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상임위원장 18석 모두를 포기하겠다”며 국회 복귀를 시사했다. 관례대로 야당 몫인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내놓지 않으면 모든 상임위원장을 포기하겠다는 말이다. 이는 177석 공룡 여당의 일방통행에 배수진을 친 것이라고 볼 수 있을 테다.

하지만 국회 개원 전부터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설훈 최고위원 등은 18석 상임위원장 전부를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는 거대 여당이 야당과 협치할 생각이 없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닐까. 또한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 종용 발언은 정부여당을 향한 검찰 수사의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래서 떠오른 나라가 있다. 국가의 모든 기구 위에 당이 있고, 그 당의 수뇌는 사법부의 그 어떤 판단도 받지 않는 나라, 투표라는 나름의 절차를 통해 3대가 세습을 하며 독재를 당연한 것인 듯 합법화한 나라, 다름 아닌 북한이다.

북한은 탈북민단체 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김여정 제1부부장이 연일 막말을 쏟아냈고, 급기야 지난 16일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버렸다. 김정은과 김여정, 그들의 나라에서는 조선노동당이 최고 국가 통치기구이며, 당의 수뇌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그 동생이 국가 위에 존재하는 이상한 나라다.

다시 우리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177석으로 압승한 건 분명한 사실이고 현실이다. 보기에 따라 정치적 밑밥이 있었지만, 그 결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국민의 선택이다. 더욱이 통합당 후보가 선거에서 보여준 막말 퍼레이드는 중도 표심이 민주당으로 달아나기에 딱 좋았고.

아무튼 국민들이 민주당을 압승으로 이끌었다고 해서 독주를 명하거나 허용한 게 아니다. 그건 누구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고. 그럼에도 민주당 내 일부 국회의원과 그 지지자들이 선거 결과를 지나치게 오용하는 것을 보면 불편하다 못해 북한이 떠오를 지경이다. 오죽했으면 이해찬 대표가 함구령을 내렸겠는가.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독선은 독주를 불러오고, 독주는 독재로 가는 지름길을 열어준다는 것을. 때문에 민주당은 공룡 여당이 된 지금이야 말로 더 심사숙고하고, 더 포용하고, 더 배려해야 한다. 자칫 민주당에 오만과 독선이 덧칠되는 순간 배는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은 더 이상 거대 여당의 과대한 독주를 원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민주당에 177석을 준 것은 주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되 야당과 함께 하라는 것이다. 결코 입맛에 맞지 않으면 통합당을 외면하고 혼자 달리란 게 아니다.

지금 우리는 분명 역사의 변곡점에 서 있다. 독재도 경험했고, 긴 세월 종북몰이(매카시즘)라는 덧에 갇혀 고통도 받았다. 이제는 이념이나 환상, 또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대한민국 100년을 설계해야 할 때다. 그것은 언제나 스스로 성찰하고 견제 받고 비판 받으며, 합리에 합리를 더할 수 있는 성숙한 리더십(권력)이 있을 때 가능한 것일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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