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급불균형에 전셋값 52주 연속 상승세…전문가 "당분간 상승세 이어질 듯"

[내외뉴스통신]연성주 기자= 6·17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지역에서 전세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전셋값이 52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강남아파트는 며칠새 3억원 가량 뛰어오르는 기현상을 빚고 있다. 

이는 정부의 잇단 규제로 임대물량은 줄어드는데 반해 수요는 계속 늘어나는 수급불균형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과 경기의 평균 전셋값은 52주 연속으로 상승했다.

서초구(0.19%), 강남·송파구(0.11%) 등 강남 4구 지역은 전세 전환과 청약 대기수요 등의 영향으로 전세 물량이 부족한 가운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마포구(0.12%), 노원구(0.11%), 강북구(0.08%) 등도 전셋값이 뛰었다.

서울 곳곳에서 전셋값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지역에서는 매물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 엘스 아파트 전용 84㎡ 대책 발표 직후부터 전셋값 상승 폭을 키우더니 지난 25일 11억2000만원(5층)에 전세 계약됐다.

이는 같은 면적, 비슷한 층(4층)의 전세 매물이 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 16일 9억원에 나간 것과 비교하면 열흘도 지나지 않아 무려 2억2000만원 상승한 것이다.

인근 리센츠 아파트 역시 같은 면적의 전세 매물이 최대 12억5000만원에 나와있다. 9억원 선이었던 이달 초와 비교하면 3억5000만원 급등했다.

강남구 대치동의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94㎡는 이달 초에 비해 1억원 이상 상승했다.

동작구 상도동 힐스테이트상도센트럴파크 전용면적 84㎡가 최근 8억35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달까지 전셋값은 7억원 수준이었는데, 6·17 대책 이후 1억원 넘게 오른 것이다.

전셋값 상승 분위기는 서울을 넘어 경기 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전셋값 상승 폭도 가파르다.

분당 이매동 청구아파트 전용 59.92㎡의 전셋값은 지난달 30일 4억4000만원(4층)에서 이달 20일 5억7000만원(9층)으로 뛰었다. 6·17 대책 발표 전후로 한 달도 안 된 사이에 가격이 1억3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초저금리 기조 속에 보유세 부담을 느낀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하는 움직임도 꾸준하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A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전세 물건이 귀해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세 보증금을 올리는 대신, 월세로 몇십만원 더 받는 식으로 계약을 연장하는 경우도 많다"고 전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회사원 김 모씨는 "집주인이 보증금을 현재 4억원에서 5억원으로 올려주거나, 보증금을 그대로 두고 월 30만원에 반전세로 돌리자고 제안했다"며 "목돈 1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다시 전세자금 대출을 받고 복잡한 절차를 밟는 것보다 매달 30만원씩 더 지불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전셋값 상승은 수급불균형 때문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전세시장의 수급불균형은 갈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지고 코로나19에 따른 실물경기 침체 등으로 집값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매매를 미루는 수요와 청약대기 수요까지 전세시장으로 몰리면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전세 매물부족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KB국민은행의 주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173.1로 지난달 평균인 158.1에 비해 크게 올랐다. 이 지수가 100을 넘을수록 전세수급이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내년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전세물건도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지역 분양 예정 아파트는 총 2만3217가구로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 2022년에는 1만3000가구로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전셋값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잇단 규제와 코로나19 등으로 매매시장의 약세가 임대시장의 수요를 유지시키고 있다"며 "시세차익을 노리는 청약대기 수요가 임대시장에 머무르는 것도 전셋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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