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내외뉴스통신] 장혜린 기자

알파고와의 대결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전 바둑기사 이세돌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아버지로 인해 자연스레 바둑에 입문한 뒤 13살 때 형과 함께 서울의 한 기원에 입단하며 프로에 데뷔했다. 어린 나이에 타지에서 바둑기사로 나선 이세돌은 여러 스트레스가 누적되면서 기관지염으로 인한 실어증을 겪기도 했다.

마침 형이 군에 입대해 혼자 서울에 있었던 이세돌은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했고 이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가늘고 높은 음의 목소리를 갖게 됐다.

1983년생으로 올해 나이 서른 일곱살인 이세돌은 전남 신안군 비금도 출신으로 조훈현, 이창호에 이은 세계 바둑 최강의 계보를 이어가는 프로9단의 바둑기사다.

부친 이수오씨는 광주교육대학을 졸업한 후 목포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10여 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다 비금도로 귀향해 농사를 지으면서 자식을 키웠다. 아마 5단의 실력을 가진 그는 자녀들에게 바둑을 가르치면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형 이상훈은 바둑기사로 활동하다 은퇴했다.

1995년 입단해 프로가 되었다. 당시 나이는 12세로 조훈현 9단(9세 입단)와 이창호 9단(11세 입단)에 이어 한국 프로기사 최연소 입단 3위의 기록이다.

세계대회 우승 횟수가 이창호 다음으로 많다. 이세돌이 두각을 나타낸 것은 2000년부터다. 1999년 3단이 된 이세돌은 2000년 32연승을 거두며 ‘불패소년’이란 별명을 얻었다.

이세돌은 승단대회를 치르지 않은 상태로 여러 대회에서 우승했으며 2002년에는 세계대회인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하면서 그해 바둑문화상 최우수기사상을 수상했다.

2003년 한국기원이 특별 승단 제도를 도입하면서 이세돌은 빠른 속도로 승단했다. 특별 승단은 프로기사의 우승 실적에 따라 단위를 올려주는 방식이다. 세계대회 우승 시에는 3단, 준우승은 1단이 올라가며 국내 1~3위 기전 우승자는 2단, 국내 4위 이하 기전에서 우승할 경우 1단씩 올라간다.

이전까지는 대회 우승 실적과 관계없이 별도로 진행된 승단대회를 거쳐야만 승단할 수 있었다. 이세돌은 특별 승단제가 도입된 2003년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우승한 데 이어 KT배 준우승, 후지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하며 약 5개월 만에 9단으로 승격했다.

압도적인 수읽기를 통해 전세를 흔드는 바둑 스타일로 유명하다. 수읽기란 바둑에서 상대방 수의 의미를 해석하고 일어날 변화를 머릿속으로 예측해 최선의 수를 선택하는 것을 말한다.

이세돌은 이 과정에서 예상 밖의 수로 국면을 난전으로 이끌어 상대를 혼란하게 만든다. 특히 묘수와 잔수에 능해 전투적인 경기를 펼침으로써 보는 사람이 즐기기 좋은 바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묘수란 보통의 방법으로는 수가 나지 않는 곳에 있는 절묘한 수를 말하며 잔수는 세부적인 곳에서 수의 미세함을 따지는 수를 말한다.

중국의 바둑 기사인 구리(古力) 9단과는 라이벌이자 친구로 알려졌다. 구리는 이세돌과 같은 1983년생으로 1995년 이세돌과 같은 나이인 12세에 프로에 입단했다. 동갑내기인 데다 각각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프로기사로 전투에 능한 바둑 스타일도 유사해 줄곧 라이벌로 평가됐다.

두 사람은 2004년 삼성화재배에서 처음 맞붙었으며 2014년에는 ‘Mlily-몽백합 이세돌-구리 10번기(Mlily-夢百合 李世乭 古力 十番棋)’를 진행하기도 했다. 세기의 대결이라 불린 해당 대회에서는 이세돌이 총 8번의 경기 중 6번 승리해 우승했다. 2015년 기준 상대 전적은 총 46전 중 이세돌 22승, 구리 23승, 무승부 1번이다.

프로 입단 이후 2015년까지 국제 기전에서 18번 우승하는 등 뛰어난 성적을 거두어 현재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사로 평가받는다.

2016년 3월에는 이세돌과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의 대국이 서울에서 열렸다. 경기는 5판 3승으로 치러졌으며 알파고가 4승 1패로 승리했다. 이세돌은 4국에서 한 번 승리했으며 1~3국과 5국에서는 알파고가 승리를 거두었다.

유일하게 공식전에서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둔 기사이다. 알파고는 현재 바둑계를 은퇴하였으며 전적은 74전 73승 1패인데 여기서 1패가 바로 이세돌이 4국에서 승리한 것. 마지막 상대였던 커제 9단은 3전 전패로 무너졌다.

이창호의 바둑이 느긋하면서도 안정된 계산으로 끝내기를 통해 상대를 제압하는 느낌이라면, 이세돌은 압도적인 수읽기를 통한 흔들기로 난전으로 끌어들여 상대를 혼란시키고 압살해버리는 느낌이어서 아마추어와 일반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구경하는 사람이 즐거운 바둑. 묘수가 아주 강해서 대국 초반부터 계가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틈이 보인다 싶으면 전투가 수시로 일어난다. 이런 식으로 상대를 흔들어서 뒤집어서 역전승한 경우도 많다.

한때 프로기사회와 마찰이 발생하여, 2009년 6월 30일부터 2010년 12월 31일까지의 18개월 휴직계를 제출하였으나, 휴직 6개월여 만인 2010년 1월 11일 한국기원이 복직조건으로 내건 조건인 소속기사 내규의 준수, 중국리그 수입 일부를 기사회 기금으로 내는 문제의 수락, 공동저작물인 기보저작권의 사용 권한을 기사회에 위임하는 것 등에 대해 한국기원에 방문하여 자필 서명하면서 휴직을 끝냈다.

한국기원에 사직서를 제출하며 24년 4개월만의 프로기사 생활을 마감한 이세돌은, 아내 김현진과 결혼해 딸 이혜림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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