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청주시의회, 기금 통‧폐합 검토 등 관리 지적…청주시 묻지마 예산 운용 심각
공원‧코로나19‧신청사 등 재정 열악한 환경에 청주시 선심성 예산 퍼주기 충격
청주시 기금담당자들, “이자만으로 사업 운영 어려워”…한범덕 시장 특단의 대책 시급

[충북=내외뉴스통신] 성기욱 기자

충북 청주시가 지난해 행정안전부‧청주시의회로부터 과다한 기금 수 운용에 대한 지적을 받았지만 현재 청주시 운용 기금 수는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선심성 예산 남발에 따른 청주시 부실행정이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에, 청주시가 선심성으로 기금을 설치해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비용은 설치 취지가 무색할 만큼 부족해 사업실적이 부진할 수밖에 없다는 일부 청주시 공무원들의 목소리가 더 충격적이다.

 

◊서울‧부산‧대구 등 광역지자체보다 많은 기금 수

청주시 기금 문제 지적 사례를 살펴보면, 지난해 10월에 열린 제46회 청주시의회 2차 본회의에서 이영신 의원이 “청주시 기금 수가 법정관리기금, 통합관리기금을 제외하더라도 전국 기초자치단체 평균 기금 수 5.3개의 2배가 넘고, 광역자치단체 평균수보다도 많은 실정이다”라고 지적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이 의원은 “청주시는 많은 수의 기금이 일반회계 전출금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며, 노인복지기금과 투자유치진흥기금의 경우에는 2018회계연도 중 세출예산 및 지출내역이 전무하고, 기금 전체적인 관리 체계는 부족한 실정이다”라고 청주시 기금 개선 시급성을 지적했다.

또, 이 의원은 “우리 청주시 기금 사업들이 반드시 기금으로 운용돼야 하는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고, 일반적으로 기금은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와의 중복 집행, 여유자금의 은폐 등 기금운용상의 비효율적 활용이 지적돼 온 게 현실임을 감안할 때 우리 청주시 재정 건전성 도모를 위해 불필요한 기금은 폐지‧통합할 필요가 있다”라고 대책을 제시하며, 한범덕 시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같은 청주시 기금 운용 지적은 청주시의회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에서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행안부가 공개한 ‘2018 회계연도 지방자치단체 기금운영 성과분석 결과 보고서’를 살펴보면, 청주시는 10개 이상(법정의무‧감채‧통합관리‧재정안정화기금 제외)의 기금을 운영하고 있어 유사 중복기금 통‧폐합 검토 등 관리의 필요성이 권고됐다.

이 자료에서, 법정의무‧감채‧통합관리‧재정안정화기금을 제외한 전국 기초자치단체 평균 기금 수는 5.3개였으며 광역자치단체는 10.3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청주시는 13개로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등 대도시보다도 많은 기금 수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부 청주시 기금들은 △경상적 경비 비율 5% 초과 △사업비 집행률 저조 △높은 타회계 의존률 등이 잇따라 지적됐다.

 

◊청주시 기금 ‘빛 좋은 개살구’…“형식적 운용” 쓴소리

본보는 청주시가 지난해 청주시의회‧행안부로부터 지적된 사안을 현 행정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살펴보고자 심층 취재에 나섰다.

취재결과, 현재 청주시는 △통합관리기금 △청소년자립지원기금 △중소기업육성기금 △투자유치진흥기금 △자활기금 △저소득주민자녀 장학기금 △노인복지기금 △장애인복지기금 △양성평등기금 △폐기물처리시설 주민지원기금 △청주권광역소각시설 주민지원기금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 소재마을 발전기금 △식품진흥기금 △녹색사업육성기금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기금 △재난관리기금 △농촌전문인력육성기금 △청사건립기금 △산업단지관리기금 △옥외광고정비기금 등 총 20개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었다.

이 중 △청소년자립지원기금 △저소득주민자녀 장학기금 등 2개의 기금이 사업실적 미비, 일반회계 편성 가능 등 이유로 폐지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개 기금이 폐지되더라도 총 18개 기금이 운영되며, 청주시 법정의무기금 8개를 제외하더라도 총 10개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평균 기금 수의 약 2배에 달한다.

이처럼 청주시가 많은 수의 기금을 운용하고 있어 공직사회 안팎에서 “청주시가 공원일몰제에 따른 공원 부지 매입, 코로나19 지원금, 신청사 건립비 마련 등으로 재정이 열악한 상황인데 많은 기금 운용으로 예산을 묶어두고 예치금 이자수입을 효율적으로 관리하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라고 심각한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더구나 기자가 청주시 운용 기금별 담당부서 취재 과정에서도 “이자 발생액으로만 사용이 가능한데 갈수록 이율이 떨어진다”며, “사업비가 부족해지니 실적이 부실할 수밖에 없다”는 관계 공무원의 충격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어 특단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게다가 부족한 예산으로 인해 기금 설치목적은 취약계층의 청주시민을 대상으로 하나 실제 혜택 받는 대상은 선정된 소수에 불과했다.

또한, 타 회계 의존율 100%로 행안부로부터 수입구조 개선이 요구된 ‘음식물류 폐기물처리시설 소재마을 발전기금’은 일정 금액이 모일 때까지 사용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담당부서에 따르면, 올해 1월 29일부터 5월 20일까지 예치해 발생한 이자는 불과 56만원으로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소재마을 주민의 복리증진으로 사용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한 금액이었고 예치된 금액은 1억여 원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청주시 노인 복지 증진을 위해 조성된 노인복지기금은 격년단위로 사용되는 실정이어서 효율성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렇듯 청주시가 운용하고 있는 각각의 기금들은 설치목적에서 좋은 취지를 내세우고 있으나 시 재정이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빛 좋은 개살구’란 평가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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