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안심전세대출···위탁 은행원 눈치부터 봐야하는 게 현실
제도는 있지만 문턱 높고, 국민들 이용에 어려움 많아···안내제도 개선돼야

[내외뉴스통신] 김경현 선임기자

#1. A씨는 HUG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위해 은행 4군데를 방문해야 했다. 방문하는 은행마다 제도를 모른다며 각자 다른 서류를 추가로 요구해서, 결국 HUG 본사를 찾아갔지만 상담은 해주지 않고 다시 시중 은행에 가라고 안내를 받았다. ARS 연결도 힘들었고, 은행에 방문할 때면 제도를 잘 모르는 직원의 눈치부터 살펴야했다.

#2. 중소기업청년전세자금 대출로 전세계약을 진행한 B씨, 대출승인이 된 매물이니 당연히 전세보증보험도 가입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중기청 대출승인’과 ‘전세보증보험’ 가입 기준이 달라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 했고 불안감을 안고 전세를 살고 있다. 관련 홍보 게시물과 절차 안내에서 둘의 기준이 다르다는 걸 상세히 알 수 없었다. 실패의 과정을 직접 밟아야만 알 수 있었다.

#3. 안심전세대출을 신청하러 ㄱ은행에 방문한 C씨, 담당자로부터 신청한 집은 심사에서 떨어질 것 같으니 계약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나 HUG에 문의하니 문제없는 집이라는 답변을 들었고, 우여곡절 끝에 모 은행을 방문해 안심전세대출에 성공했다. 은행마다, 사람마다 말이 달라 과정 내내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고, 거절당할까봐 가슴을 졸이는 끔찍한 시간이었다.

진선미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실(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동·갑)이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민원현황과 온라인상의 안심전세대출 후기들을 모니터링한 결과, 위탁은행의 상품 이해 부족과 높은 문턱으로 신청을 위한 과정에서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심전세대출 제도는 HUG가 임차인에게는 전세금 반환 책임(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은행에는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전세자금대출보증)을 함께 책임지는 전세금융상품이다. 세입자는 일부 보증료를 부담하면 보증금 반환 위험 해소는 물론, 전세대출도 저리로 조달할 수 있다.

그러나 HUG의 안내대로 관련 서류를 지참해 위탁은행을 방문했음에도, 은행마다 관련 내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가입과정에서 신청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상에는 안심전세대출에 가입하려다 실패한 후기, 숱한 시행착오 끝에 성공한 후기, 거절당하지 않기 위해 은행원의 비위를 잘 맞춰야 한다는 웃지 못 할 내용들이 공유되고 있다. 실제 HUG의 민원현황에는 가입 과정의 답답함 끝에 대안을 제시한 사례도 있었다.

HUG의 안심전세대출 상품은 공공성을 목적으로 운용하는 상품이여서, 위탁업무를 받은 시중은행들 입장에서는 챙겨야 할 서류는 많고 수익성은 낮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과정에서 은행과 담당자마다 설명이 달라 신청자는 관련 서류를 준비하느라 고생하고, 다시 HUG에 재 문의를 해 겨우 신청해 성공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

안심전세대출은 보증건수와 보증금액은 매년 증가세다. HUG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으로 보증건수는 9만1707건, 보증금액은 13조7812억원에 이른다. 전세금융상품의 특성상 구비서류가 많고 절차가 까다로운 것은 사실이나, 일반 국민에게 다소 어려운 절차 설명과 위탁은행의 인지 부족으로 관련 불만은 계속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은 ”발품을 팔아 좋은 집을 찾았지만, 위탁은행이 제도를 몰라 세입자가 고통을 겪는 것은 큰 문제“라며 ”HUG는 알기 쉬운 안심전세대출 업무매뉴얼을 마련하고, 위탁은행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절차적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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