있는 것이 부끄럽죠.
 
 김: 앞으로의  일정과  방향은 무엇입니까?
 
탁: 100세를 살고 계시는 김형석 교수께서 인생에서 최고의 절정은 65세에서 75세라고 말씀하셨지요.  이제 저도 그 나이에  진입하였으로 더 올인하여 음악사에 남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어떤 것도 작품을 능가 하는 것은 없다는 신념으로 말입니다. 한 때의 권력과 영광, 영화에 마음 뺐기지 않고, 앞서간 위대한 분들의 숨결이라도 느끼며, 작업하는 것에 만족하고 싶습니다.

■송 오브 아리랑 (임준희 작곡, 탁계석 대본)

△2013년 5월 9일 국립합창단 초연 (지휘: 이상훈) 예술의전당콘서트홀 △2013년 9월: 14일 수원 합창페스티벌(지휘: 민인기) 1,000명 시민합창.실내체육관 △2013년 12월: 12일 광주시립합창단(객원지휘: 정용선) 광주문화예술회관 △2013년 11월: 30일 스페인 밀레니엄합창단 (지휘: 임재식) 마드리드 모누멘탈극장 △2014년 1월: 25일 뉴코리아필하모니(지휘: 류형길) 예술의전당콘서트홀 △2014년 3월: 21일 청주, 청원 통합을 기념 청주시립(지휘: 김은실) 청주예술의전당 △2014년 6월: 22일 대전 메시야필( 지휘:박인석) 대전예술의전당 △2014년 8월: 15일 제주국제관악제 (지휘: 리방방 북경무장경찰악단장) 해변야외무대 △2015년 8월: 16일 미국 필라델피아(지휘: 이창호) 마스터코럴 △2015년 12월:10일 부산로얄오페라,김해시립,김해은하(지휘이효상) 을숙도문예회관 △2015년: 8월 26일 아리랑 코러스 (자휘: 이병직) 예술의전당 IBK홀 △2015년: 8월 21일 베세토 오페라단 (지휘: 조장훈) 세종문화회관 △2016년 10: 22일 부천 하모닉스오케스트라(지휘: 이원형) 세종문화회관 △2017년: 9월 2일 호주 퀸즈랜드 코리안오케스트라(지휘: Sergei Korschmin). QPAC. △2017년 9월 14일: 창원 쇼콰이어(지휘: 권안나) 창원 성산아트홀 △2018년 1월 3일 예술의전당 아리랑 코러스( 지휘: 이병직) 뉴코리아필하모니 △2018년 11월 3일 대구아양아트센터 아리랑코러스 대구 (지휘: 허윤성) △2019년: 3월 9일 아리랑코러스대구 (지휘: 허윤성) 대구콘서트하우스 △2019년 3월 15일 강릉시립합창단(지휘: 박동희) (춘천시립합창단) 강릉아트센터 △2019년 3월 21일 춘천시립합창단(지휘: 임창은) (강릉시립합창단) 춘천문화예술회관

■칸타타 한강 (임준희 작곡, 탁계석 대본)

△2011년 12월 8일 서울시합창단, 국립합창단,( 세종문화회관, 지휘: 오세종) 초연(初演) △2016년 3월 3일 서울시합창단 (지휘: 김명엽, 세종문화회관) △2016년: 12월 3일 스페인밀레니엄합창단(지휘: 임재식) 두물머리사랑, 모누멘탈극장 △2017년 9월 24일: 안양시립합창단 (지휘: 이상길) 안양아트센터 △2017년 11월 30일: 춘천시립합창단 (지휘: 임창은) 춘천문화예술회관 △2018년 1월 25일 강릉시립합창단 (지휘: 박동희) 강릉아트센터개관 기념 △2018년 8월 28일 아리랑코러스 (지휘: 이병직) 예술의전당콘서트홀 △2019년 9월 16일 아리랑코러스(지휘: 이병직) 롯데콘서트홀 △2019년 9월 26일 아리랑코러스(지휘: 이병직) 경기도 문화의전당

■조국의 혼 (오병희 작곡, 탁계석 대본)

△2018년 3월 1일 국립합창단 (지휘: 윤의중) KBS홀 △2019년 3월 14일 순천시립합창단(지휘: 노기환) 순천문화예술회관 △2018년 6월 21일 춘천시립합창단(지휘 : 임창은) 춘천문화예술회관 △2019년 8월 17일 라크마합창단(지휘:윤임상)과 유대인합창단 LA 월트디즈니홀

■달의 춤 (우효원 작곡, 탁계석 대본)

△2018년 3월 1일 국립합창단 (지휘: 윤의중) KBS홀 △2019년 3월 14일 포항시립합창단(지휘: 장윤정)포항문화예술회관 △2019년 8월 26일 안양시립합창단(지휘: 이충한) 안양아트센터

■동방의 빛 (오병희 작곡, 탁계석 대본)

△2019년 3월 3일 국립합창단 (지휘: 윤의중) 예술의전당콘서트홀 △2019 년 4월 11일 국립합창단(지휘: 윤의중) 휘날레 5부 ‘희(希)’ 여의도문화광장 △2019 4월 20일 마포구립합창단(지휘: 김진수) 3부‘함성’ △2019년 6월 22일 보아스합창단(지휘: 홍순덕) 3부 ‘함성’ 대구콘서트하우스

■태동(胎動) (우효원 작곡, 탁계석 대본)

△2019년 10월 29일 강동구립여성합창단(지휘:강영모) 강동아트센터

(연보 자료제공 = K-Clas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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