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뉴스통신] 김윤석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여러분의 디지털 생활은 여전히 안녕하십니까? 전 지구적으로 인간 생활의 전반에 걸쳐 커다란 타격을 안겨준 코로나19 사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그 끝을 가늠할 수조차 없다. 코로나19는 인류가 이제껏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것들을 경험하게 만들었고, 결국은 인터넷과 정보통신 혁명,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의 기본 플랫폼 등에 기초한 초융합과 초연결이라는 전 지구적 글로벌리즘을 순식간에 무너뜨리는 초유의 사태를 만들기에 이르렀다. 공항과 항만의 폐쇄에 이어 대륙 간의 국경봉쇄까지 사람들의 왕래는 물론 물류의 이동마저 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상태가 이를 잘 증명하고 있다.

이로 말미암아 코로나19는 우리들 일상에서 쉽게 접하게 된 언택트(untact)와 온택트(ontact)라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 콘택트(Digital Contact) 문화를 확산시키기에 이르렀다. 이와 더불어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했던 이른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은 이미 끝났다’처럼, 비록 코로나 이후가 될지라도 우리는 결코 코로나 이전의 생활로 다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비극적인 전망을 목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곧 새로운 기준(표준), 즉 새로운 일상의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개념의 탄생을 부추겼고, 인류 공동체는 이제껏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기준에 대한 개념과 그에 따른 새로운 일상의 진행상황을 엉거주춤하게 받아들여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 나아가 코로나19 사태는 산업계 전반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는데, 재택근무와 원격수업 등 온라인 이용이 늘면서 디지털 중심의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발전 속도에도 잰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맞물려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넷플릭스, 테슬라, 줌 등 대표적인 글로벌 ICT 기업들의 가치는 고공행진중이며 전통적인 산업분야도 온라인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계의 입장은 결국 각 나라로 하여금 ICT 기반의 언택트 문화 확산이 가져오게 된 디지털 전환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우리 정부도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개최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ICT 산업 미래전략포럼'에서 급변하는 산업 현황과 이에 대한 시사점이 논의되기에 이르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ICT 기업은 물론 전통적 산업 분야에 속하는 기업이라 할지라도 온라인 비대면 상품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해야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한 것이다. 그런 연유로 기업들이 가장 먼저 선택해야 할 전략으로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추동하는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꼽혔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개념은 소위 인터넷 혁명 시대라고 불렸던 1990년대에 처음 등장했는데, 사회 전반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전통적인 사회 구조를 혁신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은 제한된 분야에 적용되는 단순한 기술 혁신과 달리, 기업 경영 전반에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또한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킨다는 특징이 있었다.

디지털 전환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몇 단계의 진화를 거쳐서 진행되었는데, 1990년대 말에 본격적으로 인터넷이 도입되면서 서버, 네트워크와 같은 디지털 인프라가 구축되었다. 이어서 2000년대 초반에는 이미 구축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e-커머스 시장 활성화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또한 인터넷 보급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전자상거래의 비중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고, 이에 따라 기업들은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디지털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되었다. 2010년대 초반에는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솔루션과 블록체인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 플랫폼의 등장으로 정점에 이르게 되었는데, 기업들이 디지털화(digitization) 과정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시작한 것과도 맞물려 있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코로나19사태로 인한 디지털 콘택트 기술의 수요 증가와 함께 점점 더 가속화하고 있다.

이 같은 개념의 디지털 전환은 IDC나 IBM 등이 정의한바 있는데, 모바일,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3D 프린터, 로봇 등과 같은 디지털 신기술로 촉발되는 경영 환경상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함이 가장 우선적이라 할 수 있고, 이러한 디지털과 물리적인 요소들을 통합시킴으로서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에 변화를 유도하여 산업에 새로운 방향을 정립하는 것이었다. 코로나19와 함께 글로벌 산업계는 디지털 전환에 올인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시대와 맞물려 있는 이 시기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강박으로 인해 디지털 전환은 기업생존의 필수 전략이 되어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디지털 전환은 기본적으로 기존 정보통신기술을 포함하는 최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거나, 기존의 산업현장에 디지털 요소(Digital Component)를 결합하여 적용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경우 디지털화 된 데이터를 인터넷 망을 통해 객체 간 상호 연결함으로써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이 가능하고 혁신 생태계의 변화를 창출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더 나아가 디지털 전환의 흐름은 좀 더 폭넓게 디지털 문화의 등장에도 한 몫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디지털 문화의 핵심가치는 독특한 몇 가지의 특징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우선 지리적인 근접성을 초월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물리적 경계가 없으며, 사회적, 경제적, 인종등과 같은 어떤 계층이나 분리를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디지털 문화는 컴퓨팅 장치나 인터넷 연결을 통해 액세스 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개방된 가상 문화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지금 디지털 전환을 해야 하고 또 서둘러야 할까? 그 이유 중의 하나로 오늘날의 기업 경영자에게 디지털 전환은 최우선적인 과제 중 하나로 떠올랐다는 사실을 들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미래 기업 활동’을 주제로 한 연구 기관이 진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 기업의 96%는 “디지털 전환이 중요하다”고 답했고, 88%는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85%는 “향후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2년 이내에 디지털 전환 작업을 상당 수준으로 진전시켜야 한다”고 답했다는 사실이 주는 의미는 실로 크다.

또 하나의 이유는 크게 보아 지금 현재 한창 진행중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들 수 있다. 즉,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의 혁신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에 이르렀고 접근 가능성 또한 용이하여 경제적인 대안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들을 활용하여 소위 디지털 리더들은 생산성 향상과 시장에서의 경쟁 우위를 확보해가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디지털 전환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매김 되어가고 있다. 이와 같은 4차 산업혁명의 기본 플랫폼은 디지털 전환의 실현을 앞당기는 기폭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더 나아가 좀 더 현실적인 이유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이전에는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국가 간의 이동 제한이나 새로운 기준이라는 뉴 노멀, 비대면과 온택트에 기반한 디지털 컨택트로 이어지는 산업생태계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디지털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 버렸다. 왜냐하면 기업 내에서도 디지털 역량의 강화는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의 즉응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라도 더욱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전환을 서두르는 기업의 입장에서 경계해야할 것은 디지털 전환이 결코 만능이 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많은 데이터를 동반한 시장의 확장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의 플랫폼이 융합되면서 매일같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지속적인 과정이라고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로의 전환이 가능하려면, 기업의 전략적 의사 결정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나, 제품 또는 서비스의 구현에도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며, 기존의 고객과 미래의 고객과의 보다 세세하고 촘촘한 연결 등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디지털 전환과 관련된 모든 이들이 주지해야 할 사실이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마인셋과 전략의 개념에 대한 이해도 없이 기술적인 구현에만 온통 매달리는 우를 범하는 경우가 될 것이란 점에 한 점의 의혹도 없다.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 대학원 졸업(석사)
미국 Oregon State University 전기공학과 대학원 졸업(박사)
(현)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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