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계석 나의 명곡 산책(12) 정덕기 작곡 꽁보리밥
탁계석 나의 명곡 산책(12) 정덕기 작곡 꽁보리밥
  • 탁계석비평가회장
  • 승인 2020.03.25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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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보리밥값 좀 내소~판사되고, 국회의원 되고!

[서울=내외뉴스통신] 탁계석 K-Classic 회장

정덕기 작곡가의 음식 노래 시리즈의 연작(連作)이다. 와인과 매너, 된장, 김치에 이어 탄생한  ‘꽁보리밥(2008.9월)’ 군산시립합창단 강기성 지휘로 초연. 소프라노 솔로와 혼성 4부의 무반주 합창곡이다.

언젠가 압구정동에 ‘사월의 보리밥’이란 음식점이 있었는데, 가난의 상징이었던 꽁보리밥이 향수를 자극해 오랫동안 식당이 꽤 분주했었다.
 
창작의 배경은 꽁보리밥의 추억과 보릿고개라는 말을 떠 올리면서, 그 가난의 꽁보리밥을 먹고 도시로 오면서 출세를 했던 근대화의 주역들에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러면서 시니컬하게도 의리없이 힘든 고향을 까맣게 잊지는 말라는 충고(?)를 곁들였다.
 
보리밥을 먹고 산 근본을 잃지 말고, 세상을 위해 좀 정직하게, 보람있게 살라는 뜻의 풍자를 담은 것이다. 아울러 꿋꿋한 보리의 모습을 떠 올린다. 오늘의 세대가 이같은 사연을 알까? 작품이란 그 시절 세속의 기록도 되는 것이다. 
 
일반적인 정형시나 가곡의 운율을 맞추기보다는 가사가 말하고 싶은 의도를 마음대로 내지른  느낌이지만, 나름대로 노래가 될 수 있는 내재율을 갖도록 노력했다. 정작곡가와의 작업이 즐거운 것은 바로 작곡가가 이런 어법에 탁월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 아니겠는가.
                   
          

동영상 감상: https://www.youtube.com/watch?v=XZgrSfmlfi8

               
              꽁보리밥
 
 
실개천 흐르던 늘 푸른 나의 고향 고향땅
두고 온 사람들 모두 다 편안하신지요.
옛날엔 배고파 꼬르르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새카만 꽁보리밥 허리춤에 내려놓고
찬물에 한술 말아 달게 먹었었지.
 
그 때 밥상머리에 가득히 찼던 기쁨
그대는 아직도 왜 잊지 못했나요.
꽁보리밥, 
슬픔과 눈물과 온갖 설움 묻어있는 꽁보리밥.
(꽁 꽁 꽁 꽁보리밥)
 
매운 풋고추 생된장 찍어 한입 베면
입술 끝에 아려오는 고향의 푸른 하늘
고향 하늘 그리워 푸른 산천 그리워
뻐꾹새가 노래하는 고향 산천 그리워
뻐꾹 뻐꾹 뻑뻐꾹 뻐꾹
 
새카만 꽁보리밥 찬물에 말아
배 두드려 먹고 설움 가득 넘쳤지.
밥상머리 차오르던 눈물 가득 넘쳤지.
슬픔 가득 넘쳤지.
 
엄마 나 꽁보리밥 먹고 달리기에서 일등 먹었어.
(꽁 꽁 꽁 꽁보리밥)
어디 달리기뿐이랴 그깟 달리기만이 아니지.
꽁보리밥 먹고 판사 되고 검사 되고 국회의원 되고 
선생 되고 교수 되고 대기업에 사장됐네.
앗따 이제 성공하신 분들 앗따 이제 넥타이 매신 분들
꽁보리밥값 좀 내놓소.
 
꽁보리 신세 된 우리 농촌 진짜 좀 살려 주이소. 
판사 되고 검사 되고 선생 되고 교수 되고
국회의원 사장된 분 우리 농촌 살려주소.
실개천 흐르던 늘 푸른 나의 고향 고향땅
두고 온 사람들 모두 다 편안하신지요.

musictak@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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