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 4·15 총선에서 이변은 없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180석(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 17석 포함)을 얻어 거대 ‘공룡여당’이 됐다는 것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인 가운데도 투표율이 20대 총선(58%)보다 높은 66.2%를 기록했다는 게 이변이라면 이변일 테다.

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했어도 이정도 압승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게 선거컨설턴트나 정치평론가들의 중론이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범진보 180석을 예상했으나 지지자들조차도 놀라는 걸 보면 압승이 예상 밖의 결과인 건 확실하다. 그도 그럴 것이 2월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과 마스크 대란은 분명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큰 부담이었다.

그렇다면 이처럼 개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게 가능한 슈퍼 여당이 탄생하게 된 이유는 뭘까. 그 이유를 기자는 크게 3가지로 꼽고 싶다.

그 첫째로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된 코로나19를 들 수 있다. 코로나19 발생이후 유입 · 확산 과정에서 유럽과 미국이 보인 미흡한 대응은 수십만의 확진자와 수만 명의 사망자를 발생시켰고, 이로 인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대응이 세계적인 조명을 받음으로써 선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일종의 반사효과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선거를 앞두고 추진된 ‘재난기본소득’ 정책을 언급하고 싶다. 애초 3월 들어 전 국민에게 재난기본소득 100만원을 지급하자고 제안한 것은 김경수 경남지사였지만, 이후 이재명 경기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발 빠르게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추진했고, 각 지자체(특히 민주당 소속 단체장)로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쳤다.

끝으로 미래통합당의 퇴행적 선거 전략을 들어야 할 것 같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두 번이나 당명을 바꿨지만, 스스로 혁신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꺼내든 ‘정권 심판론’은 애초에 가당치도 않은 선거 전략이었다. 거기에 황교안 대표의 ‘n번방’ 발언과 김대호 후보(관악갑)의 3-40대와 노년층에 대한 막말에 이어, 차명진 후보(부천시병)의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막말은 중도층의 표심을 민주당으로 이끄는데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런데 과연 압승이라는 총선 결과가 민주당에 바람직한 것일까. 지켜볼 일이기는 하나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을 ‘외통수’에 걸려들게 할 공산이 크다. 만약 통합당보다 10여석 엇비슷한 우위로 승리했다면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통합당을 통해 정책 실패에 대한 퇴로(핑계)를 확보할 수도 있었지만, 이제 사실상 그게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향후 문 정부와 민주당에 있어 가장 큰 과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불어 닥칠 ‘경제 쓰나미’ 극복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실물경제가 극심하게 위축돼 있음은 구태여 언급하지 않더라도, 전 세계적으로 유행(특히 유럽, 미국, 일본)하고 있는 코로나19로 글로벌 경제가 마비에 가까워 대기업들조차도 생존을 염려하는 상황에서 경기회복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물론 기업(소상공인 포함) 경영자금 지원과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통해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 될 때까지 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시민들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내수시장이 살아난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테다.

하지만 이미 항공 · 관광업을 중심으로 대량실업 사태 조짐을 보이고 있고, 글로벌 경제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현금지원(지급)이라는 일시적(일회적) 처방으로 경제 쓰나미를 극복하기는 사실상 힘들다.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시민들이 (재난기본소득을 받았지만) 지갑을 얼마나 열지도 미지수고. 그렇다고 정부가 마냥 재정정책(현금지원)을 쓸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결국 지금보다 경제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기업의 도산과 대량실업 등 경제가 바닥을 파고 들어가는 상황이 발생하면 민심은 급격하게 요동칠 것이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회의석 180석을 차지함으로써 ‘통합당이 발목을 잡아서’라는 변명을 할 수가 없는 상황, 즉 권한만큼이나 (어쩌면 더) 큰 책임을 오롯히 지는 게 정치적으로 바람직할까.

기자는 4·15 총선 결과를 바라보며 ‘한국으로 건너온 코로나19가 문 정부와 민주당을 위기로 몰았고, 유럽과 미국으로 건너간 코로나19가 문 정부와 민주당을 위기에서 구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앞으로 정치력을 얼마만큼 어떻게 발휘하느냐에 따라 문 정부와 민주당에 더 큰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물론 지켜볼 일이기는 하나 민주당의 압승은 너무 일찍 초상한가를 쳐버린 주식 같은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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