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통지 후 채용취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합격통지 후 채용취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 임경숙 컬럼니스트
  • 승인 2020.10.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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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채용행위가 불법행위로 인정되면, 손해배상책임 물을 수 있다.

[내외뉴스통신] 임경숙 변호사 / 법학박사 / 법무법인(유한)산우 동부지점

 

 

 

갑 학교법인이 운영하는 OO대학교는 2020년 1월경 사무직 직원채용을 위해 OO대학교 대학 총장 명의로 채용계획을 수립 후 공개모집과 시험을 통해 최종적으로 A를 합격자로 결정하고, 2020년 5월 1일 합격통지를 하였다. OO 대학교는 A를 2020년 5월 10일자로 발령하기로 하고 이력서, 인사기록카드 등 구비서류를 제출해 달라고 통지를 하였다. 이에 A는 위 통지에 따라 필요한 서류 등을 정해진 날짜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합격통지 후 발생한 코로나19로 대학의 재정 사정이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OO대학교는 A를 발령하지 못한 채 지체하였고, 5월 28일경 결국 학교 재정상의 이유로 A를 OO대학교의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고 최종통지를 하였다. 출근날만을 기다리다 채용이 취소되어 황당해진 A는 OO대학교의 운영주체인 갑 학교법인을 상대로 그동안 OO대학교의 발령을 기다리느라 다른 일에 종사하지 못해 입은 손해를 배상할 것을 청구하였다.

 

A와 같이 합격통보를 받은 후 아직 임용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채용을 취소당한 경우, 임용만을 기다리고 있던 채용내정자는 채용취소로 인해 발생한 여러 피해에 대해 민법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을까?

 

우리 민법에서 정하고 있는 손해배상은 크게 계약상 책임에 의한 손해배상과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양자는 재판상 입증책임과 이자의 기산점 등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것을 적용하는지에 따라, 사건의 유·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기 전에 그 성격을 따져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합격자 채용 취소 시 발생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성격과 관련하여 학설의 견해대립이 있지만, 우리나라 법원의 판례는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가해행위의 존재  위법성 고의·과실 손해발생 인과관계 책임능력 등의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위 요건들이 모두 구비될 경우 피해자는 가해자에 대해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위 사례의 갑 학교법인이 합격통지를 하고 A를 채용하지 않은 행위는 가해행위로써 위법하고, 채용을 기다리는 동안 A가 다른 일에 종사하지 못한 손해가 존재한다. 또 갑 학교법인은 자신들이 경영하는 OO대학교의 재정 형편과 적정한 직원의 수 등을 고려하여 신규채용을 계획하고 선발하였어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하였으므로, 과실 역시 존재한다.

 

따라서 갑 학교법인의 A에 대한 미채용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며, A의 갑 학교법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인용될 수 있다.

 

sanwoo36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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