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를 또 고소한 권영진 대구시장

[대구=내외뉴스통신] 김도형 기자 = 지난 4월 13일, 대구MBC 이태우 취재부장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또는 모독죄로 고소한 바 있는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이 최근 이태우 부장을 다시 같은 혐의로 고소하자 대구경실련이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구경실련 성명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앞서 대구MBC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MBC 이태우 부장을 다시 고발한 이유는 정상적 보도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비방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지속적으로 보도하여 자신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목한 기사는 대구MBC라디오 뉴스대행진의 3월19일, 3월23일, 3월25일, 3월26일, 4월14일 기사 등 5건인데, 모두 진행자인 이태우 부장의 논평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이 중 3월 19일 보도는 권영진 대구시장의 기자 브리핑 태도를 비판한 기사인데 ‘권영진 대구시장이 브리핑에서 기자 질문에 냉소의 웃음을 짓는 것을 보았다’는 이태우 부장의 발언이 문제가 되었다. ‘당시 사정의 긴박성을 참작하거나 화면으로 보아도, 기자에게 냉소의 웃음을 지을 상황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이는 명백히 허위의 보도라는 것이 권영진 대구시장의 주장이다. 하지만 ’냉소의 웃음‘ 여부는 시각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것으로 허위사실 여부를 다툴만한 사안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법정에서 이를 다툰다는 것 자체가 민망한 일일 수도 있다.

이외의 4건의 보도는 모두 대구시의 긴급생계자금 관련 발언인데 지급시기와 대구광역시의회 추경안 심의과정에서 나타난 권영진 시장의 태도에 대한 비판으로 이 시기 권영진 시장과 대구시에 대한 일반적인 비판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 중 ‘권영진 대구시장은 2년 전 시장선기 때 유세를 하다 이른바 장풍을 맞고 쓰러져 꼬리뼈를 다쳤으며, 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라고 했습니다’는 발언은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장풍을 맞고 쓰러졌다’는 말은 시중에서 널리 회자되었던 말이고 이태우 부장의 논평 성격의 발언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를 허위사실 보도로 규정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적한 보도는 모두 권영진 시장의 입장에서는 부당하고 불편한 보도일 수는 있지만 허위사실보도라고 하는 것은 권시장의 무리한 주장인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고소장에서 ‘허위사실을 적시하는 대구mbc 뉴스대행진으로 인하여 대구시장인 자신의 품성, 덕행, 명예, 신용 등 세상으로부터 받는 객관적인 평가가 심각하게 훼손되었고’, ‘대구시정 운영에 있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사실은 물론 일반적인 상식에도 반하는 일방적인 주장일 뿐만 아니라 대구시민의 명예를 훼손하는 주장이기도 하다. 권시장의 주장에 따르면 대구시민은 비방 목적의 허위사실 보도를 구분하지 못하고, 허위사실 보도에 휘둘려 대구시를 불신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는 대규모 감염 사태와 이에 따른 논란 등으로 자존감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정부와 대구시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해가고 있는 대구시민의 노력을 폄훼하는 일이기도 하다.

비방 목적의 허위사실 보도로 피해를 당한 시민이나 기관이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문제 삼을만한 일은 아니다. 이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구시도 마찬가지이다. 비방 목적의 허위사실 보도에 대한 응징은 현재의 언론환경에서는 필요한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언론보도에 대한 대구시장의 소송은 아주 신중 하고, 정당해야 한다. 대구시장이라는 직위가 가진 권력과 영향력의 크기와 대구시민의 대표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평판이 그 지역, 시민에 대한 평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실련이 권영진 대구시장의 이태우 부장에 대한 고소와 관련하여 특히 주목한 것은 이태우 부장이 진행한 대구MBC라디오 뉴스대행진의 허위사실 보도로 인해 ‘대구시정 운영에 있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는 권영진 대구시장이 생각하고 있고 자신과 대구시의 피해를 강조하기 위한 주장이겠지만 대구시정에 대한 시민의 불신 정도를 직접 거론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구시는 물론 지역사회의 위기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주장한 것과 같이 ‘시정 운영에 있어서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하기도 어려운 처지에 이르렀다’면 대구시정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권영진 대구시장과 대구시에 대한 시민의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불신의 원인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시민이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해야 한다. 그런데도 권영진 대구시장은 자신과 대구시정에 대한 시민의 불신의 책임을 대구MBC프로그램과 진행자에게 돌리고 ‘대구형 협치’가 거론되던 시기에 이태우 부장을 다시 고소하였다. 이는 대구시정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구경실련은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대구MBC에 대한 민사소송과 이태우 부장에 대한 고소를 취하할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하게 요청한다.

2020년 7월 2일

대구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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