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교육지원청 관내 학교 “최저임금법 위반과 노동인권 침해 사례도..”

[내외뉴스통신] 이희선 기자 =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전남 화순의 한 배움터지킴이의 동의를 얻어 노동인권 실태를 일부 공개하기로 결정하였다고 23일 밝혔다.

전국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는 등하교 교통안전관리와 일과 중 학생 안전 지도를 위해 배움터지킴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봉사를 명분으로 배움터지킴이에게 가혹한 노동조건을 정당화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전남 화순교육지원청 관내 화순○○초등학교에 10여 년 간 근무한 배움터지킴이 이△△의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자원봉사활동 형태의 학생보호인력’이 아닌 ‘근로계약을 체결한 학생보호인력’으로 학교장과 계약을 체결하였다. 하지만, 하루8시간 근무 시 일당38,000원(2019년 기준)을 기본급으로 제공하며 최저임금법을 위반하였고, 상여금·각종 수당·복리후생적 급여·특별 근무수당·초과근무수당·연차휴가보상비·퇴직금은 제외하는 등은 열악한 처우를 제공하였다.

노동인권 침해 사례도 빈번하였다. 화순○○초등학교 배움터지킴이의 활동 일지에 따르면, 교장관사 등 제초작업 및 가지치기, 농구골대 등 페인트 작업, 유치원 새장 등 보수작업, 교실 에어컨 등 청소, 무거운 짐 운반 등 학교 내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노역을 해온 것 확인되었다.

위 활동 일지에 명시된 내용 외에도 이△△씨는 택배 관리, 등기우편 수령 등 근로계약에 명시하지 않은 업무를 하였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해 차량 통행로 및 보행자 통로 통제, 공무상 차량 및 출입자 발열체크 및 마스크 착용 확인, 외부인 전면 통제 등 배움터지킴이의 업무가 강화되거나 추가되는 등 업무 과중 및 잦은 스트레스로 인해 최근 10여 년간 일해 온 학교를 퇴사하였다.

배움터지킴이 이△△씨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봉사하는 보람 있는 일이라는 사명감’과 ‘요즘 같은 취업불안 시대에 어렵게 얻은 일자리’라는 자기 위안으로 성실하게 활동해 왔다. 그런데, 고된 일에 비해 보수가 낮고 복지 혜택도 열악해서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무살당하여, 최근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최저임금법 등 위반혐의로 고소장 접수 및 조사받은 상태이다.

전국적으로 보면 서울의 경우 초등학교와 특수학교는 월 급여(약 180만원)를 받고 있고, 중·고등학교도 정규직 전환(근로계약을 체결한 학생보호인력)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거세지는 상황이다. 또한, 강원도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서 월 급여를 받고 있으며 급식비(월13만원), 명절휴가보전금(연100만원), 연차 유급휴가, 퇴직금 등의 노동조건을 보장하고 있다.

이처럼 각 시·도별 편차가 있는 상황인데, 충남의 경우 하루 평균 3시간 근무에 28,000원, 광주는 1일 6시간 근무에 35,000원 등 근무시간 대비 수당을 비교해 보면 자원봉사활동 형태의 학생보호인력의 경우 매우 열악한 노동조건 상황임을 알 수 있다.

배움터지킴이 제도의 초창기에는 주로 교내 순찰 위주로 교내폭력 예방 활동을 담당해 왔다. 그런데, 요즘 대부분의 학교 현장에서는 주 출입구에 관리초소를 만들어 배움터지킴이를 상주하도록 하고, 학교 내 외부인 출입 관리 및 통제, CCTV 상시 모니터링, 등·하교 지도 및 교통안전 지도, 취약시간·지역 교내 및 교외 순회지도 등 학교장이 명하는 학교 안전 관련 제반 업무까지 맡고 있다.

또한, 제도 시행 초반에는 배움터지킴이들이 자율적으로 활동하도록 존중된 것과 달리, 최근에는 노무관리가 매우 엄격해지고 있다.

이처럼 배움터지킴이의 업무와 책임을 이를 통제하는 힘은 더욱 엄격하게 정비되고 있으면서, 이들의 노동조건을 보장하고, 정당한 대가를 치를 책임은 봉사라는 이름으로 미루고 있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봉사라는 이름으로 양보를 강요하는 부조리에서 벗어나 배움터지킴이를 ‘근로 계약을 체결한 학생보호인력’으로 규정할 것을 교육당국에 촉구하는 바이다.

더불어, 배움터지킴이의 근무시간과 책임에 걸맞은 노동조건이 보장할 수 있도록 상시 근로감독하고, 이△△ 등 배움터지킴이 노동자가 최저임금 수준 이상 급여 보장 등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철저한 조사를 할 것을 광주지방고용노동청에 촉구했다.

뉴스에듀신문은 23일 오후 화순교육지원청 측에 사실확인을 위해 배움터지킴이에게 교장관사 등 제초작업 및 가지치기, 유치원 새장 등 보수작업 등 가혹한 노동인권 침해 관련 반론권을 요청했으나 담당자에게 전달해 준다고 답하고 현재까지 연락이 없는 상태다.

<본 기사는 nEn 뉴스에듀신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aha080@gmail.com

내외뉴스통신, NBNNEWS

기사 URL : http://www.nb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09500

저작권자 © 내외뉴스통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