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주해승 기자= 제주 4·3 희생자 유해 14위(位)가 70년 만에 가족의 품에 안겼다.

제주4·3평화재단은 22일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4·3희생자 유해발굴 신원확인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유해는 지난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제주국제공항 등지에서 발굴된 것이다.

이날 가족 품에 돌아간 유해는 1949년 군법회의 사형수 5명, 1950년 예비 검속령에 따라 경찰에 연행·구금됐다 행방불명됐던 '삼면예비검속' 당시 희생자 7명이다.

1949년 군법회의로 희생된 아버지(현춘공)의 유해를 찾은 현영자(78·서귀포시 상효동)씨는 제대로 몸을 가누지 못하며 통곡했다. 어느 날 아침, 당시 7살이던 현씨는 아버지의 무릎에 앉아 밥을 먹고 있었다. 누군가 찾아와 아버지를 찾았고, 그 길로 떠난 아버지의 모습이 마지막 모습이었다.

형(김영하)의 유해를 찾은 김영우(서귀포시 토평동)씨는 “1950년 예비검속 때 19살의 나이에 억울하게 돌아가신 형님 생각에 애통함을 금할 수 없다. 혈육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 죄인 된 심정으로 70여년의 세월을 살아왔다. 그동안의 한이 어느 정도 해소된다”고 말했다.

2018년까지 제주국제공항 등지에서 발굴된 405구의 유해 가운데 유전자 감식을 통해 121명의 희생자가 확인됐다. 추가 작업을 통해 신원이 파악된 희생자는 총 133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신원확인작업에서는 유가족 291명에 대한 추가 채혈이 이뤄졌다.

경과보고에 나선 이숭덕 서울대 법의학연구소 교수는 "'4·3 희생자 유족에 대해서는 항상 마음의 빚을 진 느낌이다"면서 "많은 유족들이 채혈에 나서 추가 발굴되는 유해를 찾아 뒤늦게나마 통한의 세월을 지울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wngotmd@naver.com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1658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