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차남 조현범 사장에게 지분 전량 넘겨...장남 조현식 부회장 반격시 경영권 분쟁
[내외뉴스통신]연성주 기자= 재계 43위 한국타이어그룹이 '형제의 난'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조양래 회장이 최근 차남인 조현범 사장에게 모든 지분을 매각하자 장남인 조현식 부회장측에서 반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조양래 한국테크놀로지그룹(옛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회장은 지난 26일 자신이 보유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전체(23.59%)를 둘째 아들인 조현범 한국테크놀로지 사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했다. 한국테크놀로지그룹은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다.
조 사장은 기존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아 매수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3000억원(주당 약 1만5000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 사장은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지분 19.31%에서 42.90%로 두 배 이상 늘어나면서 최대주주에 등극했다.
재계에서는 조 사장이 조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됐다고 보고 있다.
이번 거래로 그룹 경영권을 놓고 형제간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조 부회장의 지분은 19.32%로 조 사장과 비슷했다. 누나 조희원 씨는 10.82%를 보유하고 있다. 두 사람이 연합하면 동생에 대응해서 그룹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이 벌어질 수 있다.
조 부회장 측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방식으로 문제제기를 할 경우 한국타이어그룹은 한동안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게 된다.
조 회장이 형제간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이자 둘째 아들인 조 사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그룹은 그동안 조 부회장은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을, 조 사장은 한국테크놀로지그룹 COO(최고운영책임자)와 자회사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장을 맡아 형제 경영을 유지해왔다.
문제는 조 사장이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 사장은 반성한다는 의미로 지난 23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조 사장은 협력업체로부터 6억원가량을 받고 관계사 자금 2억63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1심에서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조 회장이 일단 조 사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승기를 굳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지만 조 부회장이 반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장남을 설득하지 못하면 경영권 분쟁이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이 기습적으로 보유 주식을 모두 조 사장에게 넘긴 것은 경영권 분쟁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많다. 조 사장이 지난해 11월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것을 계기로 형제간 다툼이 가시화되자 후계자를 확정했다는 설명이다.
오너 일가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주식을 들고 있는 국민연금(지분율 7.74%)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조 사장이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표 대결 시 조 사장을 지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적인 하자는 없지만 횡령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총수에게 그룹 경영권을 선뜻 맡기는 쪽에 표를 주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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