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들, 환경성 무시, 특정자재 밀어주기, 비교표 조작 등 의혹제기

[세종=내외뉴스통신] 최정현 기자 = 전북 군산시가 시내를 관통하는 옥회천에 대한 하천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부 자재 선정을 둘러싸고 각종 의혹 제기와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28일 군산시와 업체 등에 따르면, 옥회천 정비사업은 6.22㎞에 걸쳐 1157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재해예방사업이다.

문제는 옥회천의 하천호안자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당초 계획했던 친환경 자재를 배제하고 정부와 타 시‧도마저 사용을 꺼리는 자재들을 선정하면서 각종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 점이다.

특히 관련 업체들은 군산시가 실시설계 납품을 앞두고 전북도와 사전협의를 갖는 과정에서 자재 품목이 바뀌었다며 그 배경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군산시가 당초 옥회천 정비사업을 위해 설계의 초안을 잡았던 자재는 셀형토목용보강재로, 식당에서 사용되는 식판의 재료가 될 만큼 친환경소재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군산시는 전북도와의 사전협의를 거친 후 자재를 ‘매트리스형 돌망태’와 ‘콘크리트 식생호안블록’으로 선정했다는 주장이다. 자재 설치비율은 77%와 23%로 돌망태의 비중이 높다.

이 중 ‘돌망태’는 아연을 도금한 철선이 물을 만나면 부식이 일어나고, 철선이 끊어진 부분에 사람이 찔릴 수 있고, 쓰레기들이 철선에 걸리고, 식생이 되지 않아 환경적으로 좋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아 정부에서도 권장하지 않는 자재다.

또 ‘식생호안블록’은 콘크리트 제품으로, 이미 국토부와 환경부 등 정부에서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환경부의 ‘자연형 하천정화사업 추진지침’을 보면, “콘크리트 구조물 제거를 통해 수변 동‧식물의 서식처 제공으로 하천생태계를 회복한다”고 적시돼 있다.

또 ‘생태하천복원 기술지침서(2011)’에는 “하천 구조물을 설치하게 되는 경우 생물 서식공간의 확보라는 목표를 분명히 둬야 한다. 독성이 있는 재료로 아연도금철망(돌망태)과 콘크리트는 생태 독성물질을 방출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토부의 ‘생태하천복원기술 매뉴얼(2019)’을 보면, “콘크리트는 중금속 및 알칼리(pH12) 독성물질의 지속적 용출(10년)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천에 대한 경관이 회색으로 보여 경관성이 나쁘다는 문제점이 있다” “콘크리트 블록은 친환경적이지 못하다”고 못 박았다.

이밖에 한국시설안전기술공단은 ‘시설물별 안전취약요인 발굴 및 대책방안’ 내용 중 ‘소하천 호안공 선정 부적절’이라는 제목을 통해 “기존에는 치수에만 중요성을 둬 콘크리트 호안블록이나 블록 호안을 많이 이용해 왔으나 이는 유속을 증대시키고, 하천 경관을 훼손시켜 생태환경의 파괴를 가져 왔다. 하천 생태계와 경관을 가급적 훼손되지 않게 자연상태의 하천 모습에 가까운 공법 도입이 필요하다”고 적시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군산시는 자재 선정에 대해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의 검토를 거친 결과, 경제성을 놓고 볼 때 돌망태를 선정해도 문제가 없다는 답을 받았다”며 “문제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군산시가 제시한 익산국토청의 ‘옥회천 검토의견’을 보면, “호안공법 검토결과 상류 일부구간을 제외하고 5.6㎞ 구간에 걸쳐 지오셀(셀형토목용보강재) 공법을 선정했으나, 호안블럭, 매트리스형 돌망태 등 타공법에 비해 경제성이 불리한 바 호안공법 선정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를 놓고 보면, 마치 국가 기관이 환경성을 무시한 채 돌망태와 식생호안블록 사용에 힘을 실어준 듯해 보인다.

그러나, 셀형토목용보강재 업체들은 이 과정에서 군산시와 전북도의 꼼수가 작용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즉, 익산국토청이 검토했던 근거는 군산시와 전북도가 꾸며 익산국토청에 제출한 자재별 단가 및 설치 비교표로, 돌망태와 식생호안블록의 단가는 낮게 책정한 반면, 셀형토목용보강재의 단가는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돼 있었다는 것이다.

군산시와 전북도가 익산국토청에 제시한 자재 비교표에는 셀형토목용보강재의 ㎡당 가격은 3만8000원으로, 옥회천에 적합한 2만9500원보다 훨씬 높게 정해졌다는 주장이다.

만일 익산국토청이 정상적인 셀형토목용보강재의 단가를 받아봤다면, 돌망태보다 친환경적이면서 그리 높지 않은 단가의 셀형토목용보강재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군산시가 옥회천 하천정비 구간에 사용할 자재 중 23%를 식생호안블록으로 설계한 것은 환경성을 따지지 않더라도, 경제성과 전혀 맞지 않는 대목이라는 주장이다. 식생호안블록의 설치비와 자재비는 셀형토목용보강재 보다 비싸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재 선정을 둘러싼 의혹이 가라앉지 않는 것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군산시 옥회천 정비사업의 자재 선정에 대해 전북도가 관여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익산국토청과 군산시가 직접 협의한 것으로, 군산시에서 판단해 정한 사항이다”고 해명했다.

군산시 관계자는 “특정 자재를 밀어준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공법선정위원회에서 공정한 절차를 거쳐 자재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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