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려했던 세계적 대유행의 전조증상...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른 모든 적극적 조치 필요한 시점
- "정부는 모든 시나리오 준비해야"...어떤 바이러스보다도 영민해"
-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파 가능...'코'에서 많은 바이러스 확인
- 하루새 505명 확진자 추가, 증가폭 최대...우려했던 폭발적 증가추세 확인돼
-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위험인자와 중증도에 따른 입원기준 마련해야...2015 메르스사태와 비교 안돼
- 의료진에게 마스크와 장갑 등 개인보호구 충분히 공급해줘야..."의료진의 안전은 곧 환자의 안전"

[내외뉴스통신] 원종성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28일 중국발 우한 코로나19에 관한 대국민 권고안을 발표했다.

"하루새 505명의 확진자가 추가된 것은 첫 확진자 발생후 하루 사이 최대 증가폭으로, 우려했던 지역사회 확산이 이제는 폭발적인 확진자 증가추세로 확인되고 있다"

의협은 "경험해보지 못한 긴장과 공포가 우리를 지배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그 어떤 치명적인 감염병도 결국 인류를 이기지는 못했다는 것이다"며 "우리는 코로나19와 싸워 이길 수 있고 또 이겨낼 것이며, 평정을 유지하고 정부와 의료인 그리고 국민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구체적으로 "마스크 사용법과 손위생 관리, 개인물품 위생관리 등을 더욱 철저하게 지키고 외출을 최소화하고 불필요한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3월 첫 주에는 모든 국민께서 마치 큰 비나 눈이 오는 날처럼 집에 머물러 주시기를 제안드리며,  종교활동이나 모임, 행사는 모두 취소해 달라"며 "기업은 직원들이 재택근무 또는 연가나 휴가를 이용해 집에 머무르고 정부와 지자체도, 코로나19와 연관이 없는 직원들이 외부활동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한시적인 2부제 근무 등을 적극적으로 고려해 사회적 거리 두기에 익숙해지기 위한 1주일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의협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대한의사협회와 13만 의사들은 이 위기를 극복할 때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권고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코로나19 확진 환자의 위험인자와 중증도에 따른 입원기준을 마련하여야 합니다. 

현재, 코로나19 확진이 되면 환자의 상태와 상관없이, 모든 환자를 입원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메르스와 동일한 기준이나 현재의 전국적 발병 상황은 원내감염 위주로 국내 확진자가 186명을 기록한 2015년 메르스 사태와는 비교가 되지 않습니다.

27일 하루만 전국에서 500명이 넘는 환자가 확진되는 등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반면, 병상은 한정되어 있으며 특히, 음압병상은 전국에 1,000여개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병상들을 모두 코로나19 환자에게만 배정할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에 확진 판정을 받은, 신장이식 과거력이 있는 70대 환자가 병상이 없어 집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무증상 또는 경증의, 위험인자가 없는 환자는 관리가 가능한 시설에 격리하고 산소치료 이상이 필요하거나 기저질환과 위험인자를 가진 환자, 고령의 환자를 우선적으로 전담병원에서 입원하여 치료하며 특히 기계환기나 체외순환보조가 필요한 중환자는 전국의 상급종합병원 집중치료실로 입원하도록 기준 마련이 시급합니다.

특히 현재까지 중국에서의 중증 이상의 환자의 사례에서 볼 때, 사망에 이르는 경우는 폐렴의 악화로 인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으로의 진행, 또는 심혈관계 합병증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으로 앞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요를 감안하여 기계환기를 위해 필요한 가용 인공호흡기 및 체외순환 현황 파악 및 필요시 추가 확보가 가능하도록 사전에 준비가 필요합니다.

둘째, 의료진에게 마스크, 장갑 등 개인보호구를 충분하게 공급하여 주십시오. 의료진의 안전은 곧 환자의 안전과도 직결됩니다. 의료진들은 현재 위험지역에 상주하고 있으며 필요하면 몇 번이고 새롭게 보호구를 갖추어야 하므로 개인보호구는 예상보다 빠르게 소모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한의사협회가 현장의 의료진으로부터 가장 많은 요청을 받는 것 역시 마스크와 장갑 등의 기본적인 개인보호구입니다. 또한 대구경북 지역 외의 일반 지역사회에서도 많은 의원, 중소병원, 병원급 의료기관이 당장 2-3일 후에 쓸 마스크가 없다며 대한의사협회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가 그 사이, 수 차례 여러가지 합리적 대책을 제안해 왔으나 정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만, 부디 현장의 간절한 요구에 대해서 만큼은 정부가 책임지는 자세로 아낌 없는 지원을 해주기를 바랍니다.

셋째, 정부는 최악의 세계적 확산에 미리 대비하여 주십시오. 코로나19라는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병이 세상에 알려진지 두달이 지나면서 이 바이러스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어떤 바이러스보다도 영민한 바이러스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무증상 상태에서도 전파를 시킬 수 있다는 여러 근거들이 보고되었고 발병 초기부터 바이러스 부하(수치)가 급격히 높아진다는 사실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또, 상기도 가운데에서도 코에서 많은 바이러스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런 모든 사실을 통해, 이 바이러스는 증상을 통해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이미 감염이 된 사람이 바이러스를 다른 사람에게 전파하고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매우 상대하기 어려운 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의 급격한 환자 발생, 또,미국에서도 역학적 연결고리를 밝히기 어려운 감염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우려했던 세계적 대유행(pandemic)의 전조 증상입니다. 대한의사협회가 강조해 온, 심각하고 되돌릴 수 없는 위협의 가능성이 있다면 설령 그것이 과학적으로 확실하지 않더라도 충분한 사전조치가 필요하다는 ‘사전예방의 원칙’에 따른 모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치ㆍ경제적 충격을 각오하더라도 일시적으로 우리 사회를 잠시동안 멈추는 극단적인 조치를 포함하여 모든 가능한 시나리오를 따져, 필요한 준비를 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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