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회 마이아트옥션…이의성 ‘경포대’ 등 서화, 도자, 목가구 180여점 나와

[서울=내외뉴스통신] 김경의 기자 = 고미술 전문 경매사 마이아트옥션이 올해 첫 메이저 경매를 통해 우리 예술품의 수준 높은 품격과 멋을 알린다. 

오는 26일 오후 5시 종로구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에서 개최되는 35회 경매에는 단원 김홍도, 현재 심사장을 비롯해 조선을 대표하는 예술가들의 명작과 조선의 백자와 청자, 목가구 등이 선보인다.

이번 경매에는 고서화 및 근·현대 서화, 도자 및 공예품 등 총 183점의 작품이 출품되며, 시작가 총액은 약 15억 7000만 원이다.

출품작 중 주목되는 작품은 청류 이의성(淸流 李義聲, 1775-1833)이 그린 ‘경포대(鏡浦臺)’이다. 이의성은 당대 최고의 화원 김홍도를 포함한 이름난 화가들이 그린 ‘고산구곡시화도(高山九曲詩畵圖屛風)’ 12폭 중 한 폭을 맡아 그렸을 정도로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선배화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의성은 진사시에 합격해 장수 현감, 흡곡 현령, 온양 군수 등을 지낸 문인화가이나 전해지는 작품의 수가 매우 드물어 이번 출품작에 관심이 쏠린다.

‘경포대’는 미공개 작으로,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관동명승첩>의 ‘비선대(飛仙臺)’와 매우 유사하다. 같은 필치의 관지와 함께 동일한 인장인 ‘청류(靑流)’, ‘이씨의성(李氏義聲)’ 두 과의 주문방인이 있으며, 그 크기 역시 같은 첩에 수록됐다고 할 만하다. 더 나아가 관동지역의 대표 명소인 경포대를 그렸다는 점은 이러한 가능성을 높여준다.

또 한 명의 대표적 문인화가 지우재 정수영(之又齋 鄭遂榮, 1743-1831)을 그의 벗 헌적 여춘영이 만계(蔓溪)로 칭하여 제목을 붙인 ‘송하관폭도(松下觀瀑圖)’가 출품된다. 

나귀 타고 산에 오른 여춘영을 주인공으로 하여 정수영이 그리고 이에 대한 답으로 여춘영이 제(題)를 한 것으로 짐작된다. 한강과 임진강을 여행하며 경치를 그린 지우재의 ‘한임강명승도권(漢臨江名勝圖卷)’에도 여춘영이 등장하고 금강산을 유람하며 ‘해산첩(海山帖)’을 남길 때에도 함께한 벗이 여춘영이다. 

이번에 출품되는 작품에도 한 장의 종이에 함께 멋과 풍류를 담으며 담소를 나눴던 두 사람의 모습이 그려진다. 

단원 김홍도가 궁중화원 시절에 사용했던 ‘서호어수(西湖漁叟)’와 인장 ‘사능(士能)’이 찍혀있는 10폭 병풍은 어해(魚蟹), 도석인물(道釋人物) 4폭, 화훼(花卉) 3폭, 영모(翎毛) 1폭이다. 각 폭마다 쓰여진 화제는 능숙한 김홍도의 필선과 농담이 담긴 그림의 뜻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작품마다 보이는 중앙에 접힌 흔적은 화첩이었음을 말해준다.

또한 송은 이병직(松隱 李秉直, 1896-1973)의 ‘김단원홍도선생필(金檀園弘道先生筆) 후학청오이병직배독(後學靑吾李秉直拜讀)’이라는 배관이 쓰여진 ‘미불배석도’와 물결치는 바다 위 거친 바위에 앉아 노니는 학을 바라보는 여동빈을 그린 김홍도의 만년 작품이 출품된다.

김홍도와 동갑내기이자 그와 함께 조선 후기 화단에 쌍벽을 이룬 고송유수관 이인문의 ‘운룡도(雲龍圖)’가 등장한다. 이인문의 대표적인 소재인 산수와는 달리 용이 신령스러운 구름 속에 싸여 날아가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이인문의 능숙한 용묵법이 응축되어 극적인 운동감을 느끼게 한다.

1750년 이전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남종화풍의 현재 심사정의 ‘산수인물도’와 ‘추순탁속’, 호생관 최북의 ‘고사인물도(故事人物圖)’도 주목된다. 

조선 중기의 대표적인 화가인 창강 조속(滄江 趙涑, 1595-1668)의 두 작품이 각기 한 쌍의 새를 품었다. 연못가에 앉은 백아도 한 쌍과 나뭇가지에 않은 부리가 긴 새 한 쌍으로 조속의 담묵을 사용한 호방한 웅건한 기법이 드러난다. 

근대작품으로는 석파 이하응이 1874년 눈오는 겨울 날 추사의 문인이었던 이상적(李尙迪, 1804-1865)의 아들이자 화가인 우창 이용림(雨蒼 李用霖, 1839-?)에게 그려준 난 그림 ‘대련’이 출품됐다. 이 시기는 이하응이 정치적으로 은퇴한 후, 양주 직곡산방과 운현궁에 칩거하던 때로 정치적으로는 힘든 시기였으나 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예술의 창작기라 할 수 있다.

군란도(群蘭圖) 형식은 1874년 가을과 겨울에 집중적으로 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는데, 본 작품은 노근란(老根蘭)을 중심으로 배경 없이 난을 상하단에 배치하고 상단은 담묵(淡墨), 하단은 농묵(濃墨)으로 표현해 원근감과 공간감을 부여했다. 중심의 노근란은 이하응 본인의 저항정신의 상징적 표현으로 정치적 입지를 투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 외 주요 출품작으로는 제작과 보관상태가 매우 양호한 백자투각장생문필통과 봄 마중 나온 개구리가 앉아있는 사각연적 두 점, 국립중앙박물관소장 파어문필통과 유사하나 해학적으로 표현된 양각파어문삼형제죽제필통, 고려 청동관세음보살좌상과 은제다기세트 그리고 주흑칠원앙삼층장 등 목가구 7점이 출품됐다.

또한 마이아트옥션에서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조선 마지막 황태자비인 가혜 이방자(佳惠 李方子, 1901-1989) 여사의 소장품들과 당시 선물로 제작되었던 다수의 은제 작품들이 경매 마무리를 장식한다.

이들 작품은 3월 26일 인사동 동덕아트갤러리 전관에서 열리는 경매에서 만날 수 있으며, 19일부터 25일까지 경매 프리뷰가 진행되고 있다(사진=마이아트옥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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