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장혜린 기자

# 워따, 태풍이 또 온다고?! 유난히 독한 2020 가을맞이~

전라남도 무안의 드넓은 황토밭. 가을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곳에서 아버지와 5만 평 농사를 짓는 귀농 8년 차 청년농부 박주안(35) 씨. 

요즘처럼 바쁜 때엔 매일 새벽 다섯 시면 일어나 찬 이슬을 맞으며 길을 나서는데...

아무리해도 적응 안 되는 게, 바로 새벽기상이다. 

그에게 적응이 안 되는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바로 예측할 수 없는 자연재해.

올해는 모두에게 고된 해였다고는 하지만, 농부에겐 유독 가혹했다. 

유례없이 길었던 장마 끝에 찾아온 불청객, 태풍. 한 번도 아닌 세 번의 태풍으로 주안 씨의 밭에도 위기가 찾아왔다. 

이럴 때 가장 의지가 되는 사람은 농부 경력 30년이 넘는 아버지 박귀순(62)씨다. 

"넘어간 벼를 잡고 서 있을 수도 없고 어쩔 것이여."

아버지는 속상한 마음이 들지만, 아들에게는 마음을 비우라며 토닥인다.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던 시절부터 고교 시절, 지역 대회 메달을 휩쓸고 대학에서 태권도를 전공했던 주안씨는 군 제대 후 태권도 사범으로 취직을 하며 부푼 꿈을 안고 고향을 떠나 안산으로 향했다.

하지만 도장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한겨울 찬물 샤워도 감수하면서도 손에 쥔 월급은 고작 20여만 원이었다. 생활고에 시달리며 버티고, 버텼지만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그는 다시 고향인 무안으로 돌아와 귀농을 결심했다.

어쩔 수 없이 돌아왔지만 고된 농사만은 피하고 싶었다는데.

그렇게 직장생활을 하며 지금의 아내를 만나 가정도 꾸렸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병환으로 힘에 부쳐하는 어머니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주안 씨, 결국 가업을 잇겠단 큰 결단을 내리게 되었다는데...

# 황토밭의 만능재주꾼, 그의 진짜 꿈은?

그렇게 시작된 농부의 삶. 초짜 농부가 배울 것들은 산더미였는데...

진짜 농부로 살려면 뭐든 다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라 스프링클러 수리부터 용접까지 섭렵한 주안 씨.

유난히 가물었던 몇 해 전,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까지 했더니 주안 씬 점점 할 수 있는 게 많아졌단다.

이젠 어떻게 하면 좀 더 효율적으로 농사를 지을까, 고민하다 무인항공기로 농약을 뿌리는 일까지 배워볼까 싶다는데~ 

어머니 요청이면 평상도 뚝딱, 창고도 직접 지을 만큼 재주가 많아 찾는 사람도 많은 주안 씨를 요즘 더 바쁘게 하는 일이 있으니, 바로 인터넷 방송이다.

그가 처음 올렸던 영상은 그저 재미로 찍은 아이들 식사 장면이었다. 

그러다 점점 인터넷 방송의 재미에 빠지게 된 주안 씨는 잠자는 시간을 쪼개 독학으로 편집이며 촬영 기술을 익혀 농사 영상을 올렸단다.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독자가 늘지 않자 주안 씬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는데.

틈틈이 출전했던 지역 노래대회에서 상을 거머쥐었을 만큼 노래엔 자신이 있던 주안 씨. 

트로트를 불러 올렸는데. 영 반응이 신통치 않자, 아이디어를 하나 냈다. 

바로 전라도 사투리로 개사한 트로트 영상.

트로트 가수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를 전라도 사투리로 부른 영상은 사십만 뷰를 돌파했고 덕분에 늘지 않던 구독자 수도 쭉쭉 늘어났다.

어떤 일이든 대충은 없는 그는 농사도, 아르바이트도, 크리에이터 활동도 무엇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아 24시간이 모자라졌는데~

갈수록 더 바빠지는 남편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아내 주영 씨와 아빠와 노는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8살, 5살 두 아들은 주안 씨가 늘 그립기도, 야속하기도 하다는데... 

그가 이렇게까지 사는 이유는, 아내와 두 아들에게 당당한 가장의 모습을 보기여주기 위해서다. 

그런 주안 씨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는 가족도 일단 섭섭한 마음 접어두고 주안 씨를 응원해주기로 했단다.

# 주안 씨의 쨍하고 해 뜰 날, 돌아온단다! ♪

가을 초입에 접어들며 더욱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주안 씨. 

도청에서 주관하는 전라남도 크리에이터 1기로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예방 캠페인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추석맞이 농수산물 판매 진행까지 맡으며 주안 씨는 전라도민들 사이에서 이미 유명인사가 됐다. 

하지만 본업은 농부이기에 이것저것 활동을 하면서도 자신을 대신해서 농사를 지어주는 아버지에게 항상 감사하면서도 죄스러운 마음인데.

뒤에서 묵묵히 도와주고, 응원해주는 부모님께 보답하기 위해서 주안 씨는 어제보다 오늘 더 노력하는 중이다.

부모님의 아들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무안의 청년 농부 주안 씨는 인생의 정점이 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는데.

태풍 때문에 양배추 밭에 물이 고여도, 비료 뿌리는 아르바이트가 힘에 부쳐도 “언젠가는 좋은 날이 있지 않겠습니까?”라며 맑은 날이 곧 올 거라 믿는 주안 씨.

자기만의 쨍하고 해 뜰 날을 기다리며 ‘아버지’ 이름의 무게를 당당히 짊어진 주안 씬 오늘도 삽을 들고, 마이크를 쥐며 쉴 틈 없이 살아간다!

내 인생 해 뜰 날을 위해! 

1부 줄거리(9월 28일 방송)

전라남도 무안군, 농사를 지으며 전라도 사투리로 트로트를 부르는 청년 농부 박주안(35) 씨.

거센 태풍으로부터 논밭을 지키는 주안 씨와 그의 아버지 박귀순(62) 씨.

태풍이 지나간 밭에는 물이 고여 삽으로 퍼내야 하는데...

전라남도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주안 씨는 도청에서의 미팅으로 바쁘다.

그런 아들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귀순 씨.

마음이 불편한 주안 씨는 뒤늦게라도 아버지를 돕는다.

며칠 후, 태풍이 또 온다는 소식에 주안 씨는 며칠 전 심은 양배추 모종이 걱정되어 밭을 둘러보는데.

이번 태풍은 심상치 않다!

2부 줄거리(9월 29일 방송)

태풍이 한바탕 지나가고 양배추 모종을 심기 위해 모인 주안 씨와 부모님, 일사천리로 척척 일해나가지만...무슨 일인지 호스가 터져 물이 새고 있다.

하지만 주안 씨는 터진 호스도 뚝딱 고쳐낸다.

퇴비 뿌리는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가족과의 약속에 늦은 주안 씨.

주안 씨와 아내 그리고 두 아들은 어디론가 급하게 길을 나서는데...

3부 줄거리(9월 30일 방송)

새벽부터 양파 저장 창고에 가보는 주안 씨, 양파 상태 점검부터 온도 점검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살핀다.

주안 씨는 전라남도 홍보 뮤직비디오 제작을 위해 친척동생의 축사에서 촬영을 시작한다.

목청껏 노래 부르며 소와 함께 촬영해보지만 소는 주안 씨를 영 도와주지 않는데...

다음날, 거울 앞에서 이 옷 저 옷 입어보며 옷매무새를 다듬는 주안 씨, 반짝이 옷까지 챙겨 입고 혼자 어딘가로 향한다.

연출 :  조우영

글 :  박종윤

촬영 :  민병일

조연출 :  이상헌

취재작가 :  김성애

방송일 : 2020년 9월 28일(월) ~ 10월 2일(금) / 오전 7:50~8:25

방송매체 : KBS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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