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중심지 영등동, 제1공단 근처에는 '청아'라는 이름을 가진 5층 아파트 1개동이 서 있다. 이 아파트를 보면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왜 이름이 청아일까? 청초하고 아름다운 여성들이 산다고 청아일까? 하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이 예쁜 상상은 시청 담당직원의 한마디에 산산 조각났다. 청아의 뜻은 근로청소년아파트의 줄임말로 전국적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이 아파트는 지난 1985년 지역 직장미혼여성의 주거환경개선과 생활안정을 위해 익산시가 준공했다. 임대기간은 2년이지만 입주자가 원하면 2회까지 연장할 수 있어 총 6년간 거주할 수 있다. 새로 입주를 희망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계속 임대가 가능하다. 서울이나 다른 지역과 다르게 나이제한이나 소득 기준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밥 한 끼 가격도 안 되는 임대료는 치솟는 물가도 비켜가 1997년 책정이후 13년간 그대로다. 전기세와 수도세, 공공운영비 등을 합해도 월 평균 3만5천원을 유지한다.

성인의 나이를 훌쩍 넘은 28년 된 아파트 치고는 나름 깔끔한 내·외관을 가진 것은 시에서 창호, 보일러, 배관, 싱크대 교체 등 주거환경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몇 년 전부터는 금남의 집인 것을 감안해 자체적으로 야간경비원을 고용,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특이하게 계단식에 각 층마다 4개 가구가 모여 있다. 13평 아파트는 주방과 큰방, 작은방, 베란다, 욕실을 갖추고 있다. 베란다에 서면 익산 영등동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자랑이다.

총 100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이곳에는 현재 76세대 84명이 생활하고 있다. 한 가구당 각 2인씩 사는 것이 기존 방침이지만 최근 1인 1가구가 주로 살고 있다. 아파트는 제1공단과 함께 흥망성쇠를 겪고 있다. 공단의 업체가 중국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이곳에는 한 가구에 4∼5명이 함께 살았다. 입주를 원하는 대기자도 줄을 섰었다. 2000년대 들어서 업체들의 이전과 공단의 쇠퇴로 3년 전까지 120명이던 입주자가 2년 전부터 눈에 띄게 줄었다.

그 인기가 예전 같지 않지만 청아아파트는 아직도 주머니가 가벼운 미혼직장여성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다. 28년간 여성들은 이곳에서 자신을 위해 혹은 가족을 위해 알뜰살뜰 삶을 가꿔왔다. 오래되고 다소 낡은 공간이지만 지금도 나은 미래를 꿈꾸는 여성에게 더 없이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주고 있다. 그래서 이 아파트는 낡았지만 생기가 있고 여전히 사람의 온기를 간직하고 있다.

이런 청아아파트가 새 입주자를 기다리고 있다. 참여 희망자는 입주신청서, 추천서, 입주계약서, 재직증명서, 입주 예외신청서 등을 함께 첨부해 근로청소년임대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접수 하면 된다. 자세한 사항은 전화(859-5895)로 문의하면 된다.

(내외뉴스통신 =박정묵 기자)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90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