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장혜린 기자= 현정화가 6년 전 음주운전 사고에 대해 사죄했다.

2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365회에서는 ‘탁구 여제’ 현정화의 40년 탁구 인생과 일상이 공개됐다.

현정화는 이날 리분희와 양영자에 대해 애틋한 동료애를 드러냈다.

이날 현정화는 탁구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해로 1991년을 떠올렸다. 당시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남북단일팀이 결정됐기 때문.

남한의 현정화·홍차옥, 북한의 리분희·유순복 선수로 구성된 ‘코리아’ 팀은 훈련부터 대회까지 45일 동안 매일 9시 뉴스를 장식할 정도로 온 국민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9연패를 노리던 중국과의 마지막 결승전에서 역전의 역전을 거듭한 끝에 기적 같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잊지 못할 감동의 순간이기도 했던 것.

현정화는 “남과 북을 떠나 부둥켜안고 울 수밖에 없었다”라며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순간이라고 밝혔다. 또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리분희 선수와 헤어질 당시 “언니 주려고 금반지를 만들어서 마지막 날에 주고 왔다. 그걸 보면서 날 기억해 달라고. 새록새록 보고 싶다”라며 애틋한 우정을 전했다.

이날 현정화는 지난 2014년 가을, 음주운전 사고로 물의를 일으켰던 당시를 떠올리며 “이유를 막론하고 제가 무조건 잘못한 거였고요.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었기 때문에 너무 죄송했어요”라며 다시 사죄했다. 현정화는 “아이들이 미국에 있었는데 검색어 1위에 올라서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가족들에게 미안했어요”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정화는 남편 김석만과 연애 당시 많은 반대에 부딪혔다고 밝혔다. 현정화는 “어른들이 남자친구가 생겨서 탁구를 못 하면 큰 손실이라고 판단하셨거든요. 오히려 저한테는 남편이 더 열심히 해야 하고, 더 잘해야 하는 기폭제 같은 역할이 됐어요”라고 전했다.

현정화의 딸 김서연은 “엄마가 100점짜리 탁구 선수지만, 엄마로서는 75점 정도? 엄마랑 보낸 기억이 많이 없어서 그래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감독으로서의 삶도 좋고 정말 자랑스러운데, 같이 많은 시간 보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한 후, “고맙고 사랑해”라며 미소 지었다.

올해 나이 쉰 두살인 현정화 감독은 부산 출신으로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식 금메달리스트이다. 경성대 유아교육학과, 고려대 체육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부산대신초 3학년 때 교사의 권유로 탁구를 시작하게 됐다. 국가대표 선수가 꿈이었던 그녀는 계성여상 1학년 때인 1985년 국가대표로 발탁되어 그 꿈을 이루게 된다.

이후 양영자와 짝을 이뤄 1987년 뉴델리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복식 부문 우승을 차지하고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식에서 우승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1989년 독일 도르트문트 세계 선수권 대회 혼합 복식 우승,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우승, 1992년 하계 올림픽 단식, 복식 동메달, 1993년 예테보리 세계선수권대회 단식 우승 등 화려한 전적을 남겼다.

그 중 지바 대회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함께 한반도기를 달고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하여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우승하였으며, 리분희와 함께한 이 대회를 배경으로 2012년 영화 '코리아'가 제작됐다.

기량이 쇠퇴하지 않았음에도 이른 나이인 25세에 1993년 세계선수권을 마지막으로 현역에서 은퇴했고, 1999년부터 한국마사회 소속 플레잉코치가 되어 후진 양성에 힘을 쏟았다.

2009년 1월 29일 대한민국 탁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정되어 2010년 아시안 게임 때까지 대표팀 지휘를 맡게 됐다.

현역시절 날카로운 눈매에 굳게 다문 입술, 앙칼진 '파이팅' 구호가 트레이드 마크였으며, 언론에는 피노키오라는 별명으로 자주 불렸다.

2014년 10월 1일 0시 40경 운전면허 취소 처분 기준의 2배가 넘는 수치인 혈중알코올농도 0.201%의 만취상태로 차량을 몰다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구미동 오리역 부근 사거리에서 택시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으며, 자필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탁구국가대표 선배인 양영자는 1964년생으로 올해 나이 쉰 일곱살로 전북 익산 출신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현정화와 여자 복식 금메달을 획득했고, 세계선수권 대회 금1 은3 동2, 아시안게임 금1 은1 동4, 아시아선수권대회 금2 은1 동1 의 메달을 수상하며 화려한 전적을 남겼다.

1992년 5월에 당시 연합통신 기자이던 이영철 씨와 결혼했으며 1993년에 맏딸 반재를, 1994년에 둘째 딸 윤재를 낳았다.

1997년 WEC 국제선교회에 가입하여 가족과 함께 몽골로 파송되었으며, 2004년까지 울란바타르와 샌샨드에서 몽골인들을 대상으로 탁구를 가르치며 선교활동을 한 뒤, 2004년에 중국의 네이멍구 자치구 수도인 후허하오터 시로 거처를 옮겨 2012년까지 탁구 지도 및 선교활동을 지속했다. 현재는 대한체육회 소속 꿈나무 탁구감독을 맡고 있다.

방송 시간대를 일요일 아침 8시 5분으로 옮긴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지난 31일 방송된 '탁구 여제 현정화 편'은 수도권 기준 시청률 4.8%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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