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시민오페라, 청소년과 지역 토양에 뿌리내려야

[서울=내외뉴스통신] 김예슬 기자

음악대상 수상을 계기로  협회지부에게 상생 프로젝트

비평과 창작을 통해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이 제17회 경기음악 대상(大賞)을 수상했다. 혼돈과 위기의 상황일수록 예술로 시민의 마음을 씻어주고, 위로해 주어야 한다. 앞으로 펼칠 경기도 지역의 새 오페라 운동의 향배(向背)와 전략을 듣는다.
 
김예슬기자 :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부터 듣겠습니다.

탁계석 평론가: 제가 양평에 살고 있으니 경기도가 맞죠. (하하~) 앞으로 경기도를 위해 일을  함께 하자는 권유인 것 같습니다. 지역에 살면서 경기문화재단이나 국악관현악단 등에는 자문위원, 심사로 소통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는 쉽게 손이 닿지 않았습니다. 수상을 계기로 음악협회지부들과 긴밀한  호흡을 나누는 협업(協業)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김: 지역의 선결 과제가 무엇인가요?

탁: 우선 문화를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단계와 목표 설정입니다.  첫째가 ‘거리감’이죠.  관심의 대상이 되게 하는 것. 문화가 생활이 되고, 행복한 것. 둘째,  체험하면서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어릴 때가 중요하죠. 성인(成人)은 경험의 자리를 뺏긴 후여서 쉽지 않아요. 물을 먹은 스펀지처럼 말입니다. 

김: 어린이와 청소년의 미래 관객 개발을 말씀하시는군요.

탁: 그렇습니다. 급격한 인구 감소로 소멸도시가 늘어가는 불안에서, 아동과 청소년은 더욱 소중하고 귀한 자원이죠. 이들에게 '종합비타민'인 오페라, 논리(論理)의 결정체인 '클래식' 을 듣게 해야 합니다. 실제 비타민은 소량이지만 몸에 꼭 필요합니다. 논리를 모르면 수능이 안나오죠. 감성과 상상력이 마르면 창의력도 고갈되고요. 21세기가 필요한 AI 시대에 암기보다 중요한 것이 뭔지를 젊은 엄마들은 잘 알고 있으니까요. 예전과 달리 학교 음악수업이 부실해 이를 살려야 합니다. 청소년 정서 문제를 푸는 것은 어른들의 몫입니다. 

향락은 배우지 않아도 되지만 천재의 작품은 공부해서 얻는 기쁨

가난의 대물림 보다 무서운게 비(非)문화의 대물림입니다. 돈은 언제고 벌 수 있지만  문화는 제때에 공급이 안되면 영영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라이프 사이클에서 시간은 언제나 빠듯해요. 좀 살만하면 그땐 배우는게 쉽지 않거든요. 술먹고 담배 피고 하는 유혹성 향락은 안배워도 되는 특성이 있어요.

그러나 진짜 인류의 천재들이 낳은 예술 작품은 공짜로는 안되죠. 오락처럼 쉽게 접하고 사라져 버리는게 아니니까요. 영혼의 보석이 될  좋은 것엔 학습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아이스크림이나 초콜릿 마구 주지 않듯, 자기 판단력이 없을 때에 심어주는 것이 현명한 부모의 역할입니다. 민경훈 한국교원대학교 학장은 '청소년들에게 독일의 조기 음악교육처럼 하는 것이 현 제도권에선 한계가 있으로 창의적인 접근이 필요하고, 지역 주민 공동체가 한다면 새 패러다임 구축으로, 참으로 귀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확산되는 청소년 오페라

김: 예산 조달이 문제인데요. 공공지원은 늘 한계가 있고...

탁: 제 3의 광맥을 개발하자는 겁니다. 주민 스스로가 주최자가 되면서, 공급을 셀프로 하면 유통이 달라져요.  옛날에 ‘두레’ 라는 게 있지 않았습니까. 청년과 시민이 마을을 가꾸었던 공동체 문화를 오페라를 통해 만들어 보자는 겁니다. 오페라는 멋지고 고급이란 이미지가 있으니까, 이를 접하면 상승된 충족감과 예술로의 격상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 마을에 오페라가 왔다. 그 옛날엔 곡마단이 왔지만 말입니다.  

김: 문화로 소통하면서 결속감을 갖게 하겠군요.

탁: 신도시들이 환경은 쾌적하지만 아파트만 즐비해 좀 단조롭지 않습니까. 그래서 윤활유가 필요합니다. 문화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즐거움을 주민 공동체가 한다면 이것의 의미는 대단하죠. 아이들도 보고 배우고 옆에 이웃집도 보고. 이런 문화인을 발굴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청년시민오페라조직위원회'(대표: 방지훈 )의 새 오페라 운동이죠.

일회성이 아닌 ‘뿌리’를 내리는 게 중요합니다. 근간(根幹)을 만드는 문화죠.  언제는 되고, 누구는 안되고, 사람만 바뀌면 정책이 홀라당 양말 거꾸로 벗어던지듯 해서는 안되죠. 농사로 말하자면 천수답(天水畓)이 아닌 수로를 개발해야 합니다.  즉 고기를 주기보다 고기 잡는 법을 공동 개발하자 게 이번 오페라운동의 목적과 지향점입니다. 자기 자녀들에게 문화 혜택을 주고 그게 평생가는 문화유산이란 것을 안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김: 어떤 정책보다 실효적 지배를  갖을 것 같은데요.
 
탁: . 우선 오페라가 눈에 익어야 합니다. 지역의 직능별 '오피니언 컬처 100인(人)'을 선정하고 기업, 직장을 찾아가 동참을 끌어낼 것입니다. 홍보를 위해 시장실, 의회, 상공회의소, 경찰서, 군부대. 미화원, 택시조합, 백화점 캠페인은 물론 지하철과 KTX  등 생활 곳곳에 전방위로 띄를 두르고 저부터 홍보에 나설 것입니다.   

.김: 시민들이 뜻을 알면 모두가 나설  좋은 프로젝트인 것 같습니다. 

탁: 오래 전에 경기도에서 한 극장장이 모세혈관운동을 펼쳤지요. 흐르지 않고 막힌 곳이 있다면 경혈(驚血)을 풀어주어야 합니다. 오페라 운동이 정서적, 인문적으로, 우리 삶에 파고 들려면 디테일한 각본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때마침 국립오페라단의 방방곡곡과 예술의전당이 청소년 오페라를 한다고 하니, 지역 교육청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합니다. 아동과 청소년 모두 평등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는데 정부가 모두 할 수 없기에 지자체와 시민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단법인 '희망의 소리' 정은경 이사장은 '음악가에게 필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 보다 일거리 창출'이라며 오랫동안 교육사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아이들은 호기심 천국이고, 그 안에 뭣을 담느냐가 중요하다며, 오페라를 못본 세대가 왜곡된 고정관념을 갖지 않고 좋은 예술 메뉴를 가슴에 담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반겼다.  

31개 음협지부는 운동의 구심점, 문화 지도를 펼쳐야죠

김: 음협지부들과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요. 

탁: 경기도는 31개 시, 군의 음악협회가 아주 잘 결속이 되어 있어요. 전국에서 최고입니다. 이번에 상을 주신 난파기념사업회의 오현규 이사장과도 긴밀한 호흡이어서 추진력을 갖게 될 것같습니다. 뭐든지 내가 하고 나서지 않으면 하늘에서 그냥 뚝 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예전같으면 유학에서 귀국해 모두 교수가 되기에 충분한 성악가들이 무대를 잃고 대리운전, 택배 등 다른 직업을 선택해야 한다면 이건 국가적으도 큰 손실입니다. 앉아서 죽기보다 거리에 나서서라도 살길을 찾는 행동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입니다. 모두가 남 사정 봐주지 못할 만큼 다들 어렵지 않습니까.  제가 ‘大賞’이란 당근을 받았으니, 채찍을 맞으며 준마(駿馬)가 되어 뛸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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