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자라섬재즈센터] 해마다 5월이 되면 기독교 문화가 강한 유럽에서는 공휴일인 예수승천대축일을 전후로 수많은 축제가 열린다.

다양한 장르의 축제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음악을 주제로 한 축제를 예로 들자면 스페인 까세레스에서 열리는 워마드 까세레스 축제(WOMAD CACERES),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뉘소노르 축제(NUITS SONORES), 노르망디 지방의 쿠탕스에서 열리는 재즈 술레포미에 축제(JAZZ SOUS LES POMMIERS, 이하 JSLP)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중 JSLP, 재즈술레포미에란 '사과나무 아래서 재즈' 라는 뜻으로, 사과와 사과주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르망디 지방의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JSLP가 열리는 쿠탕스 시는 인구수가 2만 명이 채 안 되는 소도시이지만, JSLP는 비엔느 재즈페스티벌, 막시악재즈 페스티벌과 더불어 프랑스의 3대 재즈 축제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페스티벌로 꼽힌다.

비록 작은 규모의 도시이지만 아름다운 대성당과 정돈된 도시 풍광을 갖추고 있고, 해안가에서 10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볼거리와 먹을거리도 풍부하다.

이 작은 도시의 축제에서 열리는 공연들이 전부 세계 톱 클라스의 아티스트들이며 미디어에서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마을의 성당, 광장, 카페 등을 활용하여 공연들이 도처에서 열리고 있다는 점 또한 멋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활발하고 유기적이라는 점에 감탄하게 된다. 지역 주민들은 쿠탕스 곳곳의 크고 작은 공연장을 가득 채웠고, 공연 관람뿐만 아니라 아티스트 의전 차량 운행 등 중요한 업무들에 주민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기도 한다.

세계적인 아티스트들도 단순히 공연만 하고 가는 것이 아니라 축제계, 공연계, 방송계 관계자들과 함께 네트워킹 파티에서 만남의 장을 가지는 부분 또한 인상적이다. 또한 9일간 계속되는 축제기간 동안 쿠탕스 시장이 행사장 곳곳을 누비고 다니는 등 시(市) 관계자들도 축제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32년간 한 도시에서 꾸준하게 축제를 계속해온 덕에 이렇듯 모든 지역 주민과 축제 사무국, 아티스트, 그리고 관이 융합될 수 있는 것이 분명하다.

프랑스의 입장에서 보면 재즈 역시 미국에서 유래한 외래의 음악이며 처음 JSLP가 시작될 무렵에는 쿠탕스의 시민들도 재즈를 낯설어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제 JSLP의 관객들은 마치 조상 대대로 재즈를 들어온 것처럼 진지하게 공연을 경청하고, 즐거워한다.

이와 같이 모두가 하나 돼 화합의 축제를 이룰 수 있는 비결을 배우고 새로운 성장판을 마련하기 위해 가평의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지난 16일, 쿠탕스의 JSLP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였고 향후 양국 페스티벌 간의 장점을 교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번 업무협약 체결은 자라섬재즈가 문화·축제·관광 종주국인 프랑스와 유럽의 음악축제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확보하고 국제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은 가평이 가꾸고 키워낸 대한민국 국가대표음악축제로 재즈의 대중화와 축제의 피크닉화를 이끌며 새로운 문화코드를 심고 있다. 뿐 만 아니라 10년의 짧은 기간 동안 지역문화예술발전을 촉진시켜 주민 파이를 키우고 사회·문화·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자라섬재즈는 무한발전가능성을 가진 자라나는 축제다. 마침 2016년은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이하여 대한민국과 프랑스 간의 다양한 문화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해이다. 이에 따라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과 JSLP가 서로 아티스트를 추천하고 교환할 예정으로, 금번 업무협약은 양국의 대표적인 재즈 페스티벌이 교류하는 발판이 될 것이다.

이미 가평은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축제의 가치를 실감하고 있다. JSLP을 보며 한발 더 나아가 민과 관, 주민 모두가 하나 되어 자라섬 재즈의 글로벌화를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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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섬재즈센터 홍보팀장 한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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