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이용복 기자=본격적인 봄 농사를 준비하는 절기인 청명이 코앞이다. 이제는 낮에 외투를 입고 걸으면 촉촉하게 등에 땀이 밴다. 대지의 온기에 벚꽃과 신록이 피어나는 4~5월, 다한증 진료 환자도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즌이다. 다한증 환자는 작은 기온 변화에도 증폭되는 땀 분비량이 어마어마하므로, 이토록 달콤한 봄 햇살조차 고역스럽게 느껴지기 쉽다.

다한증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초반에는 약하게, 서서히 나타난다. 주로 손이나 발, 겨드랑이, 머리나 얼굴 쪽에서 시작되는데 몸 상태가 악화되거나 상태가 오래되면 전신 다한증으로 확대된다. 그러므로 땀 분비가 평범한 수준을 벗어난다고 느끼기 시작하는 순간 바로 몸 상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학업이나 대인관계, 사회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정서적으로 민감한 젊은 시기의 다한증은 학업 및 업무 수행과 대인관계에 큰 문제가 된다. 겨드랑이 땀으로 인한 액취증도 그렇지만, 늘 밀폐되어있는 발이나 사타구니 부분에 땀이 많은 경우 악취와 함께 피부 상태까지 망가지기 쉽다. 땀이 단순히 땀에서 끝나지 않는 것이다.

한포진, 사타구니 습진(샅백선), 소와각질융해증 모두 다한증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고약한 발 냄새의 주요 원인은 불어난 피부 각질에서 번식하는 세균과 진균이다. 발에서 땀이 계속 나게 되면 발바닥에 마치 달 분화구 같은 얕은 구멍이 생기는 ‘소와각질융해증’이 나타나면서 굉장히 악취가 심해진다. 다른 말로 오목 각질융해증, 일명 ‘군인 무좀’이라고도 하며 작업화나 군화 착용 등으로 땀이 찬 발을 관리하지 못하거나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나타난다.

신발을 벗으면 냄새가 극심하고, 양말은 땀과 진물에 푹 절어 딱딱해지거나 변색되고, 발은 찐득찐득 축축한 느낌에 시달리게 된다. 이렇게 다한증으로 인한 고민과 동반되는 질환에서 어떻게 하면 벗어날 수 있을까 궁금해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이에 고운결 한의원 인천점의 정민희 원장을 찾아 다한증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해 들어보았다.

Q. 한의학적 다한증 치료 원리와 장점은 무엇인가?

A. 한의학 진단에서는 맥이나 땀도 몸 상태를 판단하는 하나의 지표가 된다. 호흡이나 소화, 심장박동, 체온조절을 위한 땀 배출 등은 모두 자율신경계가 관장하는 부분이다.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 중요 기능은 애써 의식하지 않아도 알아서 돌아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땀을 흘리고 싶지 않아도 흘려야 하는 상황으로 몸이 인식하면 저절로 흐르게 되는 것이다. 만약 우리 몸에 문제가 생기거나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질 경우, 몸은 이를 이겨내기 위해 긴장한다. 너무 오래 신경이 항진되면 원래의 균형이 무너지고 결국 자율신경계의 기능이 무척 약화된다. 다한증을 앓고 있는 환자의 근본적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허해진 몸과 균형을 잃은 자율신경을 정상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한의학적 치료는 다한증 개선 효과를 낸다.

한의학에서는 다한증 환자를 습담형(濕痰形), 열혈(熱型), 기허형(氣虛形)으로 분류하여 땀이 나는 근본적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한다. 같은 증상을 보이더라도 환자의 몸 상태를 보고 다르게 치료한다는 것이 우리 한의학적 치료의 굉장한 장점이다. 몸의 힘과 자율신경의 균형을 되찾는 과정에 집중할 때 괴로운 다한증에서 벗어날 수 있다.

Q. 다한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A. 다한증이 심하면, 진액이 끊임없이 배출되어 필요한 정기가 계속 소모되고 몸의 음양균형이 깨지므로 피로를 느끼게 된다. 다한증 환자는 마치 기름이 줄줄 새는 자동차 같은 상태라고 보면 된다. 우리 몸 구성은 70~80%가 액체인데, 한의학에서는 피, 땀, 눈물, 애액 등 모든 체액를 진액이라 부르며 소중하게 생각한다. 땀도 적절하면 피부를 촉촉하게 하고 몸을 시원하게 하지만, 과도한 배출을 계속 방치하면 에너지가 계속 새는 것이니 매사 지치기 쉽고 큰 병이 오기 쉬운 몸이 된다. 따라서 다한증은 초기 발병 시기에 바로잡아야 한다. 만약 원인이 되는 기저질환이 따로 있다면 그것부터 치료하고 나서 다한증 경과를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Q. 다한증을 개선하려면 생활에서 어떤 부분에 주의해야 하는가?

일반적으로 다한증은 비만한 경우와 신경이 아주 예민한 경우, 심장이 좋지 않을 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적정 체중조절과 명상 등으로 정신적 긴장을 해소하는 습관을 만들어가야 한다. 특히 몸에 열과 습담을 조장하는 음주와 신경을 자극하는 흡연을 삼가며, 고칼로리의 기름진 음식이나 보양식, 과식과 빈식을 삼간다. 이때 지방의 축적을 막고 심폐 기능을 도와주는 유산소 운동인 걷기와 달리기를 병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Q. 다한증 치료가 어렵다고 알고 있다. 환자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

한의학이든 서양의학이든 무슨 방법을 동원해도 치료가 되지 않는 질환은 많다. 21세기가 되었어도 아직 치료법도 병명조차도 없는 난치성 질환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다한증은 옛날부터 많은 사람이 앓아왔으며, 전통 한의학의 오랜 역사 속에 연구되어 온 병으로 효과적 비방들이 전해 내려오는 질환이다. ‘쉽게 포기하고 과히 걱정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생각보다 금세 좋아지는 결과에 놀라는 것이 또한 다한증이다.

과도한 땀은 지속적으로 에너지과 기운을 소모시키는 주요 원인이니 심해지기 전 치료해야 한다. 방치할 경우 더 심해지기 쉬우며 다른 질환이 합병될 가능성이 크니 적극적으로 치료하여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누리길 바란다.

startofdream@naver.com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82828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