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인수설 나돌고 있지만 외국계 차입금·코로나19가 걸림돌

[내외뉴스통신]연성주 기자= 사면초가에 몰린 쌍용자동차가 새 주인 찾기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 상황이 불투명해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대주주인 마힌드라는 인수 9년만에 매각 의사를 표명하고 있지만 인수 후보 기업들이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는 상황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지분 74.65%를 보유하고 있는 마힌드라는 "지분을 새 투자자에게 매각할 수 있다'며 사실상 대주주 지위 포기 의사를 공식화했다.

마힌드라가 지난 2010년 11월 쌍용차를 5225억원에 인수한 지 9년만에 또 다시 발을 빼려는 것이다.

마힌드라는 당장 쌍용차 지분을 매각하기 보다는 유상증자를 통해 공동투자자를 찾는다는 공식입장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주 매각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를 선정했다. 삼성증권과 로스차일드는 빠른 시일 내 잠재투자자들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할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마힌드라는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작업을 지원한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며 "투자자 확보를 위한 유일한 방법은 유상증자'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쌍용차와 대주주 마힌드라 측은 유상증자, 통매각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투자자와의 협상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마힌드라 측은 새로운 투자자가 통매입을 원할 경우 모든 지분을 넘길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자동차 시장 업황 부진과 쌍용차 경영상태 등을 고려하면 쌍용차의 새 주인 찾기가 쉽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쌍용차 인수 후보로는 중국 지리(吉利)자동차,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베트남 재계 1위 빈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로이터는 지난 19일 "지리차가 쌍용차와 관련된 어떠한 경쟁 입찰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고 BYD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외국계 은행들이 쌍용차에 대출을 시행하며 '마힌드라 지분 51% 유지' 조건을 단 데다 코로나19의 전세계적 확산으로 세계 자동차산업 업황이 좋지 않은 것이 투자자 찾기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1년 이내 만기 도래)은 3899억원으로, 이중 1668억원이 외국계은행에서 받은 대출이다.

JP모건이 899억원, BNP파리바가 470억원, 뱅크오브아베리카(BOA)가 299억원 등으로, 이들 외국계 금융기관 차입금에는 '마힌드라가 쌍용차 지분 51% 초과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지난 4월 당초 약속했던 2300억원의 투자를 철회한 이후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다.  쌍용차는 13분기 연속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내년 3월까지 쌍용차가 갚아야 할 대출금은 3890억원으로, 올해까지 갚아야 할 빚만 2540억원이다. 쌍용차는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부산 물류센터(263억원)와 서울 구로 서비스센터 부지(1800억원) 등 자산을 매각하고 임직원 인건비도 줄이는 등 자구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쌍용차는 1998년 IMF 외환위기 때 대우그룹에 넘어갔지만 대우그룹이 해체된 이후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어렵사리 중국 상하이자동차에 인수됐지만 기술 유출 논란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 갈등이 불거지는 등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 대주주가 된 마힌드라가 쌍용차 인수와 이후 유상증자로 투자한 금액을 합하면 7000억~8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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