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송호진 기자 = 3~40년 전쯤 우리가 살고 있던 동네에 아파트가 하나 둘씩 들어서기 시작했고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기 시작했다. 부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던 그 아파트에는 단독주택에서는 볼 수 없었던 드넓은 주차장이 있었고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편하게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확보돼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 아파트 주민들은 매일 밤 주차전쟁을 하고 있다. 주차공간은 그대로인데 반해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자동차 보유수가 현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충청남도 공주시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말 공주시 인구수는 10만 6,474명이며 등록된 자동차 수는 5만 6,466대로 나타났다. 어림잡아도 두 명이 채 되지 않는 사람이 자동차 1대씩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 된다. 다시 말하면 4인기준 1가구 당 2대의 자동차를 갖고 있는 것이다.

공주시 A아파트의 경우 주차가능한 면은 611대로 30년 전 준공당시 꽤 넓은 주차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지금은 1,700대가 넘는 자동차로 인해 입주민들은 매일 밤 주차할 곳을 찾아 나서고 있다. 또 인근의 B아파트도 사정이 비슷해 400대가 넘는 차들이 주차할 곳을 찾아 이 곳 저 곳 헤매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제는 단지 내 일부 회전구간에서의 주차는 물론 이중주차도 당연한 일이 됐으며 그런 곳마저도 일찍 퇴근해야만 좋은 자리를 차지 할 수 있게 되었다.

전통시장 주변도 어려운 주차사정은 마찬가지다. 산성시장과 산성시장 활성화 구역 주변 도로에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 불법 주․정차로 차선 하나가 아예 주차장이 되어버렸다. 그나마 운전자가 탑승해 있을 때는‘모세의 기적’이라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잠이든 심야시간에는 속수무책으로 소방차량 진입에 애를 먹게 된다.

이에 공주소방서에서는 소방차량의 신속한 출동을 위해 매주 소방통로확보훈련과 무각본 소방훈련을 추진해 왔으며, 특히 지난 달에는 전통시장, 공동주택 및 상가밀집지역 등을 대상으로 소방차 진입 곤란여부에 대한 일제조사를 마쳤다.

그리고 오는 3월부터는 장애구간 해소와 원활한 소방활동을 위해 필요한 주요진입로와 소화전 등 소방시설 주변에 불법으로 주․정차한 차량을 대상으로 소방공무원이 직접 위반스티커를 발부할 예정이며, 주․정차 금지구역 지정과 단속용 CCTV 추가설치도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아파트 입주민 등과의 간담회를 통해 단지 내에서 소방차가 원활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노면표시를 추진할 계획이며 한쪽 도로면에만 주차할 수 있도록 규제봉을 설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에 있다.

1분 1초가 급박한 재난현장에서 무분별하게 불법 주․정차된 차량 때문에 소방차량이 현장 도착이 늦어진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내 가족, 내 이웃에게 돌아가게 된다.

긴급상황 발생 시 소방차가 우선 지나갈 수 있도록 양보하는 마음과 좁은 길에서도 아무런 어려움 없이 소방차가 지나갈 수 있는 주차문화, 소방대원이 소화전 등 소방시설을 적시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 등 작은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안전만큼은 지키겠다는 시민의식이 발휘된다면 소방차 골든타임은 반드시 지켜질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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