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도록 봉사했는데...

[내외뉴스통신] 김경의 기자 

지난 22일 저녁, 한 성도의 비보를 접했다. 사인은 과로사로 추정됐다.

그는 개신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의 직원으로, 21일 열린 교단의 첫 온라인 정기총회를 위해 전산 업무를 총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 통합에 따르면 이 직원 50대 A씨는 22일 정오 서울 종로구 한 호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총회 다음날 업무 준비를 위해 투숙한 호텔에서 생을 마감한 것이다. 교단 측은 경찰을 통해 끝내 출근하지 못한 A씨의 사망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단 측은 경찰 조사에서 자살이나 타살 관련이 없는 것으로 파악돼 과로사로 추측하고 있다며, 순직자 예우와 함께 산재 절차를 밟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 전했다. 

하지만 교단 측의 애도에도 이 성도의 죽음은 왠지모를 씁쓸함을 남긴다. 중압감과 피로에 짓눌렸을 그는 과연 행복했을까. 맡은 업무에 온힘을 다하며 일했을텐데 신앙인으로서의 보람과 가치는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득 필자가 교회에 다니던 학창시절을 떠올려본다. 참으로 교회에는 자신보다 교회 공동체를 위해 기꺼이 봉사로 헌신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이들은 대체로 혼자 일했다. 특히 남들이 알아차리긴 힘들지만 교회에 꼭 필요한 궃은 일들은 묵묵히 일하는 한사람 한사람의 몫이었다. A씨 역시 그러한 한 사람은 아니었을까. 과중한 업무로 지쳐 쓰러진 그를 일으켜줄 지체 한명이 그 옆에 없었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한국에서 신앙 공동체인 교회에서는 봉사로 거의 모든 일들이 이뤄진다. 설령 급여를 받는 직원일지라도 그 이전에는 한 교회의 성도이기에, 교회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고자하는 마음이 없다면 관련 일을 하기도 어렵다. 교회에서 극소수가 막중한 일을 도맡게되는 이유를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직원이기 전에 한 교회의 거룩한 성도였던 그가 천국에 가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 피곤하도록 봉사했는데 무효한 것이 된다면 그 허탈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다. 일만 하다가 죽음에 이른 성도에 대해 하나님도 그 고인의 영혼도 애석한 마음이진 않을지 생각해보면서, 교단의 책임도 가볍지만은 않을 거라고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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