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장혜린 기자

'24시간이 모자라 ♪'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하루라지만 정종섭(49) 씨의 하루는 노래 가사처럼 특별하다.

모두가 잠든 시간, 신문보급소로 출근한 종섭 씨, 능숙한 솜씨로 신문을 분류하는 그는 37년 차 신문 배달의 달인이다.

# 쉬는 법을 모르는 열정 만수르

모두가 잠든 새벽, 칠흑 같은 어둠 속 홀로 불을 밝히는 작은 건물, 그리고 그 안에서 분주히 움직이는 정종섭(49) 씨가 있다.

능숙한 솜씨로 전국 각지에서 온 신문을 분류해 오토바이에 싣고, 어둠을 뚫고 신속, 정확하게 배달하는 그는 신문 배달의 달인이다.

동이 틀 때쯤에야 끝난 신문 배달, 이제 집으로 가는가 싶은데...그가 향한 곳은 한 가게.

사실 종섭 씬 4달 전 새로 돈가스 가게를 연 어엿한 사장님이다.

겨우 3시간 남짓 눈 붙이고, 고기 손질부터 튀김, 소스까지 척척 해내는 종섭 씨는 책, 인터넷, TV를 싹 뒤져 돈가스의 모든 것을 독학한 말 그대로 "한다면 하는" 독한 남자다.

그뿐만 아니다. 쉴 틈 없이 일하면서도 틈날 때마다 자녀들과 친구처럼 놀아주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열정 만수르다.

# 알고 보면, 암 환자

배곯는 날이 허다할 정도로 지독하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한 채 종섭 씨는 봉제공장 공원, 중국집 배달부 등을 하며 가난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려 죽어라 발버둥쳤다.

돈이 조금 모이자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고 운동 실력을 살려 경호회사를 차렸고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동업자의 배신으로 한순간 회사는 부도가 났고, 좌절감에 술에 젖어 거리 잠을 잤더란다.

그러나 절망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라고 했던가.

마음을 다잡기 위해 우연히 찾은 교회에서 평생의 버팀목을 만났다.

천사 같은 아내 김경애(49) 씨에게 한눈에 반해 가족을 이루었다.

그리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똑순이 딸 하은(15), 지적 발달은 조금 더디지만 부부의 비타민 노릇을 톡톡히 하는 아들 하늘(13)을 낳고 가난만은 물려주기 싫어서 무일푼 맨손으로 호떡 장수, 두부 장수, 야쿠르트 배달, 생선냉동창고일까지...

궂은일, 험한 일 가리지 않은 결과, 오늘의 돈가스 가게를 일궜다.

이제 좀 편하려나 싶었던 이때, 종섭 씨에게 한 번 더 시련이 찾아왔다.

작년 말 위암 진단을 받고 위의 2/3를 제거하는 대수술을 한 것.

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수시로 보충제를 먹는 종섭 씬 회복에만 전념해도 모자란 데 또 밤에는 신문 배달을 하며 열심히 달린다.

지켜보는 가족들의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건 모른 채...

# "가난해져도 괜찮아. 당신이 더 소중해"

가족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어 밤낮으로 일만 하는 종섭 씨.

그러나 살인적인 무리한 이중생활은 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지치게 만들고 있다.

지금껏 너무 바쁘게 살아왔기 때문에 정작 내 옆을 묵묵히 지켜준 아내의 마음을 살피지 못했고,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이들의 시간을 함께 채워주지 못했다.

'우리 지금 행복한가?' 아내가 묻는다.

'아빠 때문에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이 싫어요' 아이들이 말한다.

신문 배달을 하는 것도, 돈가스 가게를 열기로 선택한 것도 모두 다 가족을 위한 결정이었는데 그것이 행복이 아니라고?

종섭 씨,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열 번 넘어져도 열한 번 일어나는 오뚝이 같은 인간의 강인한 의지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사랑하고 살아가는 다양한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며 종섭 씨네 일상을 따라가 본다.

1부 줄거리(9월 21일 방송) 

지난해 위암 수술을 받은 정종섭 씨와 다리가 불편한 김경애 씨는 동갑내기 부부.

넉 달 전 돈가스 가게를 차려 열심히 살아간다.

어린 시절의 가난을 가족들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밤에는 신문 배달까지 하는 종섭 씨.

하루를 이틀처럼 살아온 지도 벌써 15년이 훌쩍 넘었다.

가족들의 걱정어린 눈초리를 뒤로하고 잠든 지 겨우 1시간 만에 신문을 배달하러 가는 종섭 씨, 갑자기, 오토바이가 넘어진다!

2부 줄거리(9월 22일 방송)

아이들 등교부터 용돈까지...  

경애 씨의 아침도 종섭 씨 못지않게 바쁘고 정신없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게에 손님은 점점 줄고, 앉아서 걱정만 할 수 없는 부부는 머리를 맞대 신메뉴 개발에 힘쓴다.

또 찾아온 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신문 배달에 나선 종섭 씨 오늘따라 거친 숨을 내뱉는데 컨디션이 심상치 않다!

3부 줄거리(9월 23일 방송) 

가게 일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하은이도 자신의 몫을 찾아 가족을 돕는다.

동생 하늘이의 공부와 식사까지... 어느새 철이 다 들었다.

오랜만에 소풍에 나선 종섭 씨네 가족...김밥도 싸고, 돗자리도 챙겨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대화 중 하은이가 나중에는 혼자 바다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하자, 갑자기 종섭 씨의 얼굴이 굳는다!

4부 줄거리(9월 24일 방송)

돈가스 소스를 만들다 조는 종섭 씨.

온종일 피로와 사투하는 남편을 보니 경애 씨, 마음이 아프고 짠하다.

종섭 씬 지금껏 가난과 암 투병을 함께 버텨준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담아 직접 요리를 해 주고...

태풍 특보가 있던 어느 날, 가족들의 걱정을 뒤로 하고 신문 배달에 나선 종섭 씨. 과연 배달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5부 줄거리(9월 25일 방송) 

궂은 날씨에도 신문 배달을 마친 남편에게 경애 씨는 특별 요리로 마음을 전한다.

종섭 씬 동생과 아버지 산소를 찾아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며칠 후, 6년 만에 여행을 떠나는 가족.

바다로 향하는 차 안은 어색하기만 한데...가슴 속에 어떤 추억을 담아오게 될까?

연출 :  손석범

글 :  이혜선

촬영 :  임한섭

조연출 :  강선영

취재작가 :  박현수

 

hrjang@nb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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