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7 - 10.21 아트노이드178

 

[서울=내외뉴스통신] 신동복 기자

박준혜 작가의 개인전 <우화몽원>이 2020년 10월 7일부터 10월 21일까지 아트노이드178에서 개최된다. 전시 <우화몽원>은 그간 꽃과 함께 작업해 온 작가의 내면 운동을 형상화한다. 자연 사물의 아름다움을 발견함으로써 존재의 생명력을 되살리고자 하는 작가의 섬세한 비상 운동이 전시 공간에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주요 작품 <우화>(2020)와 <몽원>(2020) 등에 사용된 거울은 개별 존재의 생명력을 비추고자 하는 작가의 작업 의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매체이다. 일반적으로 거울은 현실을 반영하는 가상으로 이해되지만, 작가의 작품들에서 이들 관계가 역전될 가능성이 발견된다. 가상은 현실의 반영물이지만 동시에 현실 역시 가상 속에서 자기 존재를 확인한다. 거울 표면에 작가가 심어 넣은 표범과 꽃 등 자연 사물은 실재와 가상, 현실과 꿈의 경계에서 지상의 존재란 다른 존재들과 상호 관계를 맺으며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동물 이미지, 실제 식물의 잎과 가지들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그의 작업을 통해 실재와 가상, 사물 차원과 작품 차원, 안과 밖, 현실과 꿈, 인간과 자연 등 일반적인 이분법의 경계를 넘어서는 운동을 확인할 수 있다. 경계 넘기의 동력은 생을 살아내는 개별 운명들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공감 속에서 일어난다. 

“자연을 ‘향한’ – 여기서 일부러 ‘대한’ 이란 말을 쓰지 않는다 - 박준혜 작가의 접근 방식은 보다 개방적인 정동 운동에 가깝다. 작가는 사물의 이름을 ‘정하기’ 보다는 그의 모습을 ‘본다’. 그의 보는 행위는 사물 존재의 중층적 차원들을 한 겹씩 열어 가는 과정과도 유사하다. 그에게서는 겉으로 드러난 질료적 단계의 모습만이 아니라 자연 사물이 근원적 층위로부터 한 발씩 걸어 나온 사물의 전 생애를 살피려는 운동이 발견된다. 대상을 개념 규정하고 점유하는 방식이 아니라 사물의 삶 전체를 살피려는 그의 시선에는 필연적으로 ‘살아있고-살아가고-또 살아내야만 하는’ 지상 존재들과의 깊은 연대감이 작동하고 있다.” - 임지연(아트노이드178 디렉터) 전시 서문 중

박준혜 작가의 눈에 비친 붉은 꽃 한 송이가 살아있는 존재의 긴 역사를 상기시킨다. 아름다운 어느 가을날 몸 안에서 돋아난 날개를 달고 작가의 삶-공간을 함께 비행해 보는 것은 어떨까?


“꽃은 인생이다. 꽃은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강인한 생명력을 잃지 않은 결과물이다. 우리의 인생 역시 어려운 상황을 견뎌내고 새로운 희망의 세계가 올 것이라는 의지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우화는 곤충이 번데기에서 탈피하여 성충이 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우화를 통해 성충이 되면 나비는 곧 사랑할 준비를 하여 번식한다.”
- 박준혜 작가 노트에서


10월 7일 공식 오프닝 행사 없이 전시가 시작되며, 전시 기간 중 휴관일 없이 12시부터 18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아트노이드178(성북구 삼선교로6길 8-5(B1))은 ‘경계-감각-언어’의 관계를 탐구하는 문화예술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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