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칼럼] '약속'이라는 제목의 노래는 많아도 조영남이 부른 노랫말이 가장 마음에 든다.

'둘이 함께 행복하자던/ 그 약속은 잊지 말아요/ 헤어져도 잊지 말아요/ 앞마당에 꽃밭 만들고/ 뒷뜰에다 밭을 갈자던/ 그 약속은 잊지 말아요/ 헤어져도 잊지 말아요'

그러나 이런 약속이면 천번 만번 하겠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기억력이 참 없는 약속들이 난무한다.

약속은 장래의 일을 상대방과 미리 정하여 어기지 않을 것을 다짐하는 것이다. 그래서 약속은 세상살이에서 가장 중요한 정의 중 하나다. 지키지 않는 약속은 그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참 많은 약속을 한다. 자신이 했던 약속도 잘 지키지 못해 속상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닌데 다른 사람이 지키지 않는 약속 때문에 불신이 싹트고 이제는 당연히 그럴 것이라는 체념 속에 그 약속이라는 것을 흘려버린다.

왜, 당신은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까? 오늘 이 질문을 스스로 던져 보길 바란다.

상식적인 일반 사람들은 이렇게 알고 있다. 사회를 이루고 있는 구성원들은 약속이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약속을 지켜가며 살고 있다고.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최소한의 것들을 법으로 정해놓고 약속을 어기는 사람에게는 제제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약속이란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며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 산소와 같은 것이라고 믿고 있다.

'미생지신(尾生之信)'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춘추시대 노(魯)나라 사람 미생은 사랑하는 여자와 다리 아래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기다렸다. 여자는 오지 않고 소나기로 물이 밀려왔으나 미생은 자리를 뜨지 않고 기다리다 숨졌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약속을 굳게 지키기 위해 융통성이 없다는 뜻으로도 전달되지만 '약속'은 새끼손가락을 걸거나 악수를 나누며 상대의 눈을 보며 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 그래서 나폴레옹은 ‘약속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고 하지 않았나.

최근 국내 최대 게임 업체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경영권 분쟁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30년 지기인 두 사람도 어쩔 수가 없구나. 신뢰가 무너지면 약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서울대 공대 선후배로 게임 산업 1세대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간의 갈등은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끝나버렸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약속은 신뢰를 측정할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느냐 유무에 따라 신뢰를 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구분한다.

다시 물어보고 싶다. 당신 주변에는 신뢰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됩니까?

그들과 어울려 오늘과 내일을 이야기하고 어제의 무거운 어깨를 두드려주고 있느냐고.

이미 한 약속은 지불하지 않은 부채라는 말도 있다. 그 부채를 안고서라도 신뢰하며 함께 할 약속의 진정한 대상이 당신 옆에 있느냐고 다시 한 번 물어보고 싶다.

김흥두

부산대학교 졸업

前 울산매일 편집국장 직무대리

前 신울산일보 편집국장

現 내외뉴스통신 본부장/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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