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등교 금지 기간 중에도 20개 직업계고 중 8개 학교 기능반 합숙 훈련
기능대회 입상하면 학교엔 영광, 교사는 진급, 누구를 위한 메달인가

[대구=내외뉴스통신] 서월선 기자

지난 4월 8일, 경북 S공고 기능반 이준서 군이 학교 기숙사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초, 중, 고교 등교 금지 기간 중 벌어진 일이었다. 준서가 다니는 경북 S공고 기능반 학생들은 코로나 등교 금지 기간중에도 학교 기숙사에서 숙식하며 하루 11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 기능대회 때문이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이탄희 의원(더불어민주당 경기용인정)이 경북교육청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방기능경기대회 준비하던 경북지역 직업계고 20개 학교 중 8개 학교의 기능반 학생들은 신천지 코로나가 전국을 뒤덮은 그 기간에도 등교를 지속한 것으로 확인됐다.

뒤늦게 경북도 교육청이 직업계고 기능반 훈련 중단 권고(4월 1일)를 했음에도 준서가 다니는 경북 S공고를 비롯한 3개 학교는 합숙훈련을 지속했다. 특히 경북 S공고는 ‘코로나 감염이 되더라도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본인이 책임지고 학교에 대해 일체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동의서까지 제출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준서 군이 사망한 이후 5개월 뒤인 지난 9월 21일, 경북교육청은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경북교육청은 “교육부와 국가 수준의 코로나19 수칙을 준수하고, 기능훈련 학생의 인권과 복지지원에 역점을 두고 전공 심화동아리 등 자율적 훈련을 실시”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전국의 기능반 학생은 약 3,900명으로 매년 열리는 지방기능대회와 전국기능대회 우승을 위해 도제식 훈련을 받고 있다. 전국적으로는 약 600개 직업계고 중 약 250개 학교가 기능반을 운영하고 있고, 경북지역은 52개의 학교에서 247명의 학생이 기능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기능반 학생들은 고등학교 1학년에 기능반에 들어가 3학년이 되어 대회에 입상할 때까지 수업을 뒤로 밀어둔 채 기능훈련을 받는다. 대회 준비 기간 동안 경북 직업계고 기능반 학생들은 하루평균 9시간이 넘는 훈련을 받았다. 과도한 기능대회 메달 경쟁은 강압적인 훈련과 정규수업 불참으로 이어진다.

학교와 교사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기능대회에 집중하는 이유는 학생의 메달이 학교, 지도교사의 성과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학생의 입상 성적에 따라 많게는 2000만원까지 포상금이 주어진다. 기능대회 입상의 명예는 모두 학교와 교사의 몫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탄희 의원은 “이준서 군은 교사, 학교, 교육청이 만들어낸 지나친 메달 경쟁의 피해자다. 경북 S공고만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도 9시간이 넘게 강압훈련을 받고 있을지 모를 학생들이 있을 것이다. 전국적으로 기능반을 운영하고 있는 250개 학교에서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있는지 긴급점검이 필요하다. 정부가 발표한 기능경기대회 운영개선 방안(6월 25일)이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아이들의 학습권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기능대회 폐지’까지 검토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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