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 수상작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인류가 문명을 변화시켜 온 핵심 요소로 ‘무기, 병균, 금속’이라고 했다. 병균의 범주에 바이러스도 포함되는 듯하다. 2020년대 들어서자마자 지구가 코로나19 바이러스로 몸살을 앓고 있고, 코로나19가 내전도 중지시키며 지구인의 행동양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과학기술은 균이나 바이러스보다 훨씬 장기적이고 지속적으로 인류문명을 변화시키고 있다. 분단의 한반도도 예외일 수가 없다. 북한은 핵과 미사일 무기로 한반도의 안전을 시시때때로 위협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러한 위협에도 불구하고 고도의 과학기술문명을 발전시키면서 부국강병의 길을 걷고 있고, 통일을 염원하며 북한의 개방과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느새 4차산업 시대에 돌입하고 있다. 그 정보통신기술(ICT)은 문명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미래의 통일기반으로도 작용하게 될 것이다. 통일을 갈망하는 대한민국은 지정학적 입지와 분단의 역학관계에 따라 주변 강대국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지만, 북한의 효율적 변화를 위해 4차산업기술을 활용하는 공세적 전략을 강구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역사적으로 수많은 국가 존망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난을 슬기롭게 극복해왔다. 1960년대 산업화 초기 열악한 경공업 위주 산업에서 1970-80년대 중화학 공업의 산업화로 전환하였고, 1990년대와 2000년대 정보화시대를 거치면서 초고속인터넷이 사회 전반 기간산업으로 확충되었으며, 2010년대 후반에 이르러 4차산업 시대가 본격적으로 서막을 열었다,
 
  또 지구상에서 가장 짧은 기간 성공적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과학화를 이루어 내면서, 2020년대는 고도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3D프린팅, 자율주행, 가상·증강현실, 로봇, 드론,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블록체인, 디지털 암호화폐, 수소 경제, 양자컴퓨터, 핵융합에너지 등 초지능 초연결의 새로운 미래사회 4차산업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에 비해, 한반도 북부지역은 정상사회로의 발전에 실패하였다. 전체화된 왕조국가 체제 속에서 주민보다 지도자에 초점이 맞춰진 집단목표가 강요되고 있고 자율성을 상실한 채 비민주적 폐쇄사회로서 인권과 정의가 유린, 왜곡되고 있다. 그에 따라 비정상에 대한 반발로 예기치않은 급변사태(contingency)가 야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남북한 실정에서 대한민국은 분단 극복의 과제를 지혜롭게 실현해 나가야 한다. 안보수호적 대비태세와 함께 공세적인 안보통일전략으로 남북 각 분야 부문통합을 다양하게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 부문 간 효율적 통합을 위해 전략적으로 세부목표를 세워 실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 통합 추진과정에서 4차산업의 정보통신기술은 그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가령, 북한의 개방에 대비하여 우선 주목해야 할 부분으로 북한의 전자상거래를 예로 들 수 있다. 북한은 폐쇄된 인터넷 환경 속에서도 3G 서비스 가입자가 600만 명을 넘겼다고 한다. 평양과 대도시 및 나진·선봉지역에서 주민 70-80%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비록 폐쇄된 인터넷 환경일지라도 북한 내부용의 ‘만물상’ ‘옥류’ ‘은파산’ 등의 전자상거래가 가동되고 있다고 하는 것은 남북한 전자상거래 공유로서 공세적 안보통일에 대한 영감과 개방 유도의 방향에 대한 힌트를 제공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는 장래 디지털 남북직거래장터로 만들어 북한의 개방에 대비하는 유효한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장차 그 전자상거래는 조작과 해킹의 불안감을 해소시켜 주는 불록체인 기술(중간자 없이 개별주체 대 개별주체 간 안전하게 직거래를 할 수 있는 디지털 암호화된 공공의 분산거래장부)을 활용하여 남북 주민 간 안전하고 간편한 직거래로 발전할 수 있도록 주의깊게 연구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미 세계는 거래 신뢰를 위해 해킹 방지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디지털 직거래 질서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장차 남북한 교역과 거래에 있어서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하고 있는 직거래 구축과 함께 디지털 가상화폐의 효용성이 더욱 빛을 발하게 될 수 있음을 또한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함께 근래 북한 장마당에서는 물품을 직접 갖고 나와 거래하는 현상이 차츰 줄어들고  전화로 물건의 가격, 수량, 운송 및 배달 방법까지 흥정하고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제는 일부 장마당의 장사꾼들이 휴대폰으로 장사를 할 수 있으며 장사꾼 개인이 다수의 휴대폰을 사용하여 시장의 정보파악 및 주문거래를 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가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컴퓨터와 휴대폰 보급대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의 지도체제가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북한의 변화는 의외의 변수와 함께 새로운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북한의 시장화가 가속화되어 가고 있고, 북한 젊은 세대들의 모바일 환경에 대한 욕구와 첨단 ICT 기술에 대한 접촉 경험에 대해 특별히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은 통일안보의 지속적인 안목과 전략으로서 철도와 같은 전통적인 기간산업뿐만 아니라 북한의 개방과 변화를 유도하는 4차산업의 통신망 개방화 및 남북 주민간 직교역의 거래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 기반에 의한 사이버 안보적 차원의 공세적 통일안보 전략을 미리 미리 구상해 나가야 할 것이다. 끝.

김창우 /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강릉원주대 겸임교수 / 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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